[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세대 분리형 아파트가 임대차 시장과 청약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 대형 아파트에 대한 거주 수요 증가, 세제 혜택 등의 이유로 세대분리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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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분리형 아파트는 한 집에 두 가구가 살 수 있도록 세대를 분리한 아파트다. 주로 중대형 아파트의 공간을 분리해 현관과 주방, 화장실 등을 별도로 분류한다. 분리된 공간은 부분임대가 가능해, 직접 거주하면서 임대 수익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 1990년대에 공기업 등이 처음 도입한 세대 분리형 아파트는 당초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주로 대가족이나 부모·자녀 세대의 주거 분리를 위해 도입됐지만, 시장의 반향은 크지 않았던 셈이다. 그러나 최근 1인 가구 등이 증가하면서, 세대 분리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가구의 수는 2016년 약 539만8,000가구에서 2019년에는 약 614만8,000가구까지 늘어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임차인들이 세대 분리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기존의 오피스텔이나 원룸에는 없는 아파트의 특·장점을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형 아파트의 주요 커뮤니티 시설이나 아파트의 생활 방식을 부분임대 세입자들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임대인 입장에서도 세대 분리형 아파트는 유리한 면이 있다. 실거주하면서 임대수익을 볼 수 있다는 점 외에 세제 면에서도 유리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세대분리형 아파트는 부분임대 등에도 별도의 가구로 등기하지 않기 때문에 1가구 2주택에 관한 규제를 적용 받지 않는다. 주택 수가 1개로 다주택자 중과세에 해당하지 않고, 임대소득에도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시세 9억원 이하인 세대 분리형 아파트의 경우, 월세 임대소득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기준 84㎡의 부분임대(24㎡)의 월세 보증금은 2,000만원, 월세는 80만~100만원이다. 아크로리버하임 전세 영향으로 일부 지역은 더 상승할 수도, 전세의 경우 일반 오피스텔 원룸보다 배 이상 비싼 경우도 많다는 것이 현지 업자의 설명이다. 

커뮤니티를 갖춘 인기 아파트의 세대분리형 임대 매물은 특히 인기 높아 임대 수요가 많다. 직장인 수요가 많은 지역의 세대분리형 아파트도 인기다. 중구 서울역 센트럴자이와 동작구 흑석동 롯데캐슬 에듀포레, 용산구 효창동 롯데캐슬 센터포레 등 최근 지어진 신축 아파트에도 일정 규모 이상의 세대 분리형 아파트 세대가 선을 보이고 있다.

중형건설사들도 세대 분리형 아파트 공급에 나서고 있다. 한양은 ‘천안 한양수자인 에코시티’ 3,200여 세대 중 900여 가구를 세대 구분형(세대 분리형)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반도건설 역시 ‘마창대교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84㎡ 타입의 일부를 세대 구분형으로 도입한다.

신축 아파트 외에 기존 아파트를 리모델링 하는 경우에도 세대 분리형으로 도입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리모델링 단지에 처음으로 세대 분리형 아파트를 도입한 단지는 지난 2014년 강남구 대치동 우성아파트 2차를 리모델링한 대치 래미안하이스턴이다. 쌍용건설도 광명시 철산 한신아파트 리모델링 공사에 세대 분리형 아파트를 일부 도입할 예정이다.

오대열 경제만랩 팀장은 “예전의 경우 세대 분리형이 대가족에서 노부모를 부양하거나, 성인이 된 자녀에게 독립적인 생활공간을 제공할 수 있게 하는 형태였다면, 최근엔 중대형 아파트의 매매가격 급등으로 임대 목적의 세대 분리형 아파트 공급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최근 리모델링 단지의 세대 분리형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임대를 전제로 세대를 공급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대분리형 아파트는 비과세 혜택 등이 가능하지만, 주택을 처분할 때는 세대를 분리해서 처분할 수 없다는 점과 임대·임차인 간 관리비를 조율해야 하는 부분이 단점으로 꼽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