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한국에서는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선수들의 학창시절 학교폭력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듯싶다.

과거 중고등학교 재학시절 다른 학생들을 괴롭혔던 이들이 유명인이 되서 인기와 명성을 얻자 당시 피해자들이 학교폭력 사실을 폭로했고 이들은 즉각적으로 출연중이던 TV프로그램에서 하차하거나 경기에서 제외되는 등 사회적으로 학교폭력이 용납되지 않는 상황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 있는 지인들은 한국의 교육에 대한 여러 고민과 우려 등을 가끔씩 토로하는데 그중 하나가 학교폭력이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치열한 경쟁과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운 사교육에 학교 폭력 걱정까지 겹치면서 혹시나 미국은 낫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물론 지역마다 학교마다 편차가 있긴 하지만 학교 폭력은 미국에서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최근 오하이오 신시내티 교육부가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해 2017년 자살한 초등학생의 가족에게 300만달러 (한화 330억원 가량)를 보상키로 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불과 8살이었던 이 학생은 1년 이상 지속된 학교내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서 하교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교측은 학교 폭력이 지속되던 당시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던 학부모에게 CCTV를 공개하지 않고 학생이 폭행을 당해 기절했던 사실 등을 비밀로 붙이는 등 문제 해결보다는 사건 축소에만 급급했다가 결국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했다.

초등학교에서 학교 폭력이 상상이 안되지만 집단 따돌림, 언어 폭력 등을 포함할 경우 미국내 학교 폭력은 결코 드문 현상이 아니다.

미국내 각 주별로 학교 폭력을 금지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법령이 있지만 많은 수의 학교에서 이를 묵인하거나 무마하는 식으로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미국내 학교폭력 통계자료에 따르면 미국내 학생 5명 가운데 1명(20.2%)은 학교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학생의 6%와 여학생의 4%는 물리적인 폭력의 희생자였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집단 따돌림을 당한 경우도 남학생의 4%, 여학생의 7%에서 나타났다.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들의 13%는 가해자로부터 놀림을 받거나 욕을 먹었으며 13%의 학생들은 근거없는 소문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고 5%의 학생들은 직접 때리지는 않아도 침을 뱉거나 몸을 밀치는 등으로 피해를 입고 위협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폭력의 경우 또 약 25%는 학교내에서 직접 발생했지만 나머지의 경우 학교이외의 공간에서 등교시나 하교시, 혹은 동네에서도 폭력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내에서 폭력을 당한 학생들의 경우 학교 복도나 계단에서 피해를 입은 경우가 가장 많았고 (43%), 교실내에서 폭력을 당한 경우도 42%나 됐으며 학교 식당 (27%), 학교 운동장(22%), 화장실 (12%) 등이었으며 학생들의 휴대폰 소지가 일반화되면서 휴대폰 문자를 통한 폭력도 15%나 됐다.

학교폭력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을 괴롭힌 이유로는 외모, 인종, 성별, 장애, 종교, 성적 지향성 등을 꼽아서 주로 사회적 약자들이 학교폭력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타깝게도 어린 학생들도 학교폭력의 희생자가 되곤 하는데 9살에서 12살 사이 트윈세대의 경우 20.9%가 사이버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들 트윈세대의 13%는 학교폭력과 함께 해당 가해자로부터 사이버 폭력을 동시에 당했다고 밝혔으며 사이버상에서만 폭력을 당했다는 어린 학생들은 1%에 불과해 학교 폭력이 학교에 가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이버 폭력은 중학생들에게서 가장 많았고 이어서 고등학생, 초등학생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은 수면장애와 우울증, 불안 등을 겪으면서 성적이 크게 하락하고 학교를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미국내 학교폭력 근절운동을 지속해온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 이번 초등학생 자살과 같은 비극이 있었음에도 문제 해결이 되지 않았다면서 이번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더욱 답답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