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 20일 한국지엠 창원사업장을 방문해 도장공장 신축현장을 둘러본 뒤 기념 촬영하는 모습. 출처= 한국지엠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 20일 한국지엠 창원사업장을 방문해 도장공장 신축현장을 둘러본 뒤 기념 촬영하는 모습. 출처= 한국지엠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노조 집행부와 함께 신차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로 지엠 본사의 멕시코 지사 공장을 방문했다. 선진 공정이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사업장의 경쟁력을 벤치마킹하고 신차 생산물량을 확보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본사에 어필할 방침이다.

카젬 사장은 7일(한국시간)부터 이틀간 노조 집행부와 함께 멕시코 실라오에 위치한 지엠 공장을 방문해 생산시설을 답사한다.

해당 공장은 미국 외 사업장에서 처음 지엠 전기차를 추진할 것으로 예정된 시설이다. 한국지엠이 국내 공장에서 낮은 가동율을 보이고 신차 생산물량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업장의 경쟁력을 벤치마킹하려는 취지다.

한국지엠 노사는 이어 9~10일 미국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지엠 본사에 방문해 생산총괄 책임자를 면담하고 전기차 기술연구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11일에는 쉐보레 브랜드 책임자와 스티븐 키퍼 수석부사장과 면담할 계획이다.

한국지엠이 본사 사업장을 순회하는 것은 지난해 기준 임금 및 단체협상을 통해 합의한 사안을 실천한 사례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해 12월 조인식을 통해 확정지은 합의 사항 가운데 하나로, 노사가 함께 미래차종의 생산물량을 국내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노사가 함께 해외 벤치마킹 활동을 전개하기로 약속했다. 한국 사업장의 경영난에 대한 위기의식을 공유함에 따라 이 같은 협력 행보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지엠은 오는 2023년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신차를 생산하기로 확정지은 것 외엔 신차 생산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2018년 경영 정상화 방안의 일환으로 신차 15종을 출시하기로 본사와 약속했지만 갈수록 격화하는 시장 경쟁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한편 카젬 사장은 비정규직 불법파견 혐의로 출국금지 조치를 받았지만 최근 이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짐에 따라 이번 방미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한다. 카젬 사장은 지난해 12월까지 2년여 기간 동안 협력업체 근로자 1,800여명을 불법 파견한 혐의로 현재 재판을 치르고 있다.

법무부가 앞서 지난 2019년 11월 도주 우려를 들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가 기간 만료됨에 따라 올해 1월 기간을 연장했다. 이에 카젬 사장은 연장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 등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연장 처분에 따라 실현되는 공익보다 침해되는 사익이 더 큰 것으로 판단해 출금 연장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법무부는 이에 항소했다가 지난달 21일 항소를 취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