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국산차 업체 5개사가 지난 5월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가운데 전년 대비 늘어난 해외 수요 덕분에 실적을 개선했다.

1일 국산차 업체별 지난달 자동차 국내외 판매실적을 종합한 결과 전년동월(43만6,310대) 대비 38.6% 증가한 60만4,709대로 집계됐다.

출처=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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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32만3,129대, 기아 24만5,994대, 한국지엠 1만6,428대, 르노삼성자동차 1만348대, 쌍용자동차 8,810대 등으로 나타났다. 다섯 업체 가운데 현대차(42.7%), 기아(49.2%), 쌍용차(6.7%) 등 세 업체의 실적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늘었다. 수출실적이 개선된 덕분이다.

각 업체의 지난달 수출 실적은 현대차 26만1,073대, 기아 19만8,093대, 쌍용차 3,854대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두자릿수 이상 큰 증가폭을 보였다. 업체별 주요 진출국에서 완성차 수요가 회복되는 등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비교적 잠잠해진데 따른 결과다. 또 국내 출시 모델에 비해 하향 조정된 사양을 갖춤에 따라 반도체 수급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점도 공급 물량을 비교적 원활히 확보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추정된다.

세 업체 가운데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1,306대), 코란도(1,245대) 등 모든 모델의 해외실적이 부쩍 늘어남에 따라 전년동월대비 실적 증가폭 442.1%를 기록했다. 쌍용차의 지난달 수출실적은 지난 2016년 12월 기록한 6,005대 이후 최고 실적이다.

다만 세 업체는 모자란 반도체 때문에 내수에선 부진했다. 국내 고객이 원하는 사양을 원활히 완성차에 탑재하지 못함에 따라 제때 출고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전년 동월 대비 업체별 내수 감소폭은 현대차 12.4%, 기아 6.3%, 쌍용차 34.6% 등 수준을 보였다.

르노삼성차의 지난달 실적은 지난해 같은 달(1만1,929대)에 비해 13.3% 감소했지만 수출실적을 대폭 개선함으로써 다소 만회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해외에 5,713대 판매했다. XM3(4,247대)를 유럽에 본격 수출함에 따라 전체 수출 실적이 지난해 5월(1,358대) 대비 320.7%나 늘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3월 XM3를 수출하기 시작한 후 지난달까지 기간을 기준으로 세운 목표였던 7,250대를 넘어 9,000대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출처=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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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모델과 수입 모델을 동시에 판매하고 있는 한국지엠은 한국, 미국 등지에 위치한 공장에서 생산 차질을 빚음에 따라 국내외 판매실적 모두 감소했다. 한국지엠의 지난달 내수·수출 실적은 각각 4,597대, 1만1,831대로 전년동월 대비 23.3%, 37.0%씩 감소했다. 총 판매실적이 올해 들어 처음 1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각 업체는 반도체 수급난, 코로나19 재확산 등 부정적인 공통 변수들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서로 다른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6월 이후 신차를 출시할 예정인 현대차와 기아 양사는 각종 변수에 권역별로 대처하는 한편 아이오닉 5, EV6 등 신차를 국내외 출시하는데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각 권역별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또 주요 신차들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신차 출시 소식이 뜸한 나머지 세 업체는 기존 모델에 대한 프로모션을 적극 펼치고 생산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본질적인 부분에 공들일 예정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반도체 소재 및 철강재 등 부품 수급에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 임직원들의 회생 의지를 모아 현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조기에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