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그루(J.GROO)' 아이브로우 화보. 출처=제이그루

[이코노믹리뷰=이정민 기자] 뷰티업계가 남성 제품군을 강화하며 패션, 미용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을 일컫는 이른바 '그루밍족(Grooming+族)'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남성 뷰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남성 전문 브랜드, 라인 재정비, 제품 출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히겠단 전략이다. 가열되는 경쟁 속 스킨, 로션을 넘어 메이크업, 헤어제품까지 범위가 확장되는 모양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뷰티 브랜드들은 남성들의 니즈가 세분화됨에 따라 단순히 커버, 색조 메이크업을 넘어 안티에이징, 보습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남성 소비자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아이오페는 안티에이징 성분을 함유한 남성용 제품 2종을 선보였다.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더 빠른 노화가 진행되는 경향이 있어 항산화를 비롯한 안티에이징 케어가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맨 바이오 컨디셔닝 에센스' 세안 후 첫 단계에 바르는 제품으로 '바이오 리독스TM'와 페퍼민트 추출물을 함유해 피부를 맑게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맨 안티에이징 에멀젼EX'는 콩 추출물, 타우린 성분, 아데노신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촉촉한 피부관리를 돕는다. 아이오페는 항산화와 피부 활력에 좋은 성분을 담아낸 이번 제품을 통해 남성 안티에이징 뷰티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모레모 포 맨(MOREMO For Men)’ 제품. 출처=세화피앤씨
‘모레모 포 맨(MOREMO For Men)’ 제품. 출처=세화피앤씨

염모제, 헤어 트리트먼트 생산업체 세화피앤씨의 헤어 제품 브랜드 '모레모'는 남성 헤어 제품 브랜드 ‘모레모 포 맨(MOREMO For Men)’을 론칭하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남성의 모발과 두피 특성, 라이프스타일 빅데이터 분석 등을 바탕으로 첫 라인 '워터 샴푸 W', '리페어 트리트먼트 R', '스타일링 세럼 S' 등 3종을 선보였다. 카모마일에서 추출한 식물 유래 진정 성분 '아줄렌'과 각종 단백질 성분 등을 결합해 모발을 보호해주는 성분 '블루프로틴'을 개발, 적용했다.

남성 전용 색조 메이크업 시장도 강화되고 있다. 맨즈 패션 코스메틱 브랜드 '제이그루(J.GROO)'는 남자 전문 화장품 브랜드를 새롭게 공개했다. 단순한 스킨, 로션을 넘어 가벼운 메이크업을 시도하려는 남성들을 위해 기획됐으며, 남성 전문 메이크업 라인 중 아이브로우 2종을 출시했다. 남성 메이크업 초보자를 포함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드 포뮬러 제형으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뭉침 걱정 없이 오랫동안 또렷한 눈썹을 유지시켜주며 남성들이 선호하는 패키지로 디자인했다.

CJ올리브영도 남성 화장품 자체 브랜드(PB) '아이디얼포맨(IDEAL FOR MEN)’의 브랜드를 새롭게 단장하며 배우 변요한을 모델로 기용, 타깃 고객층 25~34세 남성을 공략할 계획이다. 정관장 또한 최근 홍삼 화장품 브랜드 동인비의 남성 전용 스킨케어 라인 '현'을 리뉴얼했다. 남성 전용 수분 탄력 라인으로 한방 복합성분을 추가해 면도와 마스크 등으로 예민해진 피부에 수분을 공급한다. 남자 피부의 주름과 탄력을 개선하는 고보습 에멀전 현 '유액'도 함께 선보였다.

아이오페 안티에이징 성분 함유 남성용 제품 2종. 출처=아모레퍼시픽
아이오페 안티에이징 성분 함유 남성용 제품 2종. 출처=아모레퍼시픽

코로나19 속 긴터널을 지난 뷰티업계가 보복소비로 늘어날 수요를 대비해 남성 화장품 라인을 강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자신을 꾸미고 외모에 투자하는 남성들이 많아지면서 국내 남성 뷰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자들도 뷰티 제품을 통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문항에 20대 중 72%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와 40대에서도 각각 63.6%, 58.4%로 집계됐다. 

시장 규모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 남성 뷰티 시장 규모는 1조4,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4년 1조1,4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15년 1조1,900억원, 2016년 1조2,300억원, 2017년 1조2,8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다 최근 몇 년간 성장세가 가파른 모습이다.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남성들의 뷰티에 대한 고민도 복잡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잡티 커버, 눈썹 정리 등 기본적이고 단순한 기술을 요구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니즈가 점차 세분화되고 있는 것이다. 피부 트러블, 건조한 피부, 블랙헤드 등 피부와 탈모 관련 고민이 늘고 있다. 이에 남성 화장품 업계가 이들을 주목하며 니즈에 맞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장 잠재력이 높은만큼 '그루밍족'을 겨냥한 제품군과 카테고리를 선보이며 설득에 나서겠단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시장에서 남성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여성 소비자들에게 시장 구조가 치우쳐 있어 뷰티 정보나 서비스에 불균형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남성 소비자들의 피부 특성과 라이프스타일 등 연구를 통해 상품을 개발하고 그들에게 맞는 마케팅 방법을 찾는다면 수요 흡수가 가능한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