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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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과거 많은 기업들이 내세운 ‘윤리경영’과 현재의 ‘ESG(친환경·사회공헌·지배구조 개선) 경영’은 많은 면에서 비교가 되고 있다. 전자의 경우 명목상 표현에 머물렀다면, 후자는 구체적 실천 방안을 통한 변화가 전제돼있다. 국내 재계의 ESG는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의 주도로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전담 위원회 구성 

국내 4대 그룹이 추구하는 ESG의 실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통점은 바로 ‘전담 위원회’의 구성이다. 각 그룹 이사회 혹은 그와 동일한 경영 의사 결정권이 있는 조직을 구성해 경영 전반의 ESG 실천을 조율하는 것이다. 이러한 별도 조직의 구성의 가장 큰 효과는 국내 기업의 구조상 ESG에서 가장 실천이 어려운 지배구조 개선(G)의 실현이다. 

ESG 전담 조직들은 경영자의 성과를 직접 평가하는 권한을 보유함으로 최고 경영자의 절대 입지를 견제함과 동시에 ESG의 방향성과 맞지 않는 경영 방침을 수정하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각 계열사들마다 다른 주력 사업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 친환경(E)과 사회공헌(S)까지도 일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출처= 전국경제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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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은 모두 ESG 위원회, 지속가능 위원회, 거버넌스 위원회 등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협의회’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가 운영하는 ‘ESG위원회’가 마련돼 운영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기아자동차의 ‘지속가능경영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SK는 가장 적극적으로 ESG실천을 추구하는 그룹답게 가장 많은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 환경사업위원회, 사회적가치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에서는 지속경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 3월부터 각 상장회사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합종연횡 

4개 그룹의 주도하는 ESG는 경쟁사 혹은 다른 업종들 간 협업도 이끌어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롯데케미칼과의 협업을 통해 탄소포집 등을 위한 저탄소 기술을 개발해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는 ‘그린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대자동차는 SK, 포스코와 함께 수소 생산‧유통 사업을 위한 삼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합종연횡에서도 SK는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SK텔레콤은 카카오와 ESG 공동 펀드 조성해 혁신 ICT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ESG 활동을 지원한다. SK루브리컨츠와 ㈜한진은 친환경 윤활유 사용을 확산해 화물 차량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한다는 내용의 업무 협약을 체결했으며 SK종합화학과 합성수지 및 기타 플라스틱물질 제조업체 SPC팩은 단일 소재 플라스틱 패키징 개발, 재생 플라스틱활용 패키징 개발, 친환경 생분해 패키징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 

출처= 전국경제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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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과 이너보틀은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완벽하게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체계의 구축을 위해 협력하며 LG유플러스는 GS건설과 산재예방을 위한 스마트건설 기술 개발을 위해 힘을 합쳤다.  

이와 같이 국내 4대그룹들이 ESG의 효과적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그 외 국내 기업들의 ESG 실현에도 점점 속도가 붙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 이윤 추구에 경영의 가치를 집중시켰던 대기업들의 분위기가 최근에는 확실하게 변하고 있다”라면서 “현재의 ESG는 단순히 슬로건이 아닌 실질적 변화를 추구함으로 국민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기업, 지속가능한 가치를 제안하는 기업을 만들고자 하는 재계의 열망을 고양시키고 있으며 그 실현의 중심에는 4대 기업의 실천이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