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2021년 1분기 경영 실적. 출처=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2021년 1분기 경영 실적. 출처=금호석유화학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석유 화학 업계의 초호황이 줄줄이 경영 실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011780) 역시 지난 1분기에 창사 이래 최고의 호실적을 기록하며 '대박' 대열에 합류했다. 

금호석화는 시장 예상치인 4,800억 원대 후반을 25% 넘게 웃도는 흑자를 내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시장 예상치인 전 사업 부문에 걸쳐 수익성 확대와 외형 성장의 시그널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금호석화는 4일에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 1조8,545억 원과 영업 이익 6,12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35.4%와 122.6%, 전년 동기 대비 51.3%와 360.2% 늘어난 수준이다.

매출과 영업익에서 모두 지난 1970년 창립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2021년 1분기를 기준으로 금호석화의 매출액은 2011년 2분기에 기록했던 기존 최대 실적에 비해 8.6%, 영업 이익은 2011년 1분기 기록보다 113.9% 각각 증가한 수치다.

전 사업부서 홈런 쳤다…"2분기에는 더 좋아"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합성 고무 부문은 7,659억 원의 매출과 2,921억 원의 영업 이익을 거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위생용 장갑 등에 들어가는 NB 라텍스에 대한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금호석화의 주력 제품인 타이어용 범용 고무 사업 역시 호조를 나타내며 매출액과 수익성이 큰 폭 확대됐다.

금호석화는 NB 라텍스를 비롯한 주요 합성 고무 제품들의 호조세가 올해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합성 수지 부문은 매출액 4,199억 원과 영업 이익 893억 원을 냈다. 전방 산업인 가전·완구·자동차 등의 호황으로 고부가 가치 합성 수지인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ABS)의 수익성이 향상됐고, 폴리 스티렌(PS) 수익성도 지속적인 개선세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올 2분기에도 합성 수지 제품들의 주 원료인 스티렌 모노머(SM)의 공급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제조업 성수기가 도래하면서 컴파운딩용 ABS 및 PS 호조세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스페놀 A(BPA) 및 에폭시를 중심으로 하는 페놀 유도체 부문은 각각 5,316억 원과 1,932억 원의 매출 및 영업익을 시현했으며, 이외에 에너지 및 정밀 화학 부문의 수익성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는 평가다. 페놀 유도체 부문 또한 2분기에도 제한적인 공급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요는 강세를 이어 가며 수급 타이트 국면이 나타날 전망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합성 수지 부문과 페놀 유도체 부문의 실적이 잘 나왔다"라고 평가하는 한편, "(금호석화의) 실적은 2분기에 더 좋아질 것"이라 예상했다.

이어 조현렬 연구원은 "(2분기는 합성) 고무보다는 합성 수지와 페놀 유도체 등의 이익이 좋아지는 구간이기는 하나, 전반적으로 (금호석화의) 모든 사업부가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또한 NB 라텍스 같은 코로나19 수혜 제품들의 경우 (시황이 상승해 정점을 찍고 하강세를 띄는) 피크 아웃의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불식시킬 수 있을 정도로 (금호석화) 실적이 2분기까지는 좋아지는 그림이다"라고 진단했다.

전기 차 배터리 등 친환경 시장 공략 나선다…CNT로 LG화학과 한 판 승부 벌이나

향후 사업 전략과 관련, 금호석화는 주력 사업들의 견고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점진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앞서 금호석화는 지난해에 이차 전지용 핵심 도전재인 탄소 나노 튜브(CNT)를 개발, 상업화하는 데 성공하며 전기 차동차 시장 성장세에 대응할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도 했다.

금호석화의 화학 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은 친환경 및 탄소 중립 트렌드에 주목, 수소 전기 차와 풍력 발전 설비 블레이드(날개)에 쓰이는 에폭시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첨단 기술 및 친환경 사업에 대한 역량도 확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금호석화의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47% 오른 27만 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