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기아 등 양사의 지난 1~4월 국내외 자동차 판매실적 추이. 출처= 각 사
현대자동차, 기아 등 양사의 지난 1~4월 국내외 자동차 판매실적 추이. 출처= 각 사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국산차 업체 5개사가 완연한 봄을 맞은 지난달 반도체 수급난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이어 실적 부진세를 이어갔다. 일부 업체는 지난해 보다 더 낮은 실적을 보였다.

3일 각사가 발표한 지난달 국내외 자동차 판매실적은 63만661대로 전년동월(35만6,604대) 대비 76.9%나 늘었다.

다만 이는 현대자동차, 기아 등 두 주력 업체가 지난해 같은 달 매우 낮은 실적을 기록한데 따른 기저효과로 인해 나타난 증가폭이다. 지난달 양사의 판매실적은 현대차 34만5,777대, 기아 24만9,734대 등으로 전년 대비 1.7~2.0배나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실적이 급감함에 따라 지난해 4월 현저히 낮은 성적표를 받았지만 올해는 지난 1분기와 대등한 규모의 실적을 이어왔다.

해외 실적이 내수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 업체의 지난달 외국시장 판매량은 각각 현대차 27만5,558대, 기아 19만8,606대로 전년동월대비 무려 185.1%, 120.9%씩 증가했다.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산차 3개사의 지난 1~4월 국내외 판매실적 추이. 출처= 각 사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산차 3개사의 지난 1~4월 국내외 판매실적 추이. 출처= 각 사

반면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3약(弱) 업체들은 같은 기간 실적이 더 감소하는 상황에 처했다. 실적 부진 요인 가운데 하나로 신차 라인업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고객 수요를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는 점이 꼽힌다.

국산차 5사의 이달 이후 실적은 더욱 부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전세계 완성차 시장에 들이닥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가 이달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각 사는 부족한 반도체 때문에 차량을 최종 조립하지 못함에 따라 국내외 생산시설을 일시적으로 가동하는 등 위기에 처했다.

동시에 쌍용차의 경우 기업회생절차를 밟음에 따라 부품 공급중단, 고객신뢰 상실 등 위기를 겪고 있고 르노삼성차도 노사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는 등 업체별로 내홍을 치르고 있다.

이달부터 기존 재고를 비축하는 것보다 소진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짐에 따라 각 사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밖에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나 국가별 시민들의 방심 등 요인에 따른 유행병 재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완성차 업계엔 치명적인 불확실성으로 꼽힌다.

국산차 업체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 등 양사는 향후 아이오닉 5, EV6 등 차세대 전기차를 비롯해 기존 내연기관차 모델의 후속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신차 출시효과를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누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각 권역별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주요 신차들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3개사의 경우 향후 신차 출시 계획이 아예 없거나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얼마나 더 많이 판매할지보다 고정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에 초점 맞춰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새롭게 출시된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이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고, 수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부품 협력사들과 지속 협력해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함으로 써 적체 물량을 해소하고 판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