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의 소형  SUV 레니게이드 80주년 에디션.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지프의 소형  SUV 레니게이드 80주년 에디션.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미국 SUV 전문 브랜드 지프(JEEP)가 소형 SUV 레니게이드(RENEGADE)에 브랜드 출범 80주년을 기념한 한정판 감성을 불어넣었다.

레니게이드는 지프의 반항적인 막내라는 정체성을 기반으로 양호한 상품성, 브랜드 유산(헤리티지)을 계승해 더욱 ‘건드리기’ 어려운 아우라를 뿜어낸다.

레니게이드 에디션의 차문 잠금을 해제하고 실내로 들어설 때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화면.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레니게이드 에디션의 차문 잠금을 해제하고 실내로 들어설 때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화면.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레니게이드 에디션은 뱃지, 휠, 시트 등 80주년 에디션 전용 디자인 요소를 제외하고 모두 기존 레니게이드 트림 가운데 리미티드 사륜(Limited AWD) 모델과 동일한 특징들을 갖췄다.

제원별 수치는 전장 4,255㎜, 전폭 1,805㎜, 전고 1,700㎜, 축거 2,570㎜ 등에 달한다. 국내 소형 SUV 가운데 한국지엠의 트랙스가 가장 비슷한 크기를 가졌다. 다만 전장이 같은 점을 제외하면 레니게이드가 더 크다.

레니게이드 에디션의 2열 전경. 트렁크 용량을 동급 대비 넓힌 대신 탑승공간을 좁혔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레니게이드 에디션의 2열 전경. 트렁크 용량을 동급 대비 넓힌 대신 탑승공간을 좁혔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레니게이드는 현대자동차 코나, 쌍용자동차 티볼리 등 또 다른 타사 동급 모델과 비교할 때 짧은 축거를 가져 타이트한 실내공간을 보여준다. 특히 2열에 앉을 경우, 1열의 전후 위치나 탑승자의 다리 길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딱 들어 맞는 듯한 크기다.

전고는 비교적 높지만 지상고와 시트 포지션도 함께 높기 때문에 실내공간의 높이도 컴팩트(compact)한 수준을 나타낸다.

2열 시트를 접었을 때 실내 모습. 트렁크 도어를 닫았을 때 차량 후면 말단부와 1열 시트 등받이 사이 거리는 170cm  정도로만 확보된다. 실내 가로폭은 95cm에 달한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2열 시트를 접었을 때 실내 모습. 트렁크 도어를 닫았을 때 차량 후면 말단부와 1열 시트 등받이 사이 거리는 170cm  정도로만 확보된다. 실내 가로폭은 95cm에 달한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대신 트렁크 용량이 기본 525ℓ에서 2열시트 폴딩시 1,440ℓ까지 늘어나는 점은 차별적 강점이다. 코나 360~1,143ℓ, 트랙스 356~1,370ℓ, 티볼리 423~1,156ℓ 등 모델별 적재용량에 비해 월등히 높다. 레니게이드 에디션은 이를 바탕으로 준중형급 SUV에 가까운 적재능력을 발휘한다.

레니게이드 에디션의 엔진룸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레니게이드 에디션의 엔진룸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레니게이드 에디션은 상위급 차량에 육박하는 적재능력에 걸맞게, 동급차종보다 묵직한 동시에 힘차게 움직인다. 레니게이드 에디션에는 파워트레인으로 지프의 가솔린 엔진인 2.4ℓ 타이거샤크 멀티에어2와 함께 9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이에 따라 최고출력 174마력, 최대토크 23.5㎏·m 등 수준의 구동력을 낼 수 있다.

레니게이드는 국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소형 SUV 가운데 가장 큰 배기량을 갖췄지만, 통상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갖춘 경쟁 모델과 비교할 때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수준의 구동력을 발휘한다. 다만 자연흡기 엔진으로써 기어를 부드럽게 변속하고, 엔진 회전수(rpm) 구간에 상관없이, 운전자가 페달을 밟는 깊이에 따라 잘 반응하며 충분히 강한 힘을 낸다. 이는 탑승자에게 매끄러운 주행감을 제공하는데 기여하는 요소다.

레니게이드 에디션의 운전석 레그룸.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레니게이드 에디션의 운전석 레그룸.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레니게이드 에디션은 1.6톤에 육박하는 공차중량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땐 묵직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다만 더 큰 SUV를 몰 때와 마찬가지로 깊이 밟을수록 그에 반응해 속력을 부드럽게 끌어올린다. 급발진하거나 지연 가속해 차가 덜컹거리는 일을 일으키지 않는 점은 고급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브레이크도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제동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최종 정지 상태에 도달했을 때 차체가 움찔하는 일 없이 멈춰서는 점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불규칙한 노면을 돌파하는데 있어서도 양호한 수준의 능력을 보여준다. 노면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부위인 서스펜션으로 앞뒤 차축 모두에 맥퍼슨 스트럿을 장착하고 있다. 통상 동급 SUV들이 전륜에만 맥퍼슨 스트럿을 장착하고 후륜에는 토션빔이나 멀티링크를 탑재하는 것과 대조된다.

레니게이드 에디션에 장착된 브리지스톤 투란자 타이어.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레니게이드 에디션에 장착된 브리지스톤 투란자 타이어.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맥퍼슨 스트럿은 다른 서스펜션에 비해 단순한 구조를 갖췄기 때문에 단가가 저렴하고 정비하기 편한 등 특성을 갖추고 있다. 또 구조 상 주변부에 빈 공간을 확보하기 쉽기 때문에 조향, 구동 등에 필요한 장치를 유연하게 탑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차체와 서스펜션을 연결하는 부위인 스트럿이 수직에 가까운 모양으로 장착됐기 때문에 차량 지상고를 높이기에 용이하다.

두 개의 맥퍼슨 스트럿 조합을 갖춘 레니게이드 에디션은 4륜구동방식을 지원하고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휠을 탑재했다.

자갈밭 같이 네 바퀴를 모두 이용해 주파해야 하거나 다소 굴곡진 아스팔트길에선 차가 부드럽게 흔들리며 충격을 흘려보낸다. 다만 잔잔한 흔들림이 많은 점은 탑승자에 따라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 또 한쪽 타이어로만 움푹 팬 웅덩이 같은 장애물을 지날 땐 차체가 좌우에서 끌어당기듯 불편하게 흔들린다.

이밖에 내외부에서 발생한 소음을 잘 차단한다. 속력을 높일수록 타이어와 지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잘 들리지만, 풍절음이나 엔진음은 비교적 희미하게 들린다.

파노라마 썬루프는 국내 동급 차량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넓은 면적을 갖췄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파노라마 썬루프는 국내 동급 차량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넓은 면적을 갖췄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부가세를 포함한 레니게이드 에디션 가격은 4,360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존 리미티드 AWD 모델(4,310만원)에 비해 50만원 높다. 에디션 전용 디자인 요소들로 더해진 프리미엄 비용인 점을 고려하면 마니아들에겐 충분히 지불할 만한 액수다.

레니게이드 에디션은 기존 차별적 요소에 더해 지프 브랜드의 역사를 계승하는 한정판으로서 더욱 독보적 감성을 자아낸다. 소형 SUV의 각종 편의성과 함께 상위차급의 주행감을 누리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레니게이드 에디션은 괜찮은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