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는 폴란드 실롱스크주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공장을 짓고 있다. 출처=SK이노베이션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는 폴란드 실롱스크주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공장을 짓고 있다. 출처=SK이노베이션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의 소재 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가 22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상장 후 비전 및 사업 전략을 밝혔다.

이날 직접 사업 소개에 나선 노재석 SKIET 대표는 "앞으로 (SKIET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늘려 선두 주자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할 것"이라면서 "기업 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사업 경쟁력을 높여 전기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SKIET의 총 공모 주식 수는 2,139만 주로, 1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7만8,000원부터 10만5,000원까지다. SKIET는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이틀 동안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28일과 29일에는 일반 투자자 대상의 청약을 실시할 방침이다.

SKIET 상장 예정 시기는 다음 달 중순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국 JP모건과 미래에셋증권이며, 공동 주관은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와 한국투자증권이 담당한다. 이외에도 삼성증권·NH투자증권·SK증권 등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명실상부 전기 차 배터리 소재 톱티어…프리미엄 분리막 시장 1위

SKIET는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을 선도하며 높은 수익성을 시현하고 있다. SKIET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4,693억 원을 기록, 전년(분할 시점을 기준으로 지난 2019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반영) 대비 78.4% 급증했다. 같은 기간에 영업 이익과 당기 순이익은 각각 1,252억여 원과 882억 원 가량으로, 저녀보다 55.4%와 38.4% 늘어났다. 상각 전 영업익(EBITDA) 마진율은 41.9%다.

에너지 시장 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IET는 2020년 '티어(Tier) 1' 전기 차용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26.5%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티어 1 습식 분리막 시장은 세계 최대 전기 차 업체인 미국 테슬라를 비롯해 독일 폭스바겐과 미국 포드, 우리나라의 기아와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전기 차 톱티어들이 생산하는 전기 차들에 공급되는 프리미엄 분리막을 다룬다. 티어 1 분리막 시장의 경우 SKIET와 일본 도레이·아사히카세이 등처럼 고품질 분리막을 생산할 수 있는 소수의 기업들만이 진입해 있다.

티어 1 전기 차용 습식 분리막 시장의 전망도 밝다. 해당 시장이 전체 전기 차용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44%에서 오는 2025년 69%로 빠르게 성장하고, 커지는 수요에 따라 2023년부터는 공급 부족까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티어 1 전기 차용 습식 분리막 시장 경우 공급 단가, 즉 마진 또한 높다. 티어 1 완성차 업체들과 기타 자동차 업체들에 납품되는 분리막의 평균 가격 격차는 작년까지만 해도 약 60%였으나, 2025년에는 거의 2배인 97% 가량까지 벌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SKIET는 전기 차용 분리막 시장에서 고속 성장을 이루며 주목 받고 있다. SKIET의 지난해 전기 차용 습식 분리막 판매량은 2018년에 비해 490% 늘었다. 같은 기간에 전기 차용 습식 분리막 시장이 약 19% 성장한 것을 고려하면, 이는 가히 무서운 시장 장악력이다.

이 밖에도 SKIET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포함한 각종 정보 기술(IT) 제품과 전동 공구 같은 고수익 산업에서도 IT용 분리막으로 높은 신뢰와 확고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KIET는 현 세계 최대 전기 차 시장인 유럽에 분리막 3·4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선제적인 공장 증설 및 대규모 해외 생산 거점 구축을 통해 시장 지배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SKIET가 현재까지 확보한 분리막 생산 능력은 10억4,000만㎡에 달한다. 이는 연간 전기 차 100만 대에 사용될 수 있는 규모다. SKIET는 2024년까지 분리막 캐파(생산 설비 용량)를 27억3,000만㎡으로 증대할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까지 신성장 동력 확보

SKIET는 연구 개발(R&D) 투자 역량, 그리고 이를 통해 확보한 고품질 제품과 관련 기술력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앞서 SKIET는 2007년에 세계 최초로 '축차 연신' 기술을 도입했고,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5마이크로미터(㎛) 두께의 분리막을 개발한 바 있다. 이 뿐 아니라 공정 기술 향상과 설비 투자를 지속해 수익성과 생산성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SKIET는 R&D 등에 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IET는 이른바 '꿈의 전지', 즉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 받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에서 사용될 소재를 개발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SKIET는 구부러지고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의 소재인 플렉시블 커버 윈도우(FCW)를 개발,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의 롤러블·멀티 폴딩·전기 모빌리티·투명 디스플레이 등을 선점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ESG 강화

SKIET는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도 추진하는 중이다.

특히 SKIET는 국내외 사업장들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을 목표로 잡고 실천 중이다. 당장 올해부터 국내 사업장에서 소비하는 전력을 모두 친환경 전력으로 전환했으며, 이를 통해 분리막 생산 공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70%를 줄였다는 설명이다. SKIET는 RE100을 향후 해외 사업장들에도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산업 용수를 절약하고, 재활용으로 폐기물을 감축하는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SKIET 측이 전했다.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 출처=SK이노베이션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 출처=SK이노베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