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크르슈코 원자력 발전소에서 '복수기 자성 이물질 제거 장치'가 설치되고 있다. 출처=한국수력원자력
슬로베니아 크르슈코 원자력 발전소에서 '복수기 자성 이물질 제거 장치'가 설치되고 있다. 출처=한국수력원자력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슬로베니아 크르슈코 원자력 발전소 기자재 설치 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해외 원전 관련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낸다.

한수원은 지난해 4월에 슬로베니아 원자력 공사(NEK)로부터 수주한 70만 유로(약 9억3,900만 원) 규모의 크르슈코 원전 복수기 자성 이물질 제거 설비 설치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0일 밝혔다. 

해당 사업은 '복수기 자성 이물질 제거 장치'를 설계, 제작해 크로슈코 원전에 설치하는 것이다. 해당 설비는 증기를 냉각해 물로 되돌리는 설비인 복수기 내부의 자성(磁性)을 가진 이물질을 제거하는 장치로, 한수원이 지난 2010년에 대동피아이 및 부산대학교 등과의 산학 협력으로 개발해 특허를 등록한 것이다. 한수원은 이 설비를 부산 소재 고리 원자력 발전소 1호기 및 2호기에 설치, 성능이 입증된 장치를 최초로 해외에 수출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수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내에서 1년간 무사히 (복수기 자성 이물질 제거 장치) 설계 및 제작을 완료했고, 현지 협력사와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계획보다 빠르게 일을 완료했다"라며 "이에 NEK으로부터 신뢰를 얻어 해당 장치와 관련해 후속 개선 사업에 대한 참여까지 요구 받는 등 슬로베니아 원전 시장 진출에 청신호를 밝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향후 동유럽 뿐 아니라 전 세계 원전으로 국산 기자재 및 운영·정비 수출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한수원은 기대하고 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크르슈코 원전 복수기 자성 이물질 제거 설비 설치 사업은 국내 원전 중소기업이 개발한 제품을 활용해 사업 수주와 제품 설치·홍보 등까지 완료한 중소기업 상생 경영의 모범 사례"라며 "(한수원은) 국가별 발전사 니즈 파악 및 맞춤형 수출 전략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들과 (원전 관련) 기술 개발 및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슬로베니아 크르슈코(Krško) 원자력 발전소 전경. 출처=슬로베니아 원자력 공사(NEK)
슬로베니아 크르슈코(Krško) 원자력 발전소 전경. 출처=슬로베니아 원자력 공사(N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