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에서 열린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김경순 한국의과학연구원 마이크로바이옴 센터장.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자연기자
13일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에서 열린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김경순 한국의과학연구원 마이크로바이옴 센터장.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자연기자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항바이러스 '발효유' 시대가 새롭게 열릴 전망이다. 남양유업(003920) 발효유 '불가리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제약과 의학계 중심으로 이뤄지던 관련 연구가 '식품'으로 범위가 넓어졌다는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KRIBS)은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에서 열린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을 열고,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효과 연구에서 77.8% 저감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성분 등 소재 중심의 항바이러스 연구에서 벗어나 국내 최초로 완제품인 발효유에서 코로나19에 효과가 있음을 규명한 것이다.

현재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제약회사에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는 가운데 식품을 기반으로 한 항바이러스 기능성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항바이러스 유효성을 검증하는 연구는 오랜기간 진행돼왔고, 김치와 발효유에 들어있는 유산균이 동물실험, 임상실험을 통해 효과과 입증됐다는 설명이다.

'항바이러스'는 바이러스에 얼마나 효과가 있냐는 부분을 의미하며, 바이러스가 세포에 닿기 직전 분열시키는 것을 말한다. 항바이러스 유효성 검사는 현재 손소독제를 비롯해 공기청정기, 페인트, 벽지 등 다양한 공산품에서 진행되고 있고 최근 식품 분야에서도 항바이러스 효과 평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남양유업에 따르면 실험 결과 액상 소재는 항바이러스에 83% 효과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불가리스'는 감기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를 99.999%까지 사멸했고, 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인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 77.8% 저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연희 서울여자대학교 환경생명과학부 교수는 "유산균은 바이러스 감염과 증식을 억제하고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그 중 안정성이 입증된 프로바이오틱이 코로나19를 포함한 호흡기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유산균"이라고 말했다.

김경순 한국의과학연구원 마이크로바이옴 센터장은 "항바이러스 평가 실험을 했을때 액상 소재 중 특히 발효유가 83% 효과를 보였다"면서 "소숫점 한개 차이는 10배 차이가 날 만큼 차이가 크다"고 했다.

 13일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에서 열린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 면역연구소 박사.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자연기자
13일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에서 열린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 면역연구소 박사.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자연기자

이번 연구 성과는 안전성이 확보된 식품 완제품에서 '항바이러스'와 '면역'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한데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의약품은 바이러스 출현 이후 사후 대응이 필요하지만, 식품은 일상 생활속 섭취하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불가리스' 제품에 한정된 연구가 아니냐는 의문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 면역연구소 박사는 "같은 발효유라고 할지라고 제조 공정과 유산균이 어떤 분비물을 만들어내는지에 따라 항바이러스 결과가 달라진다"면서 "실험 결과 불가리스 제품이 유독 항바이러스 반응이 높았다. 타 제품 발효유도 일부 같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효유는 생명공학 결정체로 새로운 식품 발전 방향의 전환점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발효유의 잠재적 가치 발견과 세부 작용기작 관련 과학적 입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