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 KL파트너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 KL파트너스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한국앤컴퍼니 ‘형제의 난’의 당사자 가운데 한 명인 조현식 대표이사 부회장이 앞서 투자자들과 시장 앞에서 약속한대로 사임했다.

한국앤컴퍼니는 12일 조현식 부회장이 사임함에 따라 조현범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 2019년 3월 28일 대표이사직에 오른 뒤 내년 3월 27일 임기 만료될 예정이었다. 조현식 부회장은 동생인 조현범 사장이 부친인 지난해 6월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지분 전량을 매입해 최대주주로 오른 뒤 10개월 간 사실상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조양래 회장이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 대신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한 배경에 의문을 품었기 때문이다.

조현식 부회장은 조양래 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부친을 상대로 신청한 성년후견인 심판 청구 과정에 참가인 자격으로 의견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조현범 사장에 맞섰다.

이어 지난달 말 진행된 한국앤컴퍼니 정기 주주총회에선 조현범 사장의 경영권을 견제·감시할 감사위원의 후보로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를 추천하기도 했다. 조현식 부회장은 이한상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하는대로 직책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타이어그룹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경영권 분쟁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내놓은 카드다. 이한상 교수는 기업 지배구조 분야에 관한 전문성과 역량을 인정받아 해당 주총에서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조현범 사장은 조현식 부회장의 사임 결정에 따라 표면적으론 한국타이어그룹 후계자로서 위상을 정립했지만 앞길이 녹록진 않다. 이한상 신임 감사위원이 한국앤컴퍼니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 아래 최고경영진의 경영적 판단에 이견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법원이 조양래 회장을 심문한 뒤 성년 후견을 개시할 경우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결정이 번복될 여지도 존재한다. 서울가정법원은 오는 21일 조양래 회장을 출석시킨 뒤 성년후견인 심판 절차의 일환으로 심문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법원이 연내 후견 개시 여부를 판단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