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의 마시는 발효유 '닥터캡슐 1000'. 출처=빙그레
빙그레의 마시는 발효유 '닥터캡슐 1000'. 출처=빙그레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국내 떠먹는 발효유(호상) 시장에서 우위를 지닌 빙그레(005180)가 마시는 발효유(농후) 시장 맹추격에 나서고 있다. 한동안 정체됐던 발효유 시장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다시 성장궤도에 올라섰다. 이에 빙그레는 호상은 물론 농후 발효유 시장까지 공략해 업계 선두로 올라선다는 방침이다.

12일 빙그레에 따르면 마시는 발효유 ‘닥터캡슐 1000’는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닥터캡슐 1000 매출만 약 15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배 상승했다. 올해 1분기 판매 수량 또한 전년 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하반기에 진행된 닥터캡슐 리뉴얼 신제품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지난 1997년 출시한 빙그레 닥터캡슐은 출시 직후부터 마시는 발효유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살아서 장까지’라는 슬로건을 활용한 당시 광고 음악은 지금도 많은 소비자 기억에 남아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후 23년 만인 2019년 하반기 새롭게 업그레이드 된 닥터캡슐 1000은 코로나19 여파로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요플레' 등에 업고, 드링킹 시장 업계 1위 노린다

발효유 시장은 수년 전 ‘그릭요거트’ 열풍 속 높은 성장세를 보여 왔지만, 그릭요거트 이후 마땅한 히트상품이 등장하지 않아 성장이 정체됐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식에 대한 소비자들이 니즈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기능성 발효유에 대한 소비도 함께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발효유 시장 규모는 약 9,800억으로 전년 동기 약 9,500~9,600억원 대비 약 3% 신장했다. 그 중 상반기 규모만 5,912억원으로 전년 동기 5,779억원 대비 2.3% 커졌다. 큰 성장세는 아니지만 같은 기간 우유 시장 규모가 1조1,523억원에서 1조1,614억원으로 0.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성장한 셈이다. 그 중 떠먹는 발효유 시장은 빙그레가 ‘요플레’로 업계 선두로 달리고 있고, 드링킹 시장은 남양유업(003920)의 ‘불가리스’가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정체됐던 발효유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자 빙그레는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빙그레의 지난해 매출액 9,075억원 가운데 발효유 사업은 16%를 차지할 만큼 사업 중요도가 높은 편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은 약 10% 상승했다. 인구 감소로 가공유 산업은 전반적으로 침체가 장기화되는 반면, 발효유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이에 빙그레는 이미 ‘요플레’로 호상 발효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만큼 드링킹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리뉴얼해 선보인 ‘닥터캡슐 1000’은 기존 제품 대비 유산균 생존확률이 1000배 더 높다는 뜻을 담고 있다. 유산균이 장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이중캡슐’을 도입했다. 프로바이오틱스 등을 캡슐로 감싸 위산과 담즙산으로 유산균이 사멸하는 확률을 크게 줄였다.

빙그레 관계자는 “올해에도 닥터캡슐 1000의 마케팅과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소비자 니즈에 맞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온라인 채널 마케팅과 판매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클린라벨 발효유 ‘요플레 Only3’와 ‘요플레 Only2’ 제품. 출처=빙그레
클린라벨 발효유 ‘요플레 Only3’와 ‘요플레 Only2’ 제품. 출처=빙그레

'클린라벨' 발효유로 '스마트 컨슈머' 공략 속도↑

떠먹는 발효유는 물론 드리킹 시장까지 섭렵한 빙그레는 ‘클린라벨’로도 발효유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빙그레는 클린라벨 콘셉트의 발효유 제품 ‘요플레 Only3’와 ‘요플레 Only2’를 연달아 출시했다. 클린라벨은 제품에 식품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고 최소한의 가공으로 생산된 것을 의미한다.

요플레 Only3는 장건강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 증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리바이오틱스, 그리고 신선한 국내산 원유 단 3가지 원료로만 발효한 플레인 요거트다. 다른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고, 장건강에 도움을 주는 최소한의 원료로만 발효한 플레인 요거트다.

먼저 출시한 클린라벨 제품 요플레 Only3에 대한 소비자의 폭발적인 반응에 빙그레는 프로바이오틱스와 국내산 원유 단 2가지 원료로만 발효한 요플레 Only2 1.8L 제품을 추가로 선보였다. 이번에 출시한 요플레 Only2 또한 클린라벨 콘셉트 발효유로, 요플레 Only2는 쿠팡에서 선출시 이후 판매처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식품업계 전체에 불고 있는 친환경 열풍에 맞춰 요플레 Only2와 Only3(1.8L 제품)에 친환경 클린패키지를 적용했다. 분리 배출이 용이하도록 병, 라벨, 뚜껑을 모두 같은 재질로 제작해 한국환경공단의 포장재 재질구조 평가 결과 ‘재활용 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업계는 코로나19로 시장이 단기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결국 건강식을 찾는 트렌드가 발효유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현재 기능성 중심의 발효유 상품군에서 단백질, 성인식 등으로 사업군이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새로운 발효유를 새롭게 개발하기보단 기존의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리뉴얼해 선보이는 게 경쟁력이 훨씬 높다”면서 “클린라벨 등 소비자 니즈를 맞춰 움직이는 제품들의 출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