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사진= 이코노믹리뷰 노성인기자
은마아파트 사진= 이코노믹리뷰 노성인기자

[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재건축 시장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후 시장에 나왔던 매물들은 거래를 보류하고, 호가를 올리기 시작했다. 오 시장의 공약이었던 ‘35층 층수제한’이 풀릴 가능성이 높아졌고, 민간 정비사업 추진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압구정 등 강남4구 재건축 단지를 포함해 , 여의도, 목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는 호가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 4구 매물 '쏙', 한강변 호가 '쑥'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재건축 단지 매물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79㎡는 지난달 8일 22억원(7층)에 거래된 이후, 현재는 집주인들이 물건을 많이 뺀 상황이다. 은마아파트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시장에 나왔던 매물은 지금은 다 회수됐다"며 "당시 박영선 후보나 오세훈 시장이나 공급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들고 나와, 많은 매도자들이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본 후 거래하자는 분위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호가도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51㎡은 지난달 5일 26억8,100만원(8층)에 거래됐다. 현재 이 물건은 27억원 선에 나와 있다. 그러나 언제 호가가 올라갈 지 모른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업자의 말이다. 잠실동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오세훈 시장은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고, 층고를 높여줘서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들고 나왔다"며 "물건 호가는 계속 올라갔다"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오 시장은 지난 2014년 고 박원순 전 시장이 도입한 ‘35층 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와 안전진단 완화 등을 중앙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오 시장 당선으로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 단지는 화색이 돌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양천구 신월동 '신월시영' 전용 50.67㎡이 지난달 23일 6억5,000만원(1층)에 거래됐다. 현재 7억1.000만원 선에 나와 있다. 

연이어 조합 설립에 나서는 압구정 재건축도 뜨거운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동 신현대12차 전용 110.82㎡은 지난 1일 32억5,000만원(8층)에 거래됐다. 현재 해당 아파트 같은 면적형은 35억원까지 나왔다. 압구정동 C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호가를 올리고 있다"며 "서울시장 선거가 (상승)변곡점이 된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사업진행 가속도 예상되나, 서울시 의회 동의 '관건'


강남권 재건축 조합 관계자들은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 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이재성 은마아파트 소유자협의회 대표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빨리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에 순풍이 불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정문복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장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으로 재건축 추진이 빨라 질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면서 "잠실주공 5단지는 서울시로부터 재건축 허가만 나오면 진행은 신속하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공공 재건축은 말도 되지 않고, 민간 재건축으로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2.4 공급대책 기조를 역행할 수 있을 지 앞으로의 시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구철 도시정비포럼 회장은 "서울시장 독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이 있고, 서울시 의회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일이 있다"며 "(정비사업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와는 달리) 생각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내년에 대통령 선거도 있고 지방선거도 있으니 여당 내에서도 정비사업 조합원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회장은 "오 시장으로서도 정부와 민간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 측면에서 충돌이 있을 수 있다"며 "서울시 의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