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3자 연합(KCGI·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이 사실상 와해됐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KCGI는 앞으로도 견제와 감시를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2일 KCGI는 입장문을 통해 “어제 일자로 합의에 따른 주주연합간의 공동보유계약 해지를 공시하였으나 앞으로도 한진그룹의 기업거버넌스 개선과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다양한 주주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협력하여 필요시 언제든 경영진에 채찍을 들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한진칼은 공시를 통해 사모펀드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개발, 대호개발, 한영개발과의 공동보유계약이 해지됨에 따라 특별관계가 해소됐다고 밝힌 바 있다. 

KCGI는 “한진그룹의 후진적인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020년 1월경 한진그룹에 수차례에 걸쳐 대화를 요구하였으나, 한진그룹의 경영진은 이를 모두 거절하였다”면서 “이에 동일한 문제의식과 한진그룹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는 주주들을 모아 주주연합을 구성했고 분산된 지분구성, 입증되지 않은 후계자, 오너 중심의 독단적 경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문경영체제 도입을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절차상 주주권 침해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두 차례 증자로 재무구조는 개선됐다. 또한 IT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과 세계항공물류 3위, 여객 5위의 인천공항의 위상을 감안할 때 통합 항공사 출범은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2020년말 3자배정에 의한 산업은행의 증자참여로 적은 지분으로 독단적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던 현 한진그룹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최소한의 감시와 견제 장치가 마련되었다고 생각한다”며 “한진그룹의 지배구조개선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진의 올바른 결정에 대해서는 지지를 할 것이며 동시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로서 견제와 감시를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업계에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맞서온 3자 연합이 지난 26일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사실상 와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날 3자연합은 주주 제안을 하지 않고 모든 안건에 기권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진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으로 감시자 역할을 빼앗겼고 경영권 확보를 위한 싸움의 명분도 없어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3자 연합의 계약이 해지되면서 그레이스홀딩스 및 특별관계자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은 기존 40.4%에서 17.5%로 줄어들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5.7%를, 대호개발(8.4%)과 특별관계자인 한영개발(8.2%), 반도개발(1.6%) 등은 17.2%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