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H사태로 불거진 정부정책과 각종 입법 활동들이 다양하다.공직자에 대해 최대 5배까지 부당이득을 환수하고 형사 책임도 묻겠다고 하고 이 기회를 틈타 정부는 ‘부동산 거래 분석원’을 설치하여 대한민국의 모든 부동산 거래에 대해 모두 파악하겠다는 상황이다.과연 이러한 대책들을 통해 실효성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 경제학에서 제시하는 작은 정부 vs 큰 정부의 논쟁을 통해 살펴보기로 하자

정부의 역할과 크기에 대해 대표적으로 상반되는 두 개의 견해가 있다.바로 케인즈 학파의 ‘큰 정부’와 시카고 학파의 ‘작은 정부’가 그것이다.우선 케인즈 학파를 보자.기존 주류 경제학은 고전학파였다.아담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를 통해 시장은 스스로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주장이 고전학파의 핵심이었다.1929년 말 , 미국의 대공황은 고전학파의 입지를 약하게 하고 케인즈 학파가 주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했다.큰 정부가 필요하다는 케인즈 학파는 적극적인 시장개입과 ‘뉴딜 정책’을 통해 미국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더욱 힘을 얻을 수 있었다.이와 같은 큰 정부를 통한 경제정책 기조는 이후 주류로 자리잡았으나 1970년대 석유파동을 겪을 때 입지가 많이 약해졌다.케인즈 학파의 이론에 의하면 물가상승(인플레이션)과 실업의 관계는 음의 관계로서 어느 하나가 오르면 다른 하나는 내린다는 ‘필립스 곡선’이 성립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물가상승과 실업이 동시에 상승했던 것이다.

시카고 학파는 이러한 시기 ,‘합리적 기대이론’을 통해 정부의 개입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효과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정부기능의 확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가졌다.실제 시카고 학파의 이론은 1970년대의 미국경제 상황을 잘 설명하고 효율적인 대처방안까지 제시하여 주류경제학으로 다시 자리잡을 수 있었다.즉 , 기존 고전학파와 마찬가지로 ‘작은 정부’가 가장 효율적임을 증명했던 것이다.

요약하면 , 케인즈 학파는 국가의 경제에 대해 ‘전문가의 손길’ , 즉 큰 정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시카고 학파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대표되는 작은 정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만일 케인즈 학파가 LH사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어떠한 정책을 제안할까 ? 큰 정부를 지향하는 만큼 ,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각종 부동산 감독 기구 설치는 물론이고 각종 부동산 규제를 더하는 정책을 제안할 것이다.반면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시카고 학파라면 정부의 개입이 아닌 수요-공급으로 대표되는 시장기능을 통해 LH문제 해결을 추진할 것이다.토지 투기를 적발하여 무거운 벌을 주는 것이 아닌 토지 투기를 통해 실익을 얻지 못하도록 제도를 개선하지 않을까 싶다.

현재 정부는 케인즈 학파에서 주장하는 ‘큰 정부’를 바탕으로 ‘전문가의 손길’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것으로 보인다.과연 정책이 효과를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 할 수 있다.‘전문가’가 과연 전문가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임대차법 시행 2일전에 전세가격 14% 넘게 올리셨던 (전) 청와대 정책실장님이 계시고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흑석동에 부동산 투자했다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국회의원도 계시지 않던가.이런 분들의 손길이 과연 전문가의 손길이 될 수 있고 , 시장에 개입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정부정책의 성공을 기원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