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대전환> 리베카 헨더슨 지음, 임상훈 옮김, 어크로스 펴냄.

저자는 ‘자본주의 대전환’을 주장한다. 극심한 불평등과 생태적 과부하를 낳은 지금의 자본주의를 지속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자는 내용이다.

주주자본주의는 시효가 끝났으므로 새로운 자본주의로 가야 한다는 문제 의식과 방향성은 이미 ‘사회적 합의’라고 여겨도 될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자본주의 비판들 가운데는 “환경과 사회적 이슈란 태생적으로 기업 성장과는 상충된다”는 식의 반기업적이거나 지나치게 이상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저자는 오늘날의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기업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기업을 통하지 않고는 어떤 이슈도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저자가 내세운 5단계 자본주의 대전환도 기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첫 단계는 ‘주주우선주의’에서 경제적 가치와 공동체의 사회적 가치를 조화시키는 ‘공유가치 창출’을 기업의 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두번째 단계는 목적 달성에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목적지향적 기업’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기업이 내세우는 공유가치가 수익과 실질적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기업의 목적을 자각한 상태여야 한다. 이는 곧 구성원에 대한 더 나은 대우, 더 많은 권한 위임을 뜻한다.

그러나 재무적 환경이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 기업의 변화는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세번째 단계로는 투자자들의 행동이 단기적 이익 추구에서 장기적이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연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재무를 재설계해야 한다.

네 번째 단계로는 생태적, 사회적 비용을 치르지 않는 무임승차자들이 시장을 지배할 수 없도록 업계나 지역 내에 ‘자율 규제’라는 협력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는 기업을 공공의 목적에 복무하도록 재편성하고 이런 식으로 새롭게 무장한 기업들의 정치적인 영향력을 통해 지구상에 산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다.

책에는 경제, 환경, 사회의 위기를 타개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키워드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ESG 경영, 임팩트 투자, 탈탄소 친환경 전략 등이 소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