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시작된 지 벌써 보름이 지나갔습니다.

여전히 코로나로 짓눌리고 있고, 공기까지 나쁜 날들이 이어지니

찬찬히 주변을 둘러볼 여유를 갖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무언가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이 계속 이어집니다.

그게 무얼까 생각하며 산책을 나서 골똘히 생각해보니,

그것은 그간 3월에 숱하게 새롭게 출발하며 설레었던 많은 도전들,

바로 그런 마음들의 자락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요즘 줄임말이 대세인데, 최근 ‘열봄’이란 말을 들었습니다.

그건 앞으로 남은 열 번의 봄을 이르는 다소 비감한 말일 수도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그 열 번의 봄을 찬란하게, 제대로 맞이하면 되겠다는 의지도 솓구 칩니다.

짧게 말해 심장 뛰게 말이죠.

‘이번 기회를 놓치면 심장이 다시는 나에게 이야기할 것 같지 않았다’

최근 읽은 마라톤에 대한 책(‘마인드풀러닝’)에서 젊은 저자가 미국 유학중 사는 게

희미해졌을 때, 우연히 마라톤에 대한 책을 읽고, 아프리카 케냐에 있는 마라톤 선수들의

선수촌에 무턱대고 가고 싶은 열망이 일었을 때 ‘정말 가야하지 않을까?’하는

고심 속에 반문하며 던진 생각의 편린입니다.

결국 그는 거기를 갔고 지금은 선수는 아니지만

마라톤에 대한 책도 쓰고, 마라톤에 대한 일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나도 같은 기대를 해봅니다.

아직도 나무와 숲을 현장이 아니고, 집에서 줌으로 배우고 있는 딱한 형편이 이어지고 있고,

그 배운 것을 실제 현장에서 언제 발휘할지는 장담할 수는 없지만,

새롭게 숱하게 출발을 했던 3월에 마음을 달리 먹어봅니다.

일이 아니라 좋아하는 나무를 배우는 자라감으로 살아야겠고,

또 이제까지 주변이나 가족을 위해서 일해 온 세월이었다면

이제는 나를 다독이며 열 봄을 맞아야겠다고 말이죠.

여기 젊은 저자는 내가 살 방법론까지 얘기해주는 듯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케냐 마라토너들은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자신의 속도로 달린답니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아주 빠른 그들의 속도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달리기’를 차곡차곡 쌓아서

‘내가 할 수 없었던 달리기’를 해낸 결과라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내가 할 수 있는 달리기’와 ‘내가 할 수 없었던 달리기’의 간극이 크지만,

그래도 거기를 갈 수 있을 것 같아 위로를 받습니다.

게다가 세계적 마라토너들은 의심하는 머리를 믿지 않고,

몸으로 먼저 부딪치더라는 힌트까지 줍니다.

몸으로 부딪치기 좋은 3월이 너르게 펼쳐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