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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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포스코(005490) 주가가 이틀 연속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하고 있다. 경기 회복 기대감과 시황 반등으로 실적 호조세가 점쳐져서다.

시장에서는 포스코가 올해 1분기 5분기만에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근 이차전지·수소 등 신성장 엔진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포스코가 본업에서도 경쟁력 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붕 뚫은 포스코 주가, 실적 회복 기대감 반영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포스코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34%(1만원) 오른 30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틀 연속 신고가로, 특히 이날 주가는 1년내 최고가다. 이날 포스코 주가는 장중 31만8,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포스코 주가가 30만원대로 올라선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3월 23일 13만3,0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략 1년 새 주가가 139%나 오른 셈이다. 

포스코 주가는 올해 들어 대체로 우상향 곡선을 띄고 있다. 지난 1월 5일 29만3,000원까지 오르며 올 들어 처음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던 포스코 주가는 그달 29일 24만2,500원까지 떨어졌지만 이후로는 계속 상승세다. 

특히 포스코를 쓸어 담는 외국인들의 기세는 매섭기까지 하다. 지난 2월 한 달간 외국인이 매수한 포스코 주식만 82만주가 넘는다. 이달 들어서도 2일 2만5,787주에 이어 3일 9만1,639주나 매수했다. 이에 힘입어 포스코 주식의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포스코 주가 강세는 실적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지만 업황 호조에 따라 판매단가도 오르면서 수익성 개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실제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74.35달러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2.7%(4.5달러) 오른 수준이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톤당 80달러 선에 머물다 6월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160달러 이상 치솟았고 지난달 18일부터 현재까지 170달러 선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각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라 철강 수요가 대폭 늘어난 덕분이다. 수요회복에 따라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등 주요 지역의 철강수요증감률도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원재료보다 철강제품 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열연가격은 톤당 1,200달러로 지난해 4분기 평균 대비 61% 급등했으며, EU 또한 39% 올랐다. 중국 열연가격은 1월 중순부터 약보합세를 보였지만 춘절 직후 반등한데 이어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강세를 띌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유통가격 또한 1월에 열연가격이 크게 상승한데 이어 2월부터는 냉연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실제 포스코도 전체 판매량(3,500만톤)의 25%을 차지하는 열연 가격을 1월 8만원, 2월 10만원, 3월 5만원 올리면서 분기 총 23만원을 인상했다. 동시에 냉연과 냉연도금재 가격 또한 2월 각각 9만원, 7만원, 3월 3만원, 5만원씩 인상했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까지 철광석과 철강제품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물경기 회복 신호로 여겨지는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기조와 함께 건설·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16일 포항 포스코에서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 오른쪽 두번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왼쪽 두번째),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사진 오른쪽 첫번째),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부사장)(사진 왼쪽 첫번째)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포스코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16일 포항 포스코에서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 오른쪽 두번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왼쪽 두번째),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사진 오른쪽 첫번째),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부사장)(사진 왼쪽 첫번째)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포스코

이차전지·수소 등 신사업도 실적 개선 날개

철강 외 이차전지와 수소 등 신사업 확대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포스코 실적 상승세에 탄력을 더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포스코의 별도기준 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1조1,352억원으로 전체 연결 영업이익의 47.2%를 차지했다. 철강 부문 영업익 비중이 절반 아래로 떨어진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철강 외 다른 사업에서 더 많은 수익을 거뒀다는 말이다. 포스코의 이 같은 전략은 올해도 지속 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오는 2023년까지 매출 총 10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중기 경영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철강 외 사업을 강화해 안정적 수익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포스코가 계획한 부문별 매출을 보면 2023년 글로벌인프라 51조원, 신성장 부문 5조원 등이다. 지난해 글로벌인프라와 신성장 부문 매출은 각각 44조원, 1조6,000억원이었다. 

계획의 일환으로 포스코는 이차전지소재 사업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현재 전량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음극재 원료인 흑연의 수급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 탄자니아 흑연광산을 보유한 호주 광산업체 블랙록마이닝 지분 15%를 인수한 바 있다. 포스코는 폐배터리를 활용한 리사이클링(재활용) 사업과 호주 등 니켈 광산 투자를 통해 배터리용 니켈 공급도 자체적으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탄탄소 시대에 발맞춰 수소에너지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수소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이라는 비전을 내걸면서 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톤 체제를 구축, 그룹 성장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 기술인 수소환원제철공법 연구와 수소를 생산-운송-저장-활용하는데 필요한 강재 개발, 부생수소 생산설비 증대, 수소 생산 핵심기술 개발 등의 역량 강화는 물론 그린수소 유통 및 인프라 구축, 그린수소 프로젝트 참여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며 대규모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달 16일에는 현대차그룹과 수소 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양사는 수소에너지 활용 기술 개발은 물론 제철소 운영 차량 수소전기차 전환, 수소 사업 공동 협력 등 포괄적 협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포스코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내놓은 포스코의 1분기 연결기준 컨센서스(시장전망치)는 매출액 15조3,702억원, 영업이익 1조1,452억원이다.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포스코는 5분기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회복하게 된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철강 수요 회복에 힘입어 철강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고, 타이트한 수급을 배경으로 동사의 가격 인상도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포스코의 1분기 별도 영업이익도 1조원대를 상회하면서 시장 컨센서스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포스코의 1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일 전망”이라며 “광양 열연 설비 대수리가 있었고 중국산과의 가격차가 좁혀져서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철광석 가격이 170달러를 상회하고 있는데 발레의 생산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조정으로 전방 수요 산업 호조가 상쇄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