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 출처=휴젤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 출처=휴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휴젤(145020)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보톡스) 분쟁을 벌이는 동안 자체 역량 강화 등을 통해 국내 시장서 1강 체제를 구축했다. 이 기업은 또 국내 최초, 글로벌 4번째로 중국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휴젤도 다소 잡음이 나온다.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 국가출하승인과 관련한 불법 판매 논란이다. 휴젤 측은 적법한 절차대로 사업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5년간 국내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 시장 1위 수성

휴젤은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갈등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 2016년 국내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이후 5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기업은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난타전을 벌이는 동안 어부지리를 비롯해 자체 역량 강화 등으로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휴젤의 지난해 매출액은 2,1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2% 늘어난 규모다. 영업이익은 7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9%, 순이익은 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8% 급증한 674억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80억원, 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60.4%, 101% 늘었다.

휴젤 국내 톡신시장 점유율. 출처=휴젤
휴젤 국내 톡신시장 점유율. 출처=휴젤
휴젠 올해 실적 컨센서스(단위 억원, %). 출처=에프엔가이드
휴젠 올해 실적 컨센서스(단위 억원, %). 출처=에프엔가이드

휴젤의 실적 향상은 주력 제품인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과 히알루론산(HA) 필러 매출 증가가 이끌었다. 지난해 4분기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국내외 매출은 3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1% 늘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81.3% 폭증했다. HA 필러 매출도 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다.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인 ‘보툴렉스’는 국내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NH투자증권 나관준 애널리스트는 “톡신은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하며 분기 사상 최대 내수 매출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술 및 영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향 수출은 3분기 대비 부진했으나, 중국향 초도 물량 50억원이 반영되며 전체 톡신 수출은 선방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나관준 애널리스트는 이어 “올해 중국향 톡신 신규 수출 증가 및 견조한 내수 성장세에 힘입어 실적 고성장을 전망한다”면서 “중국을 시작으로 2년 내 유럽, 미국 등 글로벌 탑3 빅마켓 진출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세계 4번째 중국 시장 진출 쾌거

휴젤은 지난해 10월 국내 기업 최초로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 품목허가를 승인받았다. 글로벌에서는 4번째다. 중국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1조7,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과 유럽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중국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미용에 대한 높은 관심, 많은 인구 등으로 매력적인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보툴리눔 톡신 제품 경험률은 1%에 불과하고 당장은 엘러간의 ‘보톡스’와 란저우연구소의 ‘BTX-A’ 제품만 판매되고 있어 그동안 국내 기업에게는 글로벌 기업 도약 및 해외 매출 확대를 위한 핵심 시장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설명에 따르면 지난달 개최한 온라인 출시회에는 중국 31개 성 및 직할시에서 600명의 투자자와 3000여명의 의료기관 관계자가 접속했다. 일반 소비자를 포함한 총 접속자 수는 500만명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휴젤 관계자는 “기존 3개의 플랫폼에서 방송이 예정됐지만 출시회 당일 8개 업체가 추가 송출 의사를 밝혔다”면서 “접속자 수가 기존에 예상했던 200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당시 주문 시스템 집계 결과 1000여곳의 의료기관이 레티보를 선주문했다. 휴젤은 3년 내 중국 시장 점유율 30%를 목표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10%다. 사환제약과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향후 중국 1위 브랜드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출하승인 관련 논란…휴젤 "적법절자 지켰다"

보툴리눔 톡신 업계는 최근 중국 시장 수출 등에 불법 밀수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은 제품을 중국에 수출했다는 주장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대다수 중국에 판매를 했다. 중국은 너무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라면서 “관련법 해석과 판매 절차, 구조 등 세세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출하승인은 보건위생상 특별한 주의를 요구하는 백신과 혈액제제, 항독소 등에 대해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확보를 위해 시중에 유통하기 전, 국가에서 시험 및 서류 검토를 거쳐 제품의 품질을 확인하는 제도다.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의약품을 판매할 시 약사법 위반으로 해당 의약품은 품목허가 취소 대상이 된다.

휴젤은 법을 준수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휴젤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업을 영위해 왔다. 앞으로도 관련법을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국내 기업 최초이자 유일하게 중국 보건당국으로부터 보톡스 제품 레티보의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