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라는 자동차의 새로운 개념

스마트폰은 통화 기능이 있는 휴대용 컴퓨터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보급은 모바일 컴퓨터 시대의 개막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이어, 이제는 스마트카 시장이 달궈지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카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다.

어떤 자동차 브랜드도 스마트카에 대한 글로벌 스탠더드를 제시하지 못했다. 기존 자동차 브랜드에서부터, 스마트폰 제조사까지 제작에 참여한 스마트카는 개념을 정리 중이다. 현재까지 상황은 기왕의 자동차 개념에 IT전자 기술력을 반영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스마트카 관련 네트워크 접속, 자율주행, 전기배터리 기술은 개별적으로 빠르게 발전 중이다.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카의 정체성. 스마트카는 내연기관 없는 IT전자 제품이다. 한 마디로 스마트폰처럼 모바일 컴퓨터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왕의 자동차를 염두에 둔 스마트카에 대한 편견은 버려야 한다. 바퀴, 핸들, 심지어 운전석이 사라질 수도 있고, 4인승 형태가 깨질 수도 있다. 내연기관이 없으니, 향후 스마트카에서는 후드, 짐칸도 사라질 수 있다. 다양한 상상이 가능하다.

결국 이런 변화 가능성을 고려하면, 스마트카는 모바일 컴퓨터인 스마트폰의 변형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카는 스마트폰에 바퀴를 단 이동 수단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스마트카는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타고, 공간을 이동한다는 말과 크게 다름이 없다.

스마트카에서 끝나지 않는 중국의 커넥티드 카 개념

그렇다면 스마트카 기술이 자동차에만 적용될까? 그렇지 않다.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이동수단은 오히려 철도와 열차, 드론. 철도와 열차는 궤도를 달리므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도로보다 창공을 다니는 드론 역시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철도와 열차, 드론 기술이 가장 앞선 나라는 중국. 2016년 7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중화인민공화국 교통운수부, 중국철도총공사는 2030년까지 17만 5,000km를 연결하겠다는 “중장기 철도망 계획 2016 – 2030”을 고속철 노선 16개를 발표했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2021년 1월 1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청두(成都) 시난교통대학의 자기부상열차 시제품을 공개했다. 최고 시속 620㎞의 열차는 세계 최초로 고온 초전도 자기부상 기술을 이용했다. 이 자기부상열차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량이다.

이어서 지난 2월 23일, 중국 증권일보는 시속 600㎞ 자기부상열차 건설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증권일보는 광둥성 자연자원청은 말로만 떠돌던 ‘광둥성 국토공간규획(2020-2035)’을 발표하며 일반인 의견을 받는다고 했다. 개발과 동시에, 실전 배치다.

광둥성이 추진하는 자기부상열차는 선전에서 상하이까지 1,500㎞를 2시간 30분, 베이징까지 2,200㎞를 3시간 36분에 각각 주파할 예정이다. 자기부상열차가 개통하면 현재 고속철도보다 시간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고 ‘국토공간규획’은 밝히고 있다.

자동차 브랜드와 스마트폰 제조사 중심의 스마트카 개발과 달리, 중국은 스마트카 개념을 철도에 반영했다. 네트워크 접속, 자율주행, 전기 배터리 기술을 철도 산업에 적용한 것. 비행기만큼 빠른 고속철 보유국 중국은 최고 기술과 최대 시장을 가졌다.

중국 드론 택시 가짜 계약에 패닉

지난 2월 16일, 미국 나스닥에서 120달러에 거래되던 중국 이항(Ehang) 주가가 하루 사이 60% 넘게 급락했다. 기술조작, 가짜 계약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항 드론 택시를 한강 상공에 띄웠던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를 비난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정보 업체 울프팩리서치는 ‘추락으로 향하는 이항의 주가폭등’이라는 제목의 33쪽짜리 공매도 리포트를 발간했다. 울프팩리서치는 이항이 거액의 가짜 계약을 맺었을 뿐 아니라, 드론택시 생산을 위한 조립 라인도 갖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울프팩리서치는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렸던 ‘아이치이’의 매출조작을 제기해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까지 이끌어 낸 기관이다. 리포트가 나오자 이항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이날 이항 주가는 전일 대비 62.7% 떨어진 46달러 30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울프팩리서치의 폭로로 주가가 폭락하기는 했지만, 이항의 드론 기술력은 전혀 실체가 없지 않다. 2020년 11월, ‘K-드론관제시스템’ 비행 실증행사에 등장했던 것처럼, 이항은 대량 생산 채비만 갖추면, 조만간 세계 드론 시장을 점령할 수 있다.

고속철에 이어 드론에서도, 중국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중국은 윈구이, 쿵톄, 바톄 등 다양한 스마트비히클 기술력도 축적하고 있다. 미국은 스마트카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다양하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새로운 패권 국가 등장과 교통 산업 주도권 전환

전기차 회사 테슬라와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 중심의 스마트카 개발이 미국에서 한창이다. 국내 기업들도 이들 기업 협력사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개념 정립이 안 된 스마트카 개발에 성공했다고, 미국이 스마트카 시장을 장악할 수는 없다.

이동수단 시장은 패권 국가의 글로벌 스탠더드 전환 능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패권을 장악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2021년부터 2030년까지 향후 10년간, 세계는 패권국 전환 가능성이 높은 시기. GDP 2위 중국이 1위 미국을 역전할 수 있다.

18세기, 영국은 식민지의 원료와 자국의 방직물을 전달하는 철도를 통해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19세기 후반, 세계 패권을 장악한 미국은 자동차와 항공 산업을 육성했다. 이동 수단 개편을 통해, 패권 경쟁에서 영국을 완전히 극복하겠다는 전략이었다.

4종 4횡을 넘어, 8종 8횡으로 이어진 자국 고속철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로 연결하려는 중국. 철도, 열차, 드론으로 새로운 패권 국가 교통수단 주도권을 장악할 기세이다. 그때엔 인구 10억 남북미, 오세아니아는 60억 아유아 삼대륙에서 분리된다.

중국 전략이 성공하면, 스마트카의 개념을 정립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허사가 된다. 아유아 삼대륙은 비행기만큼 빠르고, 안전한 고속철로 하나가 될 것이기 때문. 미국이 영국에게 그랬듯, 중국도 미국 교통수단을 극복하며 세계 패권 장악에 나설 것이다.

아유아 삼대륙을 하나로 묶는 일대일로는 초상식 전략. 20년 이내, 부산에서 케이프타운, 런던을 비행기 속도의 고속철이 주파한다. 중국은 미국을 극복하고, 자국 스마트비히클 개념을 관철시킨다. 미국 중심 세계관, 스마트카 개념에 수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