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징조들> 벤 버냉키ㆍ티머시 가이트너ㆍ헨리 폴슨 주니어 지음, 마경환 옮김, 이레미디어 펴냄.

2008년 금융위기 국면에서 해결사로 나섰던 3인이 만났다. 당시 연준 의장 벤 버냉키, 재무부 장관 헨리 폴슨,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티머시 가이트너가 금융 위기와 극복방안에 대해 대화한다.

재앙에는 전조현상이 있다. 금융위기 수년 전부터 가계 부채가 증가했다. 9.11과 이라크전쟁 등으로 불황이 닥치자 2000년대 초저금리가 도입됐는데, 이때부터 대출이 늘면서 집 값이 계속 올랐다.

2004년 초저금리 정책이 종료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저소득층 대출자들은 원리금 갚기가 힘들어졌다. 주택 매물이 쏟아졌고 값은 뚝뚝 떨어졌다.

못 버틴 상당수 대출자들이 파산했다. 모기지 채권을 기초자산을 한 파생상품들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러더스 등 투자은행,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대형 모기지 대출 회사, AIG 같은 보험사 등 비은행권 금융기업들은 만기 전환이라는 위기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었다.

이들은 대규모 환매 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 예금 보호 안전장치가 없었다. 필요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연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산 버블이 터질 경우 어느 정도의 금융 손실을 입는 것이 불가피하다. 모든 디레버리징을 막거나 지속 불가능한 좀비기업을 살려두려는 노력은 역효과를 낳을 뿐이다.

그러나 심각한 금융 시스템의 위기는 저절로 소멸되지 않는다. 특히 두려움과 불확실성이 지나치게 커지면 위기를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까지 이를 수 있다. 심각한 공황 상황을 진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부의 개입이다.

금융위기가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가운데 3인의 해결사는 정부 관계자들의 총책임자라는 위치에서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기준을 마련했고 그에 따라 행동하기 시작했다. 일각의 반대 속에서 정부의 개입이 시작되자 화산 폭발과 같았던 위기는 진화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