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4일 세상에 없던 새로운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었다.새로 부임한 국토교통부 장관이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다.기존에 반복해오던 수요 억제 정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향성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었다.

간략하게 보면 2월4일 발표된 25번째 부동산 대책은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우선 서울 32만호를 포함해 전국에 83만호의 주택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주택 공급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제도적으로는 공공주도로 기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고 경제적으로는 용도지역 변경과 용적율 상향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 핵심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혁명적인 2.4 부동산 대책은 디테일이란 측면에서 이상한 점이 몇가지 있다.

첫째 , 수도권에 공급하겠다는 32만호에 대해서는 어느 지역인지 , 어디의 용도지역을 변경해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없다.

물량이 어디서 어떻게 공급될 것인가에 대해 발표된 내용은 이렇게 표로 정리된 것이 전부다.역세권,준공업,저충주거 지역에 대해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을 하겠다는 계획이라면 어느 지역이 여기에 해당되는지도 함께 발표되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결정적인 이상함이 있으니 , 바로 [주택공급]이 아니라는 것.위에 보이는 숫자들은 공급 부지 확보 물량이다.2025년까지 앞으로 5년간 부지런히 서둘러서 총 83만호의 집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집지을 땅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 어느 지역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대책발표일 이후 공공주택 복합사업 구역 내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아파트․상가 우선공급권 미부여 추진(현금청산 대상)하겠다는 점도 이상하다.어느 지역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운 나빠서 내가 산 상가나 집이 속한 동네가 개발구역으로 지정되면 시세에 훨씬 못미치는 공시지가 수준으로 나라에서 가져가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일종의 복불복 게임이다.내가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지역은 과연 개발구역이 될까 안될까하는 것을 맞춰야 한다.운 나쁘면 개발구역에 당첨되서 손해를 보는 것이고 운 좋으면 개발구역에 당첨안되지 않는 것이다.

기댓값이라는 것이 있다.요약해보자면 [어떤 사건에 대해 가질 수 있는 확률]이라 할 수 있다.가장 쉬운예로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100원을 받을 수 있는 게임을 한다고 했을 때 동전을 던질때의 기댓값은 50원이다.앞면이 나와 100원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1/2이고 뒷면이 나와 전혀 돈을 받을 수 없는 확률도 1/2이니 이를 계산하면 50원이 되는 셈이다.

금번 부동산 대책이후 아파트를 제외한 빌라,상가등의 부동산을 매입하게 되면 확률을 잘 따져봐야 한다.혹시라도 그 지역이 개발지역으로 지정된다면 나라에서 공시지가만 주고 나가라고 할테니 말이다.돈을 잃을 것이 뻔한데 빌라,오피스텔을 매입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대신 확률적으로 가장 안전한 부동산 매입은 서울 지역의 신축 또는 (재개발/재건축 대상이 아닌) 일반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이다.개발지역에 해당되는 경우라도 나라에서 낮은 가격에 가져갈 걱정도 없고 혹시라도 개발지역에 해당되지 않는다해도 수요는 계속 있을테니 말이다.기대값을 고려하면 신축/일반 아파트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다.결국 아파트의 가격은 더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수요가 몰릴테니까.

집값을 잡겠다고 공급대책을 발표했는데 [확률적]으로 아파트 가격은 더 올라가게 될 것이다.새로운 국토교통부 장관은 김현미 매운 맛이 아닌 김현미 이상한 맛이다.나름대로 고심하고 준비해서 발표한 내용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앞으로 더 자주 이상한 맛을 자주 느끼게 될 것 같다.개인적인 예상으로는 40번째 부동산 대책까지 발표하시지 않을까 싶다.그것도 이상한 대책들로 꽉 채워질 것이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