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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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금교영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맹견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보상하는 ‘맹견 책임보험’을 줄줄이 선보일 예정이다. 2월 12일 개정 동물보호법 시행으로 맹견 소유자는 배상책임 보험을 반드시 가입해야하며, 미가입 시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됨에 따라 보험사에서도 관련 상품을 내놓는 것이다.

1일 보험업계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월 25일 하나손해보험을 시작으로 삼성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NH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맹견보험을 출시할 계획이다. 단독보험 또는 기존 펫보험에 특약 형태로 출시되며 준비 중인 보험사들 대부분이 개정법 시행 일자인 오는 12일 이전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하나손보·삼성화재·농협손보, 단독상품 판매

가장 먼저 맹견보험 판매를 시작한 하나손해보험과 삼성화재, NH농협손해보험은 단독보험으로 상품을 출시한다.

맹견보험은 맹견으로 인해 발생한 다른 사람의 사망·후유장애·부상, 다른 동물에게 입힌 상해 등을 보상하는 상품이다.

해당되는 견종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의 개 등 맹견 5종으로 3개월령 이상이어야 한다. 보상내용은 ▲다른 사람이 사망 혹은 후유장애의 경우 1명당 8000만원 ▲다른 사람이 부상당하는 경우 1명당 1500만원 ▲다른 동물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사고 1건당 200만원이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과 같이 가입기간은 1년이다. 기존 맹견 소유자는 다음달 12일까지,신규 소유자는 맹견 소유하는 날 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보험 만료일 이전 갱신해야 한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갱신하지 않은 경우 1차 위반시 100만원, 2차 200만원, 3차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맹견보험 가입비용은 마리 당 연 1만5000원, 월로 나누면 1250원 수준이다. 가장 먼저 맹견보험 판매를 시작한 하나손해보험의 ‘하나 맹견배상책임보험’ 보험료는 1만3050원으로 좀 더 저렴하게 정해졌다. 삼성화재는 1만5000원선, NH농협손해보험은 약 1000원 가량 높게 책정됐다.

NH농협손보 관계자는 “맹견보험 판매를 위한 내부준비는 끝났고 금융감독원의 상품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이르면 다음주 판매를 개시할 것”이라며 “단독보험 형태로 보험료는 1만6000원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출처=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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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보 등 기존 펫보험 특약 형식 출시

기존 펫보험 상품이 있는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은 특약 형태로 맹견책임보험을 내놓는다. 현재도 펫보험에 반려견이 다른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힌 경우 그 피해를 보상하는 특약이 있지만 대부분 보장금액이 500만원 선으로 설정돼있고 대형견인 맹견은 보험가입이 어려웠다.

농식품부 자료 중 단독과 특약 형태 모두 포함된 롯데손해보험의 경우도 단독상품보다는 기존 펫보험에 특약형태로 맹견보험을 선보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정확한 출시 날짜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판매를 개시한 하나손보 이외 다른 보험사의 맹견보험 보험료와 보장내용 등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책임보험인 만큼 대동소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특약형태로 출시되는 맹견보험의 보험료는 단독보험 형태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의무보험인 배상책임보험은 상품 구조는 동일하고 판매하는 보험사가 어디냐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이며, 주계약과 특약 여부에 따라 보험사별로 보험료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존 펫보험에 특약형태로 맹견보험 출시를 앞둔 DB손해보험의 보험료는 월 2000~3000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료가 비싸지 않은데다 사고 발생 시 보상 내용을 생각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율 걱정을 해야하는 상품”이라며 “수익성보다는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정부 정책 협조 차원에서 상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보장 수준을 확 높여 가입자 유치 경쟁을 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