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도 올해 신년사에서 ‘ESG경영’을 경영방침으로 표명하지 않은 기업이 없을 정도로 ESG경영이 화두에 올랐다.

ESG란 Envi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 이 세 가지를 기준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것을 말한다.

단적으로 과거에는 기업의 존재 가치를 이윤 창출에 두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 회사인지가 중점 평가 기준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익만 내는 기업만이 아니고 환경-사회-윤리적인 문제에도 얼마나 적극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기업을 경영하는 지를 평가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ESG 세 가지 기준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환경은 말 그대로 현재 전세계가 저탄소 배출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기업이 경영활동을 하면서 탄소 배출을 얼마나 줄이려고 노력하는지 등, 즉 얼마나 친환경적인 기업인지를 판단한다는 뜻이다.

사회는 기업이 제품의 생산활동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안전성이나 평등 고용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그리고 주주만을 위한 경영이 아닌 지역사회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등을 살핀다는 것이다.

지배구조는 기업의 지배 구조가 얼마나 투명한지, 그리고 법과 규칙을 얼마나 잘 지키면서 윤리적인 경영을 위해 노력을 하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는 말이다.

ESG 경영기업 올바른 방향성 갖고 운영

ESG 평가 기준을 잘 지킨다는 것은 그 기업이 올바른 기업 경영의 방향성을 갖고 운영하고 있다는 방증이 된다. 따라서 그 기업은 미래 가치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노력하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반대로 겉으로는 ESG 경영을 한다고 말로는 크게 선전하고 실제로는 고용현장에 미성년자를 고용한다든지, 무임금 노동으로 임금을 착취하는 등 경영을 한다면 이는 사회-윤리적으로 지탄을 받아 머지않아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기업이 될 것이다.

이처럼 최근 ESG 경영과 투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기업이 ESG 경영을 하면 재무적인 안정성이 확보되고 영업이익도 증가할까? 의심한다.

투자자들은 ESG경영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면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염려한다.

전문가들은 “ESG경영을 하는 기업은 당장은 영업이익이 낮아질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펀더멘탈이 탄탄해지고 지속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또 피투자기업은 자본력이 우량한 기관투자자나 정부기관으로부터 안정적인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익이 된다”고 설명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올해 ESG 경영과 투자가 시장의 화두가 된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팬데믹 확산에 의해 환경문제로 대두되어 부각된 면이 있다”면서 “ESG는 지난 2005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 기준에 사회-윤리적책임까지 포함되어야 한다는 평가기준이 설정되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특히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한 친환경 대처 인식은 미국의 바이든 신정부의 친환경정책과 함께 무게가 실리고 속도가 빨라지게 되었다”면서 “유럽연합의 2050년 탄소중립 그린딜 협의, 우리나라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 중국의 탄소중립 참여 등 친환경 테마를 미래먹거리 블루오션시장으로 인식 선점 경쟁을 벌일 정도로 글로벌 이슈로 자리매김되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서 “ESG는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ESG 평가요소를 기업경영에 조화롭게 활용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환경과 사회문제 등에서는 다수의 기업이 평가기준에 접근하고 있으나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여전히 기업경영권 승계문제와 재벌의 낮은 지분에 의한 문어발식 기업지배 등 미흡한 부분이 많이 노출되고 있다” 하고 “특히 사외이사들의 의사 결정권 독립성 미확보, 의사 결정 참여 횟수와 빈도 미흡 등 부작용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그는 “기업 경영의 핵심가치로 ESG를 도입하는 이유는 실질적인 기업 경영에 ESG 평가기준을 조화롭게 적용하여 기업의 펀더멘탈이 튼튼해지면 매출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도 증가하여 기업과 투자자가 모두 윈윈하는 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SG 경영기업‧투자자 쌍순환 이익

글로벌 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글로벌 ESG펀드의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으며 지난 2019년말 기준으로 펀드의 규모가 45조 달러(약 5경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BOA(뱅크오브아메리카)에 의하면 향후 20년간 20조 달러가 신규로 ESG펀드에 유입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ESG 경영 피투자기관을 엄격하게 선별하여 투자하는 투자기관은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 대형 투자자들이 있다. 또 미국의 우량 ESG피투자기업으로는 MS-앤비디아-구글-코카콜라-테슬라-애플 등이 꼽힌다.

국내에서는 국민연금과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이 우량 ESG 피투자기관겸 우량 투자자로 꼽힌다.

신한은행은 ESG 평가기준을 적용하여 환경오염 물질이나 탄소배출이 많은 기업에게 대출을 축소하거나 연장을 제한하는 등 방법으로 피투자기업을 선별 우대한다.

국민은행은 종이 장표를 없애고 전자통장 등을 활용하여 물자를 절약하고 저탄소 배출 기업에게는 대출금리를 할인하는 등 방법으로 피투자기업을 선별 우대한다.

우량 피투자기업은 우량 투자자들로부터 낮은 비용을 들여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투자자에 의해 ESG성과가 좋은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는 장기간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서 기업 경쟁력과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피투자기업은 경쟁력있는 상품을 공급하여 매출이 증가하고 따라서 영업이익이 증가하게 된다. 영업이익이 증가하면 기업은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높게 지급할 수 있다. 자본가치 면에서는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여 자본이익도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ESG 기준을 잘 지켜 경영하는 기업과 투자자는 모두 장기적으로 동반자의 연결고리가 생겨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쌍순환의 이익을 볼 수 있다.

김민석 지속가능연구소 소장은 ““ESG는 지난 2006년 UN PRI(유엔 책임투자원칙)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기업에 투자 시 수익성 등 재무적 성과 이외에 피투자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비재무적 요소를 함께 평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면서 “우리나라에서 ESG가 기업경영과 투자의 가치 기준으로 새롭게 부각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기업의 적극적인 친환경 참여와 사회적책임 담당이 향후 기업 경영의 핵심가치로 자리매김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어서 그는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기업이 중심 존재가치를 주주이익 극대화에 목적을 두고 기업 경영을 했으나, 앞으로는 유엔과 연기금, 블랙록 같은 해외투자기관으로부터 시작된 ESG 평가기준에 의한 경영과 투자원칙이 한국기업에게도 더 이상 예외가 될 수 없는 공통의 기준으로 자리매김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ESG는 환경보호에 대한 노력(Environment), 사회에 대한 관심(Social), 건강한 지배구조(Governance)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이고 성장과 존망을 결정하는 필수요소”라면서 “ESG를 기업경영과 투자에서 강조하는 이유는 투자관점에서 볼 때 장기적으로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과거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은 주주자본주의에 의한 주주가치 극대화로 이윤창출이 가장 중요한 가치였다” 면서 “그러나 향후의 대세적 기업의 경영가치는 재무적 성과가 일시적으로 낮아지더라도 ESG평가 기준이 제시하는 윤리적-사회적책임을 다하는 기업가치가 새로운 기업 경영의 트랜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이유는 올해 열리는 다보스 포럼의 아젠더가 ‘이해 관계적 자본주의’라며 기업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사회와 환경, 지배구조 면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 하여 공동의 선을 이루는 목표에 참여할 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 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ESG 평가 지표는 평가기관에 따라 내용이 조금씩 달라 일정한 표준화 기준에 의한 평가는 불가능하다” 면서 “재무적 정보가 아닌 비재무적 평가 요소에는 ‘환경오염 작업장, 아동 노동자 고용, 불공정 급여 지급’ 등 사회-윤리적책임을 강조한 최소한의 비재무적 요소들” 이라고 말하고 “환경 보존-사회적 책임-윤리적 투명성 경영 등에 노력을 경주하여 ‘기업의 지속 가능성 지표를 달성하는 것’이 ESG의 가장 중요한 핵심가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