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기상 이변 발생

지난 1월 13일, 사막기후 지대 알제리 아인세프가 영하 3도까지 떨어지고 눈보라가 휘날린 일이 벌어졌다. 다음날 14일에는 사우디 남서부 아시르가 50년 만에 영하 2도까지 기온이 내려가고 눈이 내렸다고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이보다 1주일 앞선 지난 1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아열대기후 대만에도 한파가 발생해 126명이 사망했다. 1월 평균 기온이 13-16도로 따뜻한 대만은 난방시설이 없어, 예년보다 6, 7도 정도 기온이 떨어지자 이런 일이 벌어졌다.

지중해성 온난기후 스페인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1월 9일, 수도 마드리드의 적설량은 50cm로, 1971년 이후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항공, 철도, 도로 등 교통이 마비됐고, 북서부 레온은 영하 35.8도까지 내려갔다. 온대성 기후지역 일본의 최근 상황도 이례적이다. NHK는 지난 1월 7일-10일에 호쿠리쿠 지방에 내린 폭설로 8명이 숨지고, 277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적어도 10개 관측 지점의 적설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온대성 기후지역 중국도 지난 1월 7일, 수도 베이징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9.3도로 196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평균 기온이 32도인 말레이시아도 지난 1월 초 주요 지역 기온이 21-23도를 오가자 불안이 커졌다.

지난 1월 18일, 해양성 기후와 대륙성 기후 중간지대인 폴란드도 기온이 영하 28도까지 떨어졌다. 터키 이스탄불 역시 폭설로 도로 운행이 중단됐고, 동유럽 세르비아와 알바니아에서도 전력 공급 이상, 수도관 동파 등이 발생했다.

 

연평균 기온 변화의 원인

이러한 이상 기온 발생과 관련된 보도 중에서 주목할 것이 있다. 세계 각국의 이상 기온이 공통적으로 50년 전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난 5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세계 각국의 연평균 기온이 상승했던 것일까?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9세기 이후 지구 표면 온도가 1.18도 상승했다고 밝힌다. 그리고 저변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가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40년간, 특히 최근 7년의 지구 온난화가 이런 현상을 가속화했다고 덧붙인다.

세계기상기구(WMO)도 1월 15일 보고서에서 2020년 지구 평균기온이 14.9도라고 밝혔다. 1850년 관측을 시작한 후 가장 더웠던 2016년과 2019년과 같은 수치로, 기후변화가 지구 전체의 생명과 생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밝혔다.

BBC는 2020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이 인류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2020년 5월 기준 이산화탄소는 417ppm을 기록했으며, 이 수치는 무려 400만 년 전 플라이오세 시대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2020년 지구를 냉각시키는 효과가 있는 ‘라니냐’가 발생했음에도 온난화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특히 북극에서 가장 눈에 띄게 온도가 올라갔다”고 우려했다. 기후 비상사태를 준비하라는 뜻이다.

 

원유 소비량 급감과 중동의 변화

미국 석유 기업 엑슨모빌은 2020년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뒤, 다우존스 산업지수에서 퇴출되는 굴욕을 당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석유 소비량이 줄고, 유가 하락이 이어지며 나타난 상황이다. 엑슨모빌은 일시적 현상으로 여긴다.

반면 유럽 최대 석유 기업 BP는 2030년까지 석유 가스 생산을 40% 감축하고,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 확대를 선언했다. 석유 시대가 종말을 맞았으므로, 대체 에너지 사용을 선도,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석유 시대 종말을 대비한 산유국의 변화가 주목된다. 지난 1월 17일, 블룸버그 통신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 ADNOC가 자국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ADQ와 손잡고 수소 개발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수소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문제에 대응,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 수소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하면서 수소를 만드는 블루 수소를 만들어 판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아부다비 정부뿐 아니라 일부 중동 원유 생산국도 오염 발생이 적은 대안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커지자, 수소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도 세계 최대 수소 수출국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대체 에너지 사용 증가와 세계 기상 변화

지난 1월 20일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는 현존하는 위협”이라고 우려를 표명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을 신청하고 ‘키스톤XL’ 송유관 건설사업을 취소했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키스톤XL은 캐나다 서부 앨버타에서 미 몬태나, 네브래스카, 오클라호마 등을 거쳐 남부 텍사스까지 3,500km의 송유관을 건설하는 90억 달러(10조 원)의 초대형 사업. 오바마 대통령이 불허한 사업을 바이든 대통령이 취소했다.

미국의 움직임은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이 녹색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에 관세를 많이 부과하면, 대미 수출국은 미국의 요구에 부응할 수밖에 없다. 녹색에너지 사용 제품으로 세계 표준이 자연스럽게 바뀐다.

산유국들이 수소에너지 개발에 나서고, 미국이 녹색에너지 사용을 권장하면, 세계 각국의 에너지 표준은 자연스럽게 전환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최근 세계 각국에 나타난 기상 이변은 사라질까? 그리고 세계는 기상 안정을 찾을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NASA와 WMO가 주장한 대로, 지난 50년간 상승한 1.18도 지구 표면 온도 하강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생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당연히 세계 각국의 산업 지평도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