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항공기(왼쪽),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오른쪽). 출처=각 사
대한항공 항공기(왼쪽),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오른쪽). 출처=각 사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항공업계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재도약을 위한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여행 수요가 본격 살아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돌파구 모색에 나선 것이다.

대한·아시아나항공, 통합 시너지 준비 한창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항공사들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준비에 분주히 나서고 있다. 풀서비스캐리어(FSC)들은 안전과 시스템을 정비하는가 하면 통합항공사 준비에 나서는 등 안팎으로 고삐를 죄고 있으며,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신규 항공기 도입을 통한 중장거리 노선 진출과 화물 사업 확대, 시스템 정비 등 내부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식이다. 

우선 대한항공은 다양한 혁신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 하고 있다. 가장 큰 축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한 세계 7위 메가캐리어(대형항공사)로의 도약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서면 실사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현장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이달 중순까지 국내외 기업결함심사, 유상증자 등과 함께 3월 중순 인수 후 통합과정(PMI)을 거쳐 상반기 내 양사 통합 작업을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최근 자사 데이터와 어플리케이션에 IT시스템 클라우드를 도입하는가 하면, 고객 편의성 강화 차원에서 홈페이지와 앱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등 내부 시스템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수를 목전에 둔 아시아나항공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에 한창이다. 대한항공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항공기 정비 수행 등 안전 강화는 물론 경영 정상화를 통한 턴어라운드에 박차를 가한다.

정성권 아시아나항공 신임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코로나19 시대의 생존과 대한항공과의 인수·통합이라는 매우 엄중한 상황에 직면했다”며 “대한항공과의 통합과정에서 양사가 최대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안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타협할 수 없는 우리의 최우선 가치”라고 강조하며 “하루빨리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9일 서울 강서구 하늘길 제주항공 회의실에서 진행한 ‘제주항공 차세대 여객 시스템 도입 계약 체결식’에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왼쪽)와 크리스토퍼앨런 나비테어 전략본부장(오른쪽)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제주항공
지난달 9일 서울 강서구 하늘길 제주항공 회의실에서 진행한 ‘제주항공 차세대 여객 시스템 도입 계약 체결식’에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왼쪽)와 크리스토퍼앨런 나비테어 전략본부장(오른쪽)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제주항공
티웨이항공 김포공항 안전훈련센터 내 운항통제실에서 겨울 폭설 상황에 대비한 현장 대응 훈련을 진행하는 모습. 출처=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 김포공항 안전훈련센터 내 운항통제실에서 겨울 폭설 상황에 대비한 현장 대응 훈련을 진행하는 모습. 출처=티웨이항공

LCC, 중장거리 노선 뚫고 시스템 바꾸고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포스트 코로나19 준비는 내부 역량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중장거리 노선 취항과 함께 시스템 정비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 플라이강원 등이 현재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준비 중이다. 특히, 지난해 취항 10주년을 맞은 티웨이항공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해 말부터 A330-300 3대의 항공기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TFT를 꾸려 도입 준비를 진행 중이다. 새로운 기종 도입으로 티웨이항공은 호주 시드니를 포함해 크로아티아 호놀룰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중장거리 도시에 취항해 차별화된 노선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예정이다. 

이 밖에도 에어부산은 최근 차세대 항공기인 A321LR을 중거리 노선인 방글라데시 다카에 국내 LCC 최초로 비행기를 띄웠으며, 플라이강원 또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중장거리 노선 확대를 위해 올해 중형기재를 도입할 방침이다. 지난 2015년 국내 LCC 최초로 중장거리 노선인 인천~호놀룰루에 비행기를 띄운 진에어도 국제선 수요에 따라 중장거리 노선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화물전용기로 개조한 중대형기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 IT 시스템을 도입하며 디지털 전환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고객 서비스 편의 향상은 물론 코로나19 종식 후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제주항공은 고객서비스시스템(PSS)을 교체하며 서비스 편의 제고에 나선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차세대 PSS 운용사로 나비테어를 선정했다. PSS는 항공사 핵심 시스템으로 항공권 예·발권 시스템, 수속 카운터 시스템, 고객 관리 시스템, 마일리지 시스템 등을 포괄한다. 제주항공은 차세대 PSS를 도입해 예약, 발권, 고객불만 처리 등 고객서비스의 전 부문에 대한 체질 개선을 추진한다. 또한 다양한 방식의 고객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코로나19 이후 항공시장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진에어 또한 최근 기내 스마트 업무 환경을 구축을 완료했다. 진에어는 최근 전 항공기 기내에 태블릿 PC를 비치하고 기존 매뉴얼 업무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했다. 특히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다양한 정보를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객실승무원들은 태블릿 PC를 이용해 비행 전 필수 점검 항목인 운항 정보, 탑승객 예약 정보, 기내 면세 및 유상 서비스 상품 관리 등 정보를 손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 또한 국내외 모든 항공편에서 발생하는 종이 소비가 줄어들고 자동화 시스템을 통한 업무 효율성이 높아져 환경 보호 및 정시율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이외에도 티웨이항공은 최근 1600평 규모의 항공훈련센터를 완료해 운항 및 객실승무원들의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훈련을 지속 진행하고 있으며, 각종 교육기관과 협력해 정비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등 지원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마냥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 같다”며 “코로나19 종식 후 폭발적인 수요가 기대되는 만큼 항공사들이 적극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으며, 이 같은 행보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