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2028년 미중 경제 역전 전망

지난 12월 25일,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중국이 2028년에는 미국 경제 규모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연구소는 과거에 2033년이 되어야, 미중 경제 역전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5년 앞당긴 것이다.

CEBR이 미중 경제 역전 시기를 단축한 이유는 코로나19 때문. CEBR은 “중국은 코로나19에 즉각 반응했고, 그 결과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적 피해가 덜했다”며, “지난 2020년 중국은 2% GDP 성장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CEBR은 중국 관련 2가지 전망을 추가 발표했다. 우선, 경제 성장률. CEBR은 중국의 연평균 성장률을 2021-2025년 5.7%, 2026-2030년 4.5%, 2031-2035년 3.9%로 내다봤다. 서서히 성장 저하 시작된다는 말이다.

두 번째는 인구. CEBR은 중국 인구가 2029년 14억 4,0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100년에는 10억 명으로 떨어지며 고령화가 빨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2027년부터 인도가 빠르게 중국 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예측했다.

CEBR의 전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중국 경제 영향력. 2028년이 되면, 중국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런 분석은 의미가 없다. 이미 중국은 세계 경제 전체를 좌우할 대국이 되었다.

 

EU, 중국과 투자협정 체결

5일 뒤인 지난 12월 30일, EU은 중국과 투자협정 체결에 합의했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7년 만에 이룩한 성과이다. 그러니까 EU는 2021년을 맞기 전, 난항을 거듭한 브렉시트 협상과 중국 투자협정을 모두 체결한 것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영국이 빠져나간 자리에 중국이 들어온 모양새이다. EU와 중국 양측 기업의 상대국 시장에 대한 접근이 더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협상으로 골머리를 앓던 EU는 품안의 히든카드 중국을 꺼내 들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중국과 투자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원칙적으로 끝냈다”며, “보다 균형 잡힌 무역과 더 나은 사업 기회를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유럽기업의 중국 접근권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그러자 중국의 답신이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EU와의 투자협정은 양측의 투자자들에 더 넓은 시장과 더 나은 기업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개방에 대한 중국의 결의와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합의에 대해, 외신들은 EU가 받을 수혜만 강조했다. EU의 전기차, 민간병원, 부동산, 광고, 해양산업, 통신 클라우드 서비스, 항공운송 예약시스템과 지상 업무 등의 분야에서 중국 내 영업을 할 수 있게 된 점을 부각한 것이다.

 

중국, 역외 달러채 부도 사상 최고 수준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보도와 달리, 중국 경제 실상은 밝지 않다. 지난 12월 23일, 한국 국제금융센터는 중국 기업의 역내 회사채 디폴트(부도)가 급증했고, 역외 달러채 디폴트 규모도 사상 최고치 86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물론 86억 달러면, 한화로 약 9조 원. 중국 경제 전체로 보면, 큰 액수는 아니다. 하지만 국제금융센터가 내놓은 분석 보고서를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중국의 역외 달러채 발행 잔액이 점점 늘어왔다는 사실을 드러나기 때문이다.

2018년 6,454억 달러, 2019년 7,623억 달러, 2020년 8,612억 달러로 늘었다. 2020년 신규 발행은 2,135억 달러로, 2019년(2,137억 달러)과 비슷하지만, 디폴트율은 1.1%로 2019년의 2배 수준. 2018년, 2019년의 디폴트율은 0.6%.

코로나19의 여파로 디폴트가 2배로 늘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중국 경제는 이미 위기 상황에 놓였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은 중국 정부의 보증을 받던 지방정부 국유기업 디폴트율이 1.5%에 이른 사실로 확인할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중국 역외 달러채 디폴트 규모 자체는 아직 크지 않지만, 중국 정부가 디폴트를 용인하고 있어 역외 디폴트가 늘어나면서 시장 혼란이 커지고 아시아 크레딧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자체 분석했다.

 

중국, 미국 국채 보유량 4년 내 최저

이런 가운데, 지난 12월 20일, 중국 경제지 제일재경은 미국 재무부 발표를 인용해서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을 발표했다. 2020년 10월 기준,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1조 540억 달러. 중국은 3분기에만 77억 달러를 매각했다.

1조 2,695억 달러로 미국 국채 최대보유국 일본에 이어, 2위인 중국. 1조 2,695억 달러는 1,100조 원. 2018년까지 1위였던 중국은 2019년부터 미국 국채 보유량을 계속 줄였고, 6월부터 1위 자리를 일본에게 내주고 2위로 밀렸다.

중국의 미국 국채 매각 이유에 대해서, 제일재경은 “계속되는 지정학적 리스크, 외환보유고 다변화, 탈 달러화 등의 국제적 트렌드가 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자산 미국 국채에 대한 매력이 주요국에서 떨어졌다는 해석이었다.

그러나 제일재경 분석은 사실과 다르다. 1위 일본은 여전히 미국 국채를 신뢰하고, 3위 보유국 영국은 오히려 2020년 10월 139억 달러를 매입, 4,428억 달러로 보유량을 늘렸다. 중국만 팔았다. 미국 압박 목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중국의 매도는 EU 투자, 내부 수습비용인 것 같다. CEBR 분석과 달리, 중국은 코로나19 피해가 크고, 기업 디폴트가 계속될 분위기. 코로나19가 계속되면, 중국발 경제위기가 올 수도 있다. 한계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