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코로나19 백신의 보급이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글로벌 경제의 회복 속도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고성장이 예상되는 남미 신흥국 브라질펀드의 수익률이 큰 폭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브라질펀드 3개월 수익률 21.29% 국가펀드 중 선두

펀드닥터 제로인에 따르면 29일 현재 브라질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21.29%로 국가 시장별 펀드 중 가장 우량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다음은 베트남-인도-독일-러시아-중국 등 국가시장이 뒤를 잇고 있다.

동남아 신흥국의 대표시장으로 꼽히는 베트남펀드와 인도펀드의 동기간 수익률은 각각 17.91와 17.53%를 기록하며 차이를 보이고 있다. G2국가시장인 중국펀드와 북미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12.58%, 11.37%를 기록하여 단기간 수익률에서 격차를 보였다.

동기간 국내 K200인덱스의 수익률은 23.71%로 국내 시장의 활황 상황이 반영되어 해외국가별 펀드 대비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펀드 중 상위 TOP5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21.63%로 더 우량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펀드의 단기 수익률은 회복세에 있으나 최근 1년 수익률은 -19.59%를 기록하며 장기 부진했던 시장 상황을 명확한 수치로 나타내고 있다.

남미 신흥국 중에서 브라질은 매우 넓은 내수시장을 보유한 국가시장이고 특히 원자재와 농산물이 풍부한 자원 부국으로 꼽힌다. 그러나 브라질 경제는 리오올림픽 개최 이후 최근까지 높은 실업률과 정치-경제적 리스크 등으로 깊은 경기 침체 상황에 빠져있었다. 더구나 코로나19의 팬데믹 확산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4만 명을 넘어 미국의 22만 명 다음으로 많다. 또한 사망자와 누적 확진자수도 세계 2위를 고수하고 있어 우려스런 상황에 처해 있다.

이에 브라질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격리, 봉쇄 등 강화된 방역조치를 취하면서 사회활동과 가계소비가 줄고 경제는 더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한편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1일 재정 부담을 이유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더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의회를 중심으로 더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브라질 기준금리는 한때 14.25%까지 올라갔었으나 현재는 2% 수준까지 내려가서 안정선을 되찾아 가는 중이다.

브라질의 2% 기준금리는 1996년 기준금리가 도입된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브라질 경제의 회복을 위해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연장과 기준금리 추가 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권고하고 있다.

철광석‧구리 등 원자재, 대두 수출 증가 경제 회복 견인

브라질은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한 대표적인 국가로 꼽히며 전반적인 국가 경제도 침체한 상황이었지만 올해 4분기 이후 경제 회복세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브라질의 제조업 PMI는 64.9를 기록하며 상승했다. 이는 지표가 확인되는 25개국 중 가장 높은 것이고, 자체적으로 보면 2006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브라질의 품목별 수출 현황을 보면 철광석과 구리의 반출량이 증가하고 있고, 브라질 전체 수출의 32.3% 비중을 차지하는 원자재 수출의 증가는 중국의 회복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브라질 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12월 1일(현지 시간) 현재 지난 10월까지 전체 수출액 1741억 4700만 달러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 중국 수출 실적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11.1% 늘어난 585억달러를 기록했고 소고기, 대두, 철광석, 원유 등의 수출이 급증한 데 따른 결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브라질의 대 중국 수출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두(콩)의 경우 브라질 대두 수입 1위 국가는 중국으로 전세계 대두 수출량 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대두 수출 최혜국이다.

반면 대 미국에 대한 수출 실적은 지난해 대비 30.6% 감소한 171억 달러로 수출 비중은 9.84%로 낮아지고 있다.

경제 활성화의 영향을 대변하는 증권시장의 지수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브라질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29일(현지시간) 현재 119,123.70포인트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치인 연초 1월 23일의 119,527포인트에 가장 근접한 상황이다.

3분기 말인 지난 9월30일 종가 93,580.35 대비해서는 25,543.35포인트(27.29%↑)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지난 3월 23일 63,569포인트 대비해서는 55,554.70포인트(87.39%↑) 상승하여 하락폭을 대부분 만회했으며 경기 회복세가 꾸준한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올해 연초 이후 35% 하락했다. 올해 헤알화 환율은 달러당 4.0232헤알로 시작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5월13일에는 달러당 5.9007헤알까지 치솟았다. 이후 헤알화 가치는 하락 폭을 조금씩 만회했으나 연초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못했고, 현재는 5.1헤알 안팎에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헤알화의 가치 하락 이유는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기준금리 인하, 정치적 불확실성, 공공부채 증가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브라질 정부의 재정 악화로 인하여 외국인 자본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는 점도 헤알화 약세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헤알화가 코로나19 재확산과 백신 승인을 둘러싼 논란에도 달러 약세 효과로 강보합을 나타냈다" 면서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산,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등을 감안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라질 헤알화는 백신 기대 국면에 진입하며 큰 폭 반등 미 달러 대비 5.0헤알 초반 레벨까지 회복되었다.“ 며 ”지난 10월 말까지만 해도 6헤알에 근접했던 헤알화 환율이 11월 들어 급반등하며 강세 기조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코로나 충격 이후 가장 큰 폭의 약세를 기록했던 헤알화가 지난 11월 초부터 급반등한 배경에는 백신 기대가 크게 자리하고 있다.“ 면서 ”향후 헤알화 회복의 기울기는 점차 백신의 실효성이 증명되는 과정과 연동되어 확인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최근 브라질의 흐름은 의미있는 개선의 증거로 평가된다“ 면서 ”부족한 정책 여력은 백신이 보완하고 물가가 반등해도 시장금리 급등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 이라며 ”브라질 경제와 금융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재정건전성과 경제 펀더멘털 회복 여부“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