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두산인프라코어
출처=두산인프라코어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국내 건설기계업체 1·2위의 합병으로 글로벌 5위 수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자구안의 일환으로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10일 공시했다. 같은 날 현대중공업지주 또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으며 선정 공문을 수령했다”고 공시했다.  

두산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과 계약서 협의를 거쳐 빠른 시간 내에 본 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2~3주간 추가 실사와 협의를 거쳐 연내 본계약을 체결할 것이라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과 함께 두산인프라코어의 유력한 새주인으로 꼽혔던 유진그룹은 재무적 여력과 사업시너지 등 종합적인 부분에서 현대중공업그룹에게 뒤진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두산인프라코어 가격으로 8000억원 전후를 써낸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의 우발부채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채 남아있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DICC의 재무적투자자들과 주식 매매대금 지급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재 2심까지 완료한 재판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상고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두산그룹은 지난 9월 예비입찰 당시 해당 우발채무를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나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2심 판결대로 두산인프라코어가 패소할 경우 지분 20%를 약 7000~8000억원에 사들여야 한다. 이에 매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두산그룹 3조원 자구안 이행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던 두산인프라코어의 새주인이 정해지면서 경영정상화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최근 두산중공업은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청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클럽모우CC를 매각해 채권단 차입금 일부를 첫 상환했으며, 11월에는 두산 대주주들로부터 약 6000억원 규모의 두산퓨얼셀 지분 수증을 완료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경우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와 합쳐지면서 국내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은 50% 전후 수준까지 오르게 된다. 아울러 전세계 시장점유율도 4.5%까지 높아져 5위권 기업인 볼보건설기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