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신곡 ‘라이프 고즈 온’ 싱글 차트 ‘핫100’ 1위

BTS(방탄소년단)이 역사에 남을 일을 했다. 신곡 ‘라이프 고스 온(Life gose on)’으로 또다시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른 것이다. 주목할 것은 한국어 노랫말로 된 곡이라는 점. 빌보드 역사상 한국어 노래가 1위에 오른 것은 처음.

지난 11월 30일, 빌보드는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곡은 BTS가 지난 20일 발표한 새 앨범 “비(BE)”의 타이틀곡. 후렴을 뺀 대부분의 노랫말이 한국어. BTS는 미국 대중가요 인기차트에서 한국 가요로 1위를 차지했다.

BTS의 빌보드 1위는 올해 들어 3번째. 지난 8월,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로 최초로 빌보드 핫100 1위에 올랐고, 10월에도 ‘새비지 러브’ 리믹스 버전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라이브 고스 온’까지 3개월 동안 3번 1위 석권.

빌보드는 비지스의 “토요일 밤의 열기” 사운드 트랙이 거둔 기록(1977년 12월 - 1978년 3월) 이후 42년만의 최단기간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차트 데뷔와 동시에 1위에 오른 ‘핫 샷’ 데뷔를 두 번 이상 한 그룹도 방탄소년단이 유일.

이와 함께, 빌보드는 “비영어 곡이 ‘핫100’ 1위를 차지한 것은 루이스 폰시와 대디 양키의 스페인어 곡 ‘데스파시토’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어 가사 최고 기록은 2012년 7주 연속 2위를 기록한 싸이의 ‘강남스타일’.

 

빌보드 차트의 상징성

빌보드 핫100(The Billboard Hot 100)은 “빌보드”에 매주 실리고 있는 싱글 인기차트이다. 앨범 판매량을 기준으로 하는 빌보드 200과 함께 메인차트로 불리지만, 일반적으로 빌보드 차트는 빌보드 핫100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1894년 미국 뉴욕에서 창간한 빌보드. 1958년 8월부터 대중음악의 인기 순위를 집계하여 발표했다. 음원 판매량, 스트리밍,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한 싱글의 성적을 총망라한 것으로, 세계 대중음악에서 공신력을 인정받았다.

재미있는 것은 음악산업의 변화를 차트 선정에 그대로 반영한다는 사실. 싱글 음반 판매량이 제외되고, 유튜브 조회 수가 추가된 것이 그 예이다.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를 파악해서, 음악산업의 현실을 대중에게 소개해준다.

빌보드는 미국 음악시장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로컬 차트. 당연히 미국 가수, 혹은 영어를 사용하는 가수들의 음악이 차트를 움직일 수밖에 없다. 미국 가수들이 대부분이고,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영미권 가수들의 음악들이 중심이다.

핫 100 차트에서 1위를 가장 많이 차지한 가수는 20곡을 기록한 영국 비틀즈. 2위는 19곡의 머라이어 캐리. 아시아권에서 1963년 사카모토 큐가 일본어 노래 ‘위를 보고 걷자(上を向いて歩こう)’로 3주간 1위를 기록한 전례가 있다.

 

한국 가요의 빌보드 진출기

한국 가수들의 빌보드 진출은 보아의 일본 진출 이후에 본격화되었다. 보아의 일본 진출 성공 이후,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한류 붐이 시작되었다. 이후 기획사들은 한국 가수들의 미국 진출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 100’에 오른 것은 2009년 9월 원더걸스 ‘노바디(Nobody)’. 원더걸스는 미국 지상파 TV 출연을 통해서, 빌보드 진출한 경우. 하지만 최초 진출에, 빌보드 핫100 76위까지 오른 사실에 만족해야 했다.

2012년 9월,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미국에 진출했다. 경쾌한 멜로디와 재미있는 댄스로 유튜브에서 인기몰이를 한 ‘강남스타일’은 빌보드 핫100의 2위까지 올랐고, 이후 싸이는 몇 곡을 더 빌보드에 올렸다.

2016년 2월, 걸 그룹 2NE1의 리더 CL이 ‘LIFTED’로 미국에 진출했다. 미국의 공중파에 출연하면서, CL은 북미 투어를 통해서 미국 활동을 전개했다. ‘LIFTED’는 아이튠즈 9개국 톱10을 기록하며, 빌보드 핫100 94위에 올랐다.

이후 빌보드에 진출한 것이 바로 BTS. ARMY라는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팬덤을 바탕으로, BTS는 ‘DNA’(2017)로 빌보드 핫200을 점령한 뒤, 2020년 12월 5일 현재 빌보드 핫200 1위 5곡, 핫100 1위 3곡을 보유하고 있다.

 

BTS 빌보드 석권과 한국 경제의 상관성

빌보드는 ‘비틀스 이후 이런 팬덤은 처음’이라고 했고, 영국 음악 잡지 롤링스톤스는 ‘BTS는 비틀즈 이후 최고 그룹’이라고 평했다. 빌보드를 점령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BTS에 열광하는 팬덤은 미국,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이다.

사카모토 큐의 ‘위를 보고 걷자’가 ‘스키야키’라는 타이틀로 빌보드 핫100에서 3주 연속 1위를 기록한 뒤, 일본은 전후 패배를 극복하며 고도 성장기를 맞이했다. 일본 문화에 대한 신비감과 전자 제품의 호황이 맞물린 결과였다.

BTS의 빌보드 진출은 앞선 한국 가수들의 개척방식에 더해, A.R.M.Y.라는 든든한 후원군 역할을 했다. ‘라이프 고스 온’이 라디오 방송 없이 음원 판매량만으로 빌보드 싱글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이 바로 ARMY의 역할이다.

A.R.M.Y.가 BTS에 열광하는 것은 음악 때문만은 아니다. 흉내 낼 수 없는 댄스, 탁월한 패션 스타일, 자신감과 겸손 등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BTS의 한국어 노랫말과 뮤직비디오 속의 한국은 세계 시장에 한류를 개막할 것이다.

한국은 아시아 최고의 IT 강국이다. 와튼스쿨 마우로 기옌 교수는 “2030년 축의 전환”에서 아시아∙아프리카 시대를 전망한다. BTS의 활약을 시작으로, 한국에서는 1965년부터 1990년까지 이어진 일본 경제 신화가 재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