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부장, 센가쿠 열도는 중국 영토

왕이 외교부장의 한일 방문이 연일 화제이다. 지난 11월 24일, 일본을 먼저 방문한 왕이 부장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의 중·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센카쿠 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발언이었다.

일본 정치권이 발칵 뒤집힌 것은 당연한 일. 사흘 뒤인 11월 27일, NHK는 집권 자민당 외교부회에서 “왕이 외교부장의 발언에 대해 그 자리에서 바로 반론했어야 한다”며 모테기 외무상에 대한 비판론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황은 이렇다. 외교장관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왕이 부장은 “정체불명의 일본 어선이 빈번히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 주변 민감한 해역에 들어온다”며 영유권을 주장했는데, 모테기 외무상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

센카쿠 열도는 중일 영유권 분쟁 지역. 현재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중국의 반발이 심해 항상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비판 여론에 대해, 모테기 외무상은 “해당 발언은 중국의 독자적인 입장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센카쿠 열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나 우리나라 고유 영토다. 영유권 문제 자체가 원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서, NHK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일 연기론도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왕이 부장, 한반도의 운명은 남북 양측의 손에

일본에 이어 한국을 방문한 왕이 외교부장. 지난 11월 27일,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남북한 양측이야말로 한반도의 진정한 주인”이며 “한반도 운명은 남북 양측 손에 주어져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강한 소신 피력이었다.

왕이 부장의 언급은 ‘한반도 문제의 최종 결정권은 결국 남북한이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특히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박병석 의장의 말에 동의하면서 나왔다.

박병석 의장은 곧 출범할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관련해서 “미국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더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시진핑 주석께서 G20에서 밝힌 지역주의 넘어선 개방적 다자주의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매우 좋은 교류를 했고, 문 대통령은 중국과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 중요시하면서 관계발전을 추진하다고 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도 양국 소통에 대한 10가지 중요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전날 26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한중은 긴밀한 협력 동반자라며 협력 강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왕이 부장은 “중한은 우호적인 가까운 이웃이자 긴밀한 협력 동반자”라고 한중 관계를 짚었다.

 

중국, 호주에 와인 200% 관세 폭탄

지난 11월 27일, 중국 정부는 28일부터 호주산 와인에 대해 사실상 최대 20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매년 1조 원어치 호주산 와인을 수집하는 최대 수입국. 중국 정부의 조치는 호주에 대한 징벌적 조치.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안보연합체)에 참여한 호주. 호주는 코로나 기원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며 중국과 외교 갈등을 빚었다. 중국 상무부는 “호주산 와인에 보증금 형식의 반(反)덤핑 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28일부터, 호주산 와인을 중국에 수입하는 업체들은 최종 덤핑 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와인 가격의 107~212%의 보증금을 중국 당국에 예치해야 한다. 지난 8월, 중국 상무부는 호주산 와인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벌였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무역 파트너. 호주 최대 와인 수출업체 트레져리 와인 에스테이트의 주가는 중국의 관세 부과 소식이 알려지자 11% 폭락했다. 호주 당국은 이번 조치가 호주 와인 산업에 “끔찍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호주는 전체 수출의 40%, 일자리 12개 중 1개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호주가 코로나 기원에 대해 조사를 요구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에 참여하자 양국 관계는 급속히 악화됐다. 중국은 호주산 제품의 수입을 제한했다.

 

바야흐로 중국 제국주의 시대 개막

지난 11월 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뒤늦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11월 7일,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이후에도, 시진핑 국가주석은 축하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든 내각 인선이 윤곽을 드러내며 본격 인수인계가 시작되자, 시진핑 국가주석은 미중 관계를 고려해 뒤늦게 축전을 보냈다. 축전에는 양국의 충돌과 대결 지양, 양자 관계 발전을 꾀하자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당선인에게 충돌 대신 협력을 제안한 시진핑 주석은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에서는 “실전 군사훈련을 강화해 전쟁 승리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시했다. 임기 막바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압박 중에 나온 것.

왕이 외교부장 한일 방문, 시진핑 국가주석의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축하 메시지 전달과 미중 관계 개선 제안, 중국 상무부 호주 압박, 타이완과 밀착한 미국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까지, 최근 중국 행보는 과거와 사뭇 달라졌다.

중국의 태도 변화는 중립적 개입주의를 강조하는 토니 블링큰 국무장관 내정자 인선과 관련 있다. 블링큰 내정자는 동맹국 협치를 강조하는 인물. 2021년 공산당 창당 100년을 맞는 중국, 바야흐로 중국 제국주의 시대의 개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