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최진홍 기자] NC다이노스가 창단 9년만에 KBO 리그 첫 정상에 올랐다. 24일 서욱 고척 스카이돔에서 두산베어스를 4-2로 꺾은 후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NC소프트의 대표인 김택진 구단주는 구단을 통해 "만화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NC다이노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축하 현장에 집행검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집행검은 NC소프트의 대표게임인 리니지에 등장하는 전설의 아이템이며 최고의 희귀 아이템으로 잘 알려졌다.

게임의 높은 인기에 따라 한국시리즈를 시청하던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난리'가 났다. 당장 SNS 및 주요 커뮤니티에서는 한국시리즈 우승 현장에 등장한 집행검을 두고 '진귀한 볼거리'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도배되고 있다. 해외 언론도 깜짝 등장한 집행검의 위용에 관심을 보인 가운데 NC다이노스는 삼총사 대사로 유명한 ‘All for One, One for All(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 문구를 통해 집행검 세레모니를 완성했다.

업계에서는 NC다이노스의 데이터 야구에도 찬사를 보내고 있다. 면밀한 전력 분석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툴을 중심으로 새로운 야구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이 역시 전설의 아이템으로 부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또 하나의 한국시리즈 전설의 '아이템'에 시선이 집중된다. 바로 LG의 아와모리 소주다.

지난 2018년 5월 세상을 떠난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야구 광팬으로 유명하다. 1990년부터 2007년까지 트윈스 초대 구단주를 맡았으며 2군 선수들의 이름까지 모조리 외우고 다닐 정도로 의욕이 남달랐다. 야구장에 '직관'을 하러 왔다가 '투 머치 토커'로 유명한 박찬호 선수의 수다에 지쳐있는 듯한 표정의 사진도 유명하다.

구본무 회장의 야구사랑이 남달랐던 가운데 지금도 전설처럼 회자되는 이야기가 있다.

구본무 회장은 1994년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장에 방문해 LG트윈스 선수들과 회식자리를 마련했다. 현장에서 LG트윈스 선수들을 치하한 가운데, 구본무 회장은 지역 특산물인 아와모리 소주를 구매하며 "만약 1994년 시즌 우승을 할 경우 이 술로 건배하자"고 제안했다.

선수들에게 자극이 되었던 것일까. LG트윈스는 정말로 1994년 우승을 했고 아와모리 소주는 축하주가 되어 모두의 기쁨이 됐다. 이후 구본무 회장은 다시 전지훈련장을 찾아가 아와모리 소주를 구매하며 "다음 우승 때 마시자"고 말했다. 아와모리 소주가 우승의 상징이 되는 순간이다.

그러나 이후 아와모리 소주는 개봉되지 못했다. LG트윈스가 1994년을 끝으로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 씁쓸한 대목은 구 회장이 구매한 아와모리 소주가 조금씩 증발해 양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 그러나 LG트윈스가 우승하는 그날까지, 구본무 회장이 남긴 전설의 아이템은 아직까지 많은 야구팬들의 마음에 남아있다. 우승주는 25년째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 잠들어 있다.

집행검, 전설의 아와모리 소주만큼이나 한국시리즈 우승 희귀템은 또 있다. 이 역시 구본무 회장이다. 구 회장은 1998년 8000만원 상당의 명품(롤렉스) 손목 시계를 구매해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지금은 전설로만 남아있다.

류지현 신임 LG트윈스 감독이 지난 19일 취임한 가운데 그는 구 회장을 추억하며 "신바람 야구, 신바람 LG 트윈스가 되도록 하겠다"면서 "(우승을 하지 못해)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굉장한 사명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