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애플 홈팟미니, 아마존 에코 최신버전(4세대), 구글 네스트오디오. 가격은 모두 100달러 내외고 집 안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멀티룸 재생을 지원한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왼쪽부터 애플 홈팟미니, 아마존 에코 최신버전(4세대), 구글 네스트오디오. 가격은 모두 100달러 내외고 집 안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멀티룸 재생을 지원한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최근 몇 달 동안 애플, 구글, 아마존의 새로운 인공지능 스마트 스피커가 출시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어디에든 쉽게 올려 놓을 수 있는 작고 아담한 사이즈에 가격이 100달러 내외라는 점이다.

사람들은 그 동안 구글과 아마존 스피커를 수 천만 개나 사들였지만, 지금까지 애플 홈팟(Homepod)은 처음부터 너무 비싼 가격대로 진입하면서 스피커 시리(Siri)가 대중적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100달러짜리 스마트 스피커에 당신이 원하는 기능들을 추가할 수 있겠지만 올해의 관전 포인트는 오디오 음질과 멀티룸 재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기술 거인들의 제품들을 비교했다.

전쟁의 서막

애플의 홈팟 미니(HomePod Mini)는 이번 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3년 전 홈팟 오리지널 버전이이 출시된 이후 통합형 시리는 경쟁자들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애플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폰을 홈팟 미니에 가까이 대면 별도의 설정 없이 원하는 음악을 추천받거나 신청할 수 있다. 이제 299달러짜리 오리지널 버전을 살 필요가 없다(업그레이드 기한도 지났다).

아마존의 4세대 에코는 이전의 프링글스 과자통 같은 모양이 이제는은은한 빛을 발하는 공 모양으로 바뀌었고 음질 향상을 위해 스피커를 추가 장착할 수도 있다. 업데이트된 내장 칩은 알렉사의 응답 시간을 반으로 줄이고 에너지 소모도 줄인다. 오디오 인/아웃 포트는 경쟁 모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와이파이가 고장 나도 전화기를 꽂아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구글 홈(Google Home)의 후계자 네스트 오디오(Nest Audio)는 공기청정기 같이 깔끔한 모양으로재탄생했다. 화려한 색상의 직물 디자인이 돋보이고, 소리도 오리지널 홈보다 더 커졌다. 새로채택된 소프트웨어는 배경 소음에 따라 볼륨을 스스로 조절한다.

음질

스마트 스피커들은 이름처럼 스마트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음질도 좋아야 한다. 세 모델 모두 두 개의 스피커가 스테레오 쌍으로 잘 결합대 있어 스튜디오에서처럼 음악을 입체적으로 들을 수 있다.

가장 따뜻하고 유쾌한 음색을 가지고 있는 것은 구글의 네스트 오디오였다. 홈팟 미니는 베이스에 더욱 중점을 두고 정확한 360도 오디오를 제작했다. 아마존 에코는 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베이스가 쿵쾅거린다. 스테레오 홈시어터 시스템인 파이어 TV와 페어링하니 소리가 놀랄 만큼 어마어마했다.

에코가 파티를 위해서라면 훌륭할 수 있겠지만, 집에서 개인적으로 음악을 감상하기에는 네스트 오디오나 홈팟 미니가 더 적합했다.

호환성

기술 회사와 그들의 경쟁사들 제품 간의 관계는 복잡하다. 어떤 음악 서비스가 어느 스피커를 통해 직접 제어될 수 있는지에 따라 스피커 선택이 좌우될 수 있다.

• 스포티파이(Spotify)는 구글 네스트 오디오와 아마존 에코에서 작동한다.
• 애플 뮤직(Apple Music)은 애플의 홈팟 미니와 에코에서 작동한다.
• 아마존 프라임 뮤직(Amazon Prime Music)은 에코와 홈팟 미니에서 작동한다.
• 유튜브 뮤직은 네스트 오디오에서만 작동한다.
• 판도라(Pandora)는 모든 스피커에서 작동한다.

당신이 어떤 전화기를 쓰고 있느냐도 중요하다. 에코와 네스트 오디오는 iOS와 안드로이드에 모두 호환된다. 홈팟 미니는? 당연히 iOS 전용이다.

지능

아쉽게도 이 스마트 스피커들은 아직 스타트랙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그들은 쓰레기통이 가득 찼는지, 사야 할 식료품 목록에 물건을 추가하는 것 같은 대부분의 간단한 작업은 거뜬히 해 낸다. 세 모델 모두 오늘의 날씨를 자세히 보고하고 “내일 날씨도 알려드릴까요?”라고 대답한다.

좀 더 복잡한 일반지식 질문에 대해서는 알렉사가 가장 빨리 답했지만, 정확도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가장 높았다. 버거를 조리하는 이상적인 내부 온도를 물었더니 구글 어시스턴트는 대장균을 피하기 위해 최소 안전 온도가 70도라고 응답했고, 알렉사는 오븐 레시피를 따르라고 답했고, 시리는 늘 그렇듯이 웹 결과를 핸드폰으로 보내왔다.

개인정보보호

이 인공지능 비서들은 항상 당신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가 어떤 명령을 들으면 그것을 클라우드로 보낸다. 이것이 그들이 그렇게 유용하면서도 걱정스러운 이유다. 노스이스턴 대학교 (Northeastern University)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연구원들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 스피커는 하루 평균 약 22번 작동한다. 그리고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는 종종 인간의 검토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당신이 모르는 낯선 사람이 당신의 일상의 작은 소리를 듣게 될 수도 있다.

회사들은 그런 사실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에게 그들의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는 설정을 제공한다.

애플과 구글은 사용자의 녹음 내용 검토 배제가 자동 설정되어 있다. 알렉사는 개인정보설정에서 ‘아마존 서비스 개선 및 새로운 기능 개발 도움말’(Help Improve Amazon Services and Develop New Features) 기능을 비활성화하여 로봇 교육에 사용자 대화의 녹음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설정한다. 음성 요청을 삭제하려면 알렉사에게 "오늘 내가 말한 모든 것을 삭제해"라고 말하면 된다.

최종 승자는

사용자는 자신의 멀티플랫폼 환경에 가장 적합한 스피커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공간에서 역동적인 오디오를 즐기고 싶다면 네스트 오디오가 정답이다. 모양도 가장 멋지다. 풍부한 기능을 원한다면 알렉사의 세계에 갇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당신이 iOS 일체형 가정이라면 새로운 홈팟 미니가 훨씬 더 설득력 있는 제품이며, 애플이 스마트 스피커 전쟁에 당당히 동참하게 해 줄 것이다.

어느 것을 선택하든 집 안 어디서나 훌륭한 사운드 시스템을 즐길 수 있지만, 음성 제어 기능이 우리 생활을 지배하는 미래에 대한 경계심은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