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에프앤비가 12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 출처=교촌에프앤비
교촌에프앤비가 12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 출처=교촌에프앤비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1위 업체 교촌에프앤비가 일반 청약에서 흥행을 기록하면서 시들해진 공모주 투자 열풍을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투자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상장 직후 급락하면서 공모주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될 우려도 나왔다.

다만 교촌에프앤비가 기업공개(IPO)에서 흥행을 거둔 가운데 지난달 상장한 신규 종목 주가에도 훈풍이 불고 있어 아직 공모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이번 달까지 신규 상장된 8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67.6%로 집계됐다. 소룩스(290690)가 189.0%로 가장 크게 반등했고, 피플바이오(304840)(131.0%). 위드텍(348350)(118.0%), 센코(347000)(78.85%, 빅히트(352820)(21.48%), 바이브컴퍼니(301300)(18.0%), 넥스틴(347000)(6.1%) 등도 올랐다. 미코바이오메드(214610)는 21.67% 하락했다. 지난 6일 상장한 소룩스는 상장 직후 ‘따상상(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 형성 이후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SK증권 이소중 연구원은 “10월 상장한 빅히트가 상장 후 주가 추이가 부진함에 따라 공모 청약에 대한 투자심리는 일부 악화됐다”라며 “미국 대선 불확실성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해외 국가들의 봉쇄 조치 등에 따른 증시 불확실성으로 10월 청구 접수 건이 전월 대비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11일 종가 기준 최근 IPO 기업 주가 변화. 자료=한국거래소
11일 종가 기준 최근 IPO 기업 주가 변화. 자료=한국거래소

그러나 업계에서는 교촌에프앤비의 상장이 공모주 투자 열풍의 불씨를 살리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3~4일 진행된 개인투자자 공모 청약에 9조4047억원이 몰리며 1318.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하반기 IPO 대어로 꼽히던 SK바이오팜(323.03대 1), 빅히트(606.97대 1)를 뛰어넘는 흥행이다.

교촌에프앤비의 공모가는 1만2300원이다. 전문가들은 비교적 낮은 공모가가 교촌에프앤비의 흥행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 김규리 연구원은 “교촌에프앤비 공모희망가 상단은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2.2배, 내년 예상 실적 기준 PER 8.5배로 국내 동종업체는 12~14배에 거래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햄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220630)를 교촌에프앤비의 비교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해마로푸드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2875억원,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6.78% 수준이다. 11일 종가 기준 해마로푸드의 주가는 3070원(액면가 100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4300억, 영업이익은 409억원, 영업이익률은 9.5%로 전망된다. 이에 교촌에프앤비의 공모가 1만2300원에 액면가 500원이 책정된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소폭 저평가된 수준이라는 의견도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상장 후 유통 물량이 적고 대규모 매도 대기 물량인 ‘오버행’ 우려가 없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의 지분율이 높고 권 회장 외 8인의 최대주주(74.13%)가 보유한 주식은 상장 6개월 후부터 시장에 나올 수 있다. 빅히트의 경우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상장 후 단기간에 물량을 대규모 출회하면서 주가 하락이 나타났다. 유진투자증권 박종선 연구원은 “교촌에프앤비는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이 전체 주식 수의 18.61%인 465만주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교촌에프앤비의 상장 직후 유통가능 주식. 출처=유진투자증권
교촌에프앤비의 상장 직후 유통가능 주식. 출처=유진투자증권

다만 일각에서는 너무 낙관적인 기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직접 상장함에 따라, 적절한 비교 대상이 없어 적정 주가에 대한 예상이 힘들다는 분석이다.

또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IPO 대어의 주가 급락이 투자자들에게 ‘학습효과’로 작용해 상장 초기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상승 직후 차익실현에 나선다면 ‘따상’과 같은 흥행을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교촌에프앤비의 상장이 대어급들이 다수 포진한 내년 IPO 시장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달 미국 대선 결과 발표와 주요국들의 봉쇄 조치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며 “2021년 상장 목표 중인 업체 중 기업가치가 조원 단위에 달하는 업체만 6개이다. LG 에너지솔루션(40조~50조원), 크래프톤(20조~30조원), 카카오뱅크(6조~40조원), 카카오페이(7조~10 조원), 카카오페이지(2조~4조원), SK 바이오사이언스(3조원 이상) 등이다. 이들의 공모규모는 약 15조원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교촌에프앤비 상장은 상장을 준비 중인 더본코리아와 같은 프랜차이즈 업종의 증시 진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 남성현 연구원은 “프랜차이즈 업체는 상대적으로 매출액과 수익성 지표가 일반사업자보다 우수하고, 품의 공급 및 제품 R&D 경쟁력이 높아 프랜차이즈 비중은 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출점을 통한 1회성 수익이 매출의 중심이 되면서 지속 성장에 의구심이 컸지만, 최근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실적은 상품공급매출·로열티 수입이라는 점에서 우려도 사라졌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심사 승인을 받은 34개 기업 중 18곳이 11월에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한 심사 청구 접수한 기업의 수도 48곳을 집계되면서 연말까지 공모절차에 돌입하는 업체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