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남은 하반기에도 오피스텔은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지난 6~7월 아파트 시장을 겨냥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반사이익으로 40% 가까이 급증했던 오피스텔 거래량은 8월 들어 서서히 잦아들며 원래 거래량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다만,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면서 살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오피스텔 시장으로 유입되고, 이에 임대료가 상승하는 모양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이코노믹 리뷰 박재성 기자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이코노믹 리뷰 박재성 기자

오피스텔 거래량 8월 이후 원상회복...전망은

지난 7월 급증했던 오피스텔 거래량은 연말이 다가올 수록 감소하고 있다. 세금 부담이 늘어나면서 복잡해진 비용 문제에 수요자들은 매수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지난 9월 1만2106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상반기 월평균 1만3000여건을 기록했던 거래량은 지난 7월 1만8992건으로 38% 급증했지만, 두달 만에 다시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고강도 부동산 규제인 6.17 대책과 7.10 대책이 발표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이 주목받았다. 준주택으로 분류된 오피스텔은 주택보다 대출 문턱이 낮고, 규제지역에서 매입해도 자금조달계획서를 작성할 의무가 없어 '영끌'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8월(1만3207건)을 기점으로 거래량은 다시 평균치로 수렴하는 모습이다. 지난 8월 12일 지방세법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오피스텔 또한 신규 취득하는 것부터 주택수에 포함되면서 세부담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임대차2법 시행으로 살집을 찾지 못한 이들이 오피스텔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경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최근 들어서는 오피스텔 거래량이 많아질 수는 없는 상황이다. 주택을 취득을 할 때 오피스텔 또한 보유 주택수에 들어가기 때문에 오피스텔 매수를 꺼려하는 분위기다"면서 "다만 주택과 같은 규제를 받지 않다 보니 수요가 움직일 가능성은 있다. 노후를 위해 월세를 받을 목적으로 소액 투자가 가능한 상업용 부동산 상품인 소형 오피스텔을 매입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 인포 리서치 팀장 또한 "거래가 감소했다는 것은 원인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메리트가 없다고 보고 투자자, 매수자가 붙지 않는 것이고, 다른 이유로는 예를 들어서 매물이 갈수록 귀해지는 것이다"면서 "두가지 중에 원인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시각은 상반되는데 후자에 가깝다. 좋은 매물을 찾기 위해 사람들이 신중해졌다"고 전했다.

오피스텔 임대료 변동률 2년 만에 올랐다

특히 실거주가 많은 수도권의 경우 임대차2법 시행으로 전세난이 장기화되면서, 기존 아파트에서 오피스텔로 유입되는 수요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달 수도권 오피스텔 월세가격 변동률은 0.09%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18년 1월 이후 3월부터 2년 넘게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던 월세가격이 지난 7월을 기점으로 상승전환한 것이다. 오름폭은 7월 1.47%로 정점을 찍은 이후 대폭 내려앉았지만, 8월(0.06%), 9월(0.08%) 들어서도 소폭 오르고 있다.

권일 팀장은 "서울은 특히 거주 목적의 직장 출퇴근이나 이런 목적의 실거주자들이 있다"면서 "일반 아파트의 임대료가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오피스텔을 실거주로 선택하는 이들도 계속 늘어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역세권이나 이런 곳은 공실 리스크는 갈수록 사라진다고 볼 수 있겠다"면서 "임대료가 계속 상승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수익률만 갖춰지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시세가 오르는 오피스텔도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학군수요가 풍부한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오피스텔(396세대) 137㎡(이하 전용면적)은 지난달 13일 세달새 억대 오른 가격인 19억4500만원에 손바뀜했다. 모든 주택형 매매가격이 오른 가운데, 전세의 경우에도 7월 12억원에 거래됐던 같은 주택형이 지난달말 17억5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다만 이같은 강세는 입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부터 전날까지 한국감정원 청약홈을 통해 청약접수를 받은 전국 오피스텔 8곳 가운데 3곳만 모든 주택형 청약이 마감됐다. 흥행에 성공한 분양 단지는 각각 경기 남양주와 수원, 부산 해운대 등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나머지 입지가 좋지 못한 곳들은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여경희 연구원은 "오피스텔 가격이 강세를 보인다면 아무래도 입지에 따라 다를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