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제 46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개인투자자들이 어느 섹터의 어떤 종목에 승부수를 던질지 고민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중 누가 새로운 대통령으로 당선되느냐에 따라 섹터별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CNBC가 1일(현지시간) 공개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바이든 후보가 52%의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42% 보다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의 시선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 시나리오에 쏠리고 있다.

출처=교보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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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 최대 수혜주는 친환경 관련주

우선 전문가들 사이에선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재정정책의 확대에 따라 경기부양이 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 달러 약세 가능성이 확대됨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의 랠리도 장기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저유가 환경 역시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단기적으로 클린에너지, 시크리컬 등의 업종에 대한 투자가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단기적으론 소재(철강화학)와 금융 업종이, 장기적으론 반도체·IT부품 업종이 긍정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바이든 후보의 경우 ‘친환경 정책’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차별화된 정책 방향을 내비쳤다. 바이든 후보는 장기적인 친환경 목표뿐만 아니라 단기적인 성과를 위한 인프라 투자 역시 청정에너지를 바탕으로 할 전망이다. 따라서 친환경 관련주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다”며 “단순하게 수혜주라는 이유로 매수하기 보다는 펀더멘탈을 고려해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클린에너지의 경우 상당부분 증시에 선반영 돼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론 부담이지만 장기적으로 접근하면 구조적으로 성장하게 될 업종”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는 증세를 비롯해 대형 기업에 대한 규제가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현대차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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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주식시장은 중립 이하 수준으로 다소 부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경기소비재 섹터의 경우 규제 이슈로 인해 섹터 내 대장주인 아마존 등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바이든 후보가 친환경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데다 글로벌 그린 뉴딜 트렌드를 고려한다면, 전기차 모멘텀은 유효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저소득층 주택 보급 정책에 따라 홈 빌더 관련 기업도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와 함께 사회간접자본과 같은 전통적인 인프라 투자가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방비 감축의 경우 방산관련 기업에는 부정적인 이슈기 때문이다. 항공우주산업과 관련해서도 정책 모멘텀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또 화석에너지에 대한 규제와 환경보호 차원의 제재 가능성에 따라 석유와 같은 전통적인 에너지 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석유·정유·화학 반등 예상

현재 바이든 후보의 당선 확률을 비롯해 가능성 역시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순 없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에 대한 섹터별 영향 역시 개인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창환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공약과 성향, 대통령 임기 순환 원칙 등에 따라 재선에 성공할 경우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IT, 커뮤니케이션, 경기소비재, 소재 섹터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이는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감세 정책 등이 기업의 이익에 긍정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IT섹터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증시반등을 주도했던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또 기업에 유리한 세제 혜택 등은 구조적으로 추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이밖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언택트(Untact)의 핵심 섹터로 투자매력 역시 여전하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의 경우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석유·정유·화학 업종의 수혜와 주가 반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출처=현대차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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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섹터별 전망을 살펴보면 우선 경기소비재 섹터의 경우 코로나19와 트럼프 행정부의 친기업 정책 수혜주 중 하나인 아마존의 모멘텀이 유효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글로벌 그린 뉴딜 트렌드를 선도하는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도 마찬가지다.

사회간접자본 중심의 대규모 인프라투자가 계획돼 있는 만큼 건설 업종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방비 증액과 국가우주위원회 출범 등 항공우주, 방산관련 기업 역시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소재 섹터도 글로벌 그린 뉴딜 트렌드로 방향성은 긍정적인 상황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친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가 부재하고, 화석 에너지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정책적인 수혜가 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투자 시 글로벌 경기 회복 여부 등이 중요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섹터의 경우는 데이터 센터, 인프라 투자에 따른 산업재 리츠 등이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에너지 섹터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신재생 에너지 대비 석유, 석탄 등의 전통적인 화석 에너지 기업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될 전망이다. 다만 유가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기 회복 여부 등이 중요하다는 점은 고려해 봐야 한다.

아울러 건강관리 섹터에서는 민영건강보험 기업, 신약·제네릭 의약품 개발 기업, 대형 제약회사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밖에 커뮤니케이션 섹터의 경우 SNS 기업에 대한 규제 등은 부담 요인이나, 5G 관련 인프라 투자, 망 중립성 원칙 폐기와 관련해선 OTT 기업인 넷플릭스, 디즈니, AT&T(HBO), 아마존(Prime Video, Twitch.tv), 구글(유튜브) 등의 업종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일 전망이다.

반면 유틸리티 섹터는 정책 모멘텀이 제한적이고 펀더멘탈 역시 매력적인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동욱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석유·정유·화학 업종에 대한 수혜와 주가 반등이 예상된다”며 “신재생에너지와 배터리 관련 주들에 대한 최근의 투자심리는 단기적으로 하락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