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10월 들어 글로벌 증시가 미국 대통령 선거 불확실성, 유럽·미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휘청이고 있다. 특히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당초 예상과 달리 12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 기간 또한 길어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만1000명 이상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신규 확진자는 25만 명으로 2주 만에 2배로 치솟았다. 이에 최근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은 부분적 봉쇄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른 경제적 피해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당분간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은 이전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전일 대비 59.52포인트(2.56%) 하락한 2367.15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10포인트(1.40%) 내린 2315.57로 출발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2300선을 유지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2260대까지 주저앉았다

아울러 이달 들어 뉴욕 증시의 다우종합지수·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각각 4.05%, 1.58% 하락하며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19 수혜로 상승한 나스닥지수도 0.1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선 지난 3월과 같은 경제적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미국의 추가 부양책 합의 실패로 회복 모멘텀이 더 약해졌다는 지적이다. 결국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주식시장에 큰 흐름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미국 대선의 승자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우위가 견고한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명 ‘붉은 신기루’를 걱정하고 있다. 붉은 신기루는 대선 개표 초기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하다가 사전투표·우편투표 결과가 반영되면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9일 기준 미국 대선 사전투표자가 8135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이 중 약 5300만명이 우편투표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우편투표의 집계 기간이나 유효표 선정 방식 등이 주마다 모두 달라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의 6개 스윙스테이트(경합주)중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2곳은 선거 2주 전부터 우편투표 개표를 허용했지만,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애리조나 등은 선거일부터 우편투표를 개봉한다.

급증한 우편투표로 인한 행정적 문제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월 버지니아주에서 50만명에게 잘못된 부재자투표용지가 배달된 바 있고, 최근에도 필라델피아주 앨러게니에서 잘못 인쇄된 투표용지가 2만9000명의 유권자에게 발송된 사례도 있다.

이에 대선 당일 개표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우편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유권자들의 대부분이 민주당 지지자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대선 이후 집계되는 우편투표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전략을 내세울 수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경합주 중 가장 빨리 발표되는 곳 중 하나인 플로리다의 결과가 중요하다”라며 “대선 당일 플로리다를 놓칠 경우 트럼프도 선거 결과를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6개 경합주 중 미시간·위스콘신은 바이든 후보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지만, 나머지 4개주는 오차 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플로리다의 선거인단 수는 29명으로 경합주 중 가장 많다. 이에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에서 모두 이겨도 플로리다에서 질 경우 당선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4월 이후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줄곧 앞서다가 이번 주 들어 역전당한 뒤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할 경우, 시장은 상당한 변동성을 띨 수밖에 없다. 12월8일이 돼서야 승자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세이프 하버(safe harbour)’로 불리는 이날은 각 주에서 선정된 선거인(elector)들이 지지 후보에 대한 이견을 최종 정리하는 날이다. 종합된 의견을 토대로 12월 14일에 선거인단 투표가 진행되고 미국의 새 대통령이 공식 선출된다.

신한금융투자 최유준 연구원은 "미국 대선 불확실성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4분기 경제 충격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라며 "시장을 떠받들 모멘텀의 부재로 투자심리도 식은 상황"이라며 "미국 대선 전 외국인, 기관이 선제적으로 주식 투자 비중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 가능성 등 정치 불확실성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고, 코로나19 확산세가 11월 중에 정점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