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국내 증시가 전일 뉴욕 증시 훈풍에도 불구하고 급락을 면치 못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9만명 상회, 유럽 각국에서 1차 팬데믹에 준하는 봉쇄조치가 속속 도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 대통령 선거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하락 폭을 더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전일 대비 59.52포인트(2.56%) 하락한 2367.15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10포인트(1.40%) 내린 2315.57로 출발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2300선을 유지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2260대까지 주저앉았다. 이날 개인투자자는 1조원이 넘는 매수세를 기록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매물을 쏟아냈다.

2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모처럼 훈풍이 불었다.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계절 조정치)가 전기대비 연율 33.1%를 기록했다는 소식과 애플·아마존·페이스북 등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 기대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오후 들어 미국 내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만1000명을 기록하며 최대치를 나타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최근 유럽의 신규 확진자는 25만명으로 2주 만에 두 배로 치솟았다.

이에 뉴욕 증시는 시간 외 시장에 급락하고 있다. 현재 애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21% 하락을 기록 중이다, 아마존, 테슬라, 페이스북 등도 1% 이상 하락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940억원, 4580억원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1조4149억원 순매수했다

업종별로 운송장비, 화학, 운수창고, 의약품, 의료정밀, 제조업, 서비스업, 증권, 종이목재, 음식료품 등 대부분의 업종이 2% 넘게 급락했다. 문구류(1.55%), 전기제품(1.16%)만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삼성SDI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특히 이날 배터리 부문 인적 분할을 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킨 LG화학은 6.14% 급락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도 2%대 하락을 나타냈다. 삼성SDI는 2.43%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 내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5131억원), 현대모비스(795억원), 카카오(738억원), 삼성전자(우)(679억원), 셀트리온(610억원), LG화학(594억원), 현대차(56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지수는 사흘 만에 다시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1.28포인트(2.61%) 내린 792.65에 장을 마쳤다. 이날 810선대로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로 낙폭이 확대됐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907억원, 1004억원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홀로 4063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에선 모든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방송서비스, 종이목재, 제약, 유통이 3%대 하락했다. 운송, 음식료 담배, 운송장비 등도 2%대 하락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 증 카카오게임즈(1.23%) 혼자 상승했다. 제넥신은 6.40% 급락하며 가장 크게 떨어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알테오젠, 셀트리온제약 등도 4~5%대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 내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은 제넥신(211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207억원), 콜마비엔에이치(155억원), 위드텍(144억원), 알테오젠(127억원), 셀리버리(11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인한 유럽 봉쇄 조치, 이에 따른 경기 회복 둔화 우려에 주목하는 모습이다"라며 "미국 대선을 나흘 앞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지지층 대다수가 11월 3일 대선 당일 현장 투표에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당선인 결정 관련 불확실성까지 가세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라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나스닥 선물 가격이 하락하는 등 경기둔화가 더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외국인 매도 규모가 확대됐다"라며 "다음 주 미국 대선과 FOMC 회의 등 굵직한 이슈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망심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