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금교영 기자] 국내 인터넷은행이 출범 이후 지속 성장하면서 금융권의 ‘메기’로 자리 잡았다. 오프라인 점포없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영업하는 인터넷은행은 출범 초기부터 언제 어디서나 금융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혔다. 여기에 시중은행 대비 고금리예금 상품과 저금리 대출 등 금리 경쟁력, 각종 수수료 혜택이 더해지면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인터넷은행 1호 자존심 ‘케이뱅크’… 금융 ICT융합 선봉

지난 2017년 4월, 국내 첫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대고객 서비스의 포문을 열었다. 케이뱅크 주주사로는 통신과 금융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T와 우리은행이 주축이 돼 ICT와 금융, 플랫폼·커머스, 지급결제·보완, 핀테크 분야 21개 리딩기업이 뭉쳤다.

인터넷은행의 강점은 무엇보다 모든 은행 서비스를 24시간, 365일 내내 제공한다는 편리성에 있다. 실제 오픈 이후 약 2년 간 이용 패턴 분석 결과, 케이뱅크 고객의 주말 회원가입 및 상품 이용률은 평일 대비 60% 이상, 설·추석 등 명절 연휴기간 이용률은 75~80% 수준으로 높았다.

케이뱅크는 명실상부한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이다. 자본확충 문제를 겪으며 지난해 4월부터 1년 넘게 대출 영업을 중단하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었지만 올해 7월 4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으며 영업재개에 나섰고, 이후 다양한 여·수신 상품들을 쏟아내며 고객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케이뱅크는 7월 1일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 같은달 13일에는 신용대출 상품 3종을 선보이며 영업 정상화의 신호탄을 쐈다. 이들 상품 출시를 바탕으로 수신 잔액은 6월 대비 4800억원, 여신 잔액은 보름 만에 1700억원이 확대됐다.

케이뱅크의 대표 신용대출 상품은 타 은행 직장인 대출 대비 한도가 크고, 최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데 이는 신용평가모형(CCS) 혁신 덕분이다. 추정소득 등 CB사의 금융거래정보에 통신요금 납부이력, 단말기 구매정보, 해외로밍 이용횟수 등 KT의 통신데이터를 비식별화 가이드에 맞춰 접목시키고 빅데이터 분석, 딥러닝 등의 기술을 추가해 보다 정교한 CCS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영업재개 이후 케이뱅크는 KT, 우리카드 등 주주사와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상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케이뱅크 계좌나 체크카드로 KT통신 요금 납부 시 혜택, 우리카드와 공동으로 최고 연 10%의 ‘핫딜적금X우리카드’ 출시 등이 대표적이다.

케이뱅크는 100% 비대면 아파트 담보 대출도 선보였다. 케이뱅크는 얼리버드 신청(사전 예약) 이벤트 등을 진행해 특정 인원을 선착순으로 선발하고 있는데 다음 이벤트 예정일은 11월 12일이며, 최저 연 1.79%의 금리를 제공한다. 단순 금리 혜택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환 대출(갈아타기 대출) 때 필요한 위임 절차를 모바일로 구현한 ‘전자상환위임장’ 시스템을 은행 최초로 개발하면서 100% 비대면이 가능하도록 만들며 편의성도 극대화했다.

지난 9월말 기준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2조6800억원, 여신 잔액은 2조1100억원으로 6월 말과 비교해 각각 44.9%, 67.5% 증가했으며 고객수는 169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케이뱅크는 추가 자본확충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미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으며 유상증자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은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 “자본금이 1조4000억~1조5000억원 정도는 돼야 한다고 본다”며 “내년 중순 이후 한 두차례 증자가 더 필요하다”고 밝힌바 있다. 케이뱅크의 현재 자본금은 9017억원이다.

후발주자 약진 ‘카카오뱅크’… 같지만 다른 은행 지향

카카오뱅크는 국내 2호 인터넷은행이다. 케이뱅크와 같은 해 7월 영업을 개시하며 첫 시작은 3개월 정도 뒤처졌지만 성장세는 더욱 가팔랐다.

카카오뱅크의 서비스 시작 첫날 자정까지 계좌를 개설한 고객은 18만7000명, 수신액 426억원, 여신액 2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전체 시중은행의 비대면 계좌개설 수인 16만 좌를 훌쩍 넘는 수치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고객 유입이 이뤄졌다. 2017년 8월 고객수 300만 명, 2018년 1월 7일 500만 명, 지난해 7월 11일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9월말 기준 고객수는 1310만 명에 달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37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출범 3년 만에 흑자 전환했으며,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6% 증가했다.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리며 영업 기반을 마련해 왔으며, 최근 7500억원의 추가 증자 계획을 밝혔다. 자본확충이 완료된 이후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2조5755억원으로 확대된다.

카카오뱅크는 ‘같지만 다른 은행’이라는 문구를 앞세우고,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한 금융권의 메기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같지만 언제 어디서나, 같지만 조건 없이, 같지만 더 쉽게, 같지만 더 많은 혜택, 같지만 더 자유롭게 등 복잡한 가입조건이나 우대조건 없이 경쟁력 있는 금리 혜택을 제공하며 사용자의 이용 흐름을 따라가는 직관적 UI와 UX로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계좌번호를 몰라도 카카오톡 친구에게 송금이 가능하고 공인인증서, 보안카드 없이 쉽게 계좌이체를 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상품 측면에서도 카카오톡을 활용해 모임원 초대 및 회비 납부 요청 등이 가능한 ‘모임통장’, 입출금통장의 잔돈을 따로 수신하는 ‘저금통’ 상품에는 국내 은행권 최초 인공지능(AI)을 적용, 패턴·잔액 분석을 통한 향후 저축액 자동 산출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

카카오뱅크는 지향하는 은행의 모습은 ‘은행이 중심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것’이다. 그래야만 일상 속에서 더 편하고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에 심볼에서부터 뱅크의 ‘B’에 ‘나’를 뜻하는 ‘I’를 넣어 나만의 은행 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최근에는 10대를 겨냥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청소년층 공략에도 나섰다. 10대 전용 뱅킹서비스인 카카오뱅크 mini 서비스는 출시 54시간 만에 가입자 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만 14세부터 18세 이하 청소년만 이용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인 카카오뱅크 미니는 출시 나흘만에 청소년 인구의 5%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