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며 각 경제 주체별 쌓인 부채 리스크가 수면에 떠오르고 있다. 부채 리스크가 터질 경우 과거 금융투자시장의 패닉과 붕괴 등을 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선 내년 상반기 주식 시장이 상승하다가 하반기 들어 박스권에 갇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화학, 자동차, IT 업종에 대한 투자가 계속해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커지는 부채 리스크 우려

코로나19로 인해 회사채 디폴트가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의 부채가 증가하고, 코로나19에 따른 악영향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하면 기업들의 부도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여행을 비롯해 항공, 소매 업종의 어려움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위기는 상대적으로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에 더 치명적이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경우 자본 조달 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특정 산업에 집중돼 있는 매출 구조 등에 따라 리스크 역시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증가한 실직자, 늘어난 가계 부채, 저축 증가 등으로 인해 소비는 계속해서 약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과거 외환위기 당시에도 국내 저축률이 상승하는 현상을 나타낸 바 있다.

또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부채가 늘어남에 따라 투자 역시 위축되는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2021년에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따라 신규 확진자가 더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이후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경제를 비롯한 금융시장 전반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그 동안 외면됐던 각 경제 주체들의 리스크들이 부각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남은 것은 ‘빚잔치’”라며 “장독은 겨울이 아닌 봄에 깨진다”고 우려했다.

출처=IBK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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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전문가들이 내년 주식 시장에 대해 상반기에는 상승하다가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박스권에 갇힐 것으로 전망했다.

박옥희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면서 확장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며 “주식의 비중을 확대하는 투자 전략을 추천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성장 모멘텀이 정체 또는 약화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가면서 주식 비중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채권의 경우 상반기에는 금리가 상승하고 하반기에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에는 그 비중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출처=IBK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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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부채 리스크에 대한 가시성은 예측이 어려운데 터질 경우 현금을 많이 보유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투자자산을 줄이는 게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반도체와 화학 업종이 부각돼 있는 상황인데, 이익 개선이나 수출 개선에 대한 기여 등을 고려했을 때 내년에도 반도체와 자동차, 화학, 일부 IT 하드웨어 업종에 대한 투자 전망이 좋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