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국내 보툴리눔 톡신 1위 업체 휴젤(145020)이 독주체제 굳히기에 들어갔다. 경쟁업체인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균주 출처를 놓고 수년째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사이, 휴젤은 1조7000억원 규모의 중국 보톡스 시장에 진출해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릴 전망이다.

中 보톡스 시장 정조준

휴젤은 지난 21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국내명 보툴렉스)의 판매 허가를 승인받았다. 국내 기업 중 첫 승인 사례다.

휴젤의 승인으로 중국에서 판매허가를 받은 보톨리눔 톡신 제품은 4개로 늘어났다. 앞서 미국 앨러간의 보톡스, 중국 란저우연구소의 BTX-A, 프랑스 입센의 디스포트 등이 판매 자격을 획득한 바 있다. 이 중 보톡스와 BTX-A 등 2개 제품이 현지에서 판매를 진행 중이다. 시장 규모에 비해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만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휴젤의 레티보가 비교적 수월하게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젤 '보툴렉스' 제품 모습. 출처=휴젤
휴젤 '보툴렉스' 제품 모습. 출처=휴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의 중국 진출도 늦어지고 있어 당분간 휴젤의 중국 점유율 확대는 무난할 것”이라며 “2024년까지 점유율 20%를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오는 2025년 약 1조7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휴젤은 내년 1분기부터 중국에서 본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중국 내 1만여 개의 병원 및 의료기관 유통망을 확보한 3위 제약사 사환제약과 손을 잡았다.

나관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승인받은 디스포트도 휴젤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것"이라며 "입센은 중국에서 직접 판매하지만, 휴젤은 현지 협력사인 사환제약을 통해 진출하므로 점유율 확보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톨리눔 톡신 전진기지 제3공장 건설

휴젤은 올해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 유럽 등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앞두고 생산기지 확대에 나선다. 자사 보툴리눔 톡신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강원도 춘천 거두농공단지 내에 3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400억원의 자본이 투입되는 제3공장은 연면적 약 1500㎡(약 4800평)에 지상 4층, 지하 2층 등 총 6층 규모로 지어진다. 완공 이후 지상 1층을 추가 증축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휴젤은 지난 21일 3공장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다. 오는 2022년 2월 완공한 뒤 2023년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휴젤은 지난 21일 강원도 춘천 거두농공단지 내 신공장 부지에서 자사 보툴리눔 톡신 생산 확대를 위한 제3공장 기공식을 진행했다. 출처=휴젤
휴젤은 지난 21일 강원도 춘천 거두농공단지 내 신공장 부지에서 자사 보툴리눔 톡신 생산 확대를 위한 제3공장 기공식을 진행했다. 출처=휴젤

새롭게 건설되는 제3공장은 제1공장인 ‘신북공장’ 대비 10배에 달하는 연간 800만 바이알 규모의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또 국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을 충족하는 설비 구축과 더불어 자동화 시스템 확대, 무균성 보증 등 국내외 수요에 대응한 원활한 제품 공급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휴젤은 중국에 이어 3년 안에 미국과 유럽 등에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1월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3상 시험을 완료하고 판매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손지훈 휴젤 대표집행임원은 “제3공장은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휴젤의 전진 기지로서, 글로벌 ‘리딩 기업’ 휴젤의 도약을 이끄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