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서구형 암인 대장암은 잘못된 생활 습관과 유전적인 요인이 주요 원인이다. 초기 증상은 항문 질환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진으로 대장암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을 올바르게 해야 한다.

서울에 사는 김기훈(가명) 씨는 소위 ‘잘나가는’ 영업직 부장이다. 김 씨는 평소 부서의 활기를 높이기 위해 회식자리를 시작부터 끝까지 지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러던 중 지속적인 빈혈증세가 있어 병원을 찾게 됐고, 병원의 권유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평소 체력에 자신이 있었던 그지만 의외로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대장용종에 대한 용종절제 시술 건수가 2006년에 비해 2010년에 2.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 남성 대장암은 매년 급격하게 늘어나 발병률이 아시아 1위, 세계 4위라고 발표했다. 대표적인 서구형 암으로 불리는 대장암의 원인은 서구화된 식습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음주, 흡연 등 다양한 생활 습관과 유전 요인으로 추정된다.

대장의 기능은 수분 흡수와 대변의 원활한 배출이다.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하면 위에서 영양소로 바뀐 뒤 대부분 소장에서 흡수된다. 소장에서 흡수되지 못한 나머지 영양소와 수분은 대장에서 흡수된다. 이때 유산균 등의 장내 세균에 의한 발효와 분해과정이 이뤄진다.

초기 대장암은 발견하기 어렵다. 간혹 식욕이 부진해지고 설사 또는 변비가 생기는 등 배변습관의 변화가 나타나지만 알아차리기 어렵다. 대장 내 출혈 때문에 붉게 변한 혈변으로 대장의 이상을 추측하기도 하지만, 치질 등의 항문 질환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따라서 평소 스트레스가 심하며 술자리가 잦고 육류섭취를 즐긴다면 대장내시경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또한, 대장암은 유전적인 소인이 많은 암이기 때문에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반드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대장암 진단은 1차로 대변 검사를 한다. 이때 검사는 분변잠혈 반응검사로 대변 내 혈액성분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검사에서 양성인 경우 정확한 진단을 위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암을 확인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으로 알려졌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한 조직검사로 암세포를 발견하면 대장암을 확진할 수 있다. CT 대장 조영술도 있는데 컴퓨터 이미지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손쉽게 받을 수 있는 검사로 주목받고 있다. 대장암이 진단된 경우 전이의 정도를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CT와 MRI가 있다. 수술방법은 여러 가지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결정하게 된다.

최근 대장암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어 보건복지부에서는 증상이 없더라도 50세가 넘는 성인은 누구나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유하고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다 보면 용종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된다. 용종은 대장에 생기는 작은 혹을 말한다. 이중 선종성 용종은 대장암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발생 원인과 관계없이 장차 대장암으로 발전하게 될 확률이 있기 때문에 대장내시경 검사 시 용종 절제를 하는 것이 좋다. 용종의 크기가 1cm보다 작을 때는 암세포가 포함돼 있을 확률이 1% 정도지만, 2cm 이상의 경우는 암세포를 포함할 확률이 약 35~50% 가까이 된다.

따라서 암의 씨앗이라고 볼 수 있는 대장 용종의 발견과 제거를 위해서라도 대장내시경 검사는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또한 대장암은 식습관 이외 유전적 요인으로도 발생한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약 4배까지 발병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대장건강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을 올바르게 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생활습관 중 가장 큰 변화는 육류섭취의 증가다. 직장생활 중 회식자리에 빠지지 않는 육류는 간에서 콜레스테롤과 담즙산의 생성과 분비를 증가시켜 대장 내 세균과의 작용으로 독성 대사물질을 늘리게 된다. 대장암을 예방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육류를 적장히 섭취하고, 채소류의 섭취를 늘리며,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다.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려면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가 가장 중요하다.

김갑중 | 서울스카이병원 원장
·외과 전문의(소화기·위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졸업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석·박사
·前 서울아산병원 외과 전임의
·前 서울아산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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