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한 대표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아는 뜨끈한 뚝배기 안에 오동통한 닭과 뽀얀 국물이 있는 삼계탕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먹어보지 않았을까. 이번 해에는 보다 색다르고 품격있는 음식으로 무더운 여름을 견뎌낼 나를 위한, 그리고 당신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 외국인 손님을 접대할 때나 가족 혹은 연인과 현대적인 감각과 전통적인 음식의 조화가 어우러진 곳에서의 만찬을 위해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콩두 이야기’로 발길을 옮겨보자.

서울 신문로2가 경희궁 터에 위치한 서울 역사박물관 1층으로 들어서면 ‘콩두 이야기’가 자리하고 있다. 레스토랑 안으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은은한 조명과 프렌치 레스토랑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레스토랑 안쪽에는 모임 공간을 위한 룸이 따로 마련돼 있으며, 마음까지 경쾌하게 만드는 초록빛 잔디밭이 돋보이는 테라스 또한 매력적인 자태를 뽐낸다. 특히 요즘 같은 날씨에는 은은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테라스에 앉아 맛있는 식사와 좋은 사람과의 즐거운 수다에 제격인 공간 아닐까 싶다.

오후 3시, 기분 좋은 따뜻한 햇살이 비치고 초록빛 잔디가 더욱 상큼해 보이는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밖을 내다보니 맛에 대한 기대감 또한 커진다. 이 곳은 국내산 콩을 이용해 전통 음식에서부터 퓨전 스타일의 프렌치 음식까지 다양한 음식들을 선보인다. 맛의 다양함 속에도 공통점은 있다. 건강함과 정갈함을 잃지 않는 ‘전통 웰빙 음식’이라는 점이다. 인테리어가 현대적인 감각의 세련됨을 추구한다면 음식으로는 진정한 한국적인 맛을 기본 베이스로 삼아 양면의 매력을 동시에 어필한다.

그렇다면 이제 맛의 매력에 빠져볼 차례다. 먼저 에피타이저로 제공되는 ‘수삼 서리태 콜드 수프’를 맛봤다. 여름철 원기회복에 좋은 이 요리는 “35리를 달려도 숨이 차지 않는다”라는 속담이 있는 수삼과 슈퍼 블랙푸드로 노화방지에 효과적인 서리태를 이용해 만들었다. 여기에 잣, 인삼, 꿀, 깨를 함께 넣고 갈아 스무디처럼 살짝 얼려 제공된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콩두이야기’ 한윤주 대표는 “요즘 블랙푸드 인기가 좋아서 여름에 맞춰 시원하게 먹으면서 보양까지 할 수 있는 건강요리”라고 소개했다. 고운 회색 빛깔의 수프 위에는 잣과 수삼이 정갈하고 예쁘게 제공돼 눈으로 보는 즐거움 또한 선사한다. 맛을 보면 콩의 고소함과 수삼의 은은한 향이 느껴지며, 건강한 재료로 더운 여름 전 원기회복 뿐 만 아니라 입맛까지 상쾌하게 한다.

‘녹두와 흑마늘을 함께 고운 맑은 삼계탕’은 닭다리와 닭가슴살, 전복, 은행, 대추 말린 것, 인삼 튀긴 것 등이 함께 제공되는 ‘콩두 이야기’ 대표 여름철 보양식 메뉴다. 닭다리 살이 부드러운 것은 알았지만, 퍽퍽하다는 편견이 있었던 닭가슴살까지 입 안에서 살살 녹아 그 비결이 궁금했다. 한 대표는 “닭가슴살의 경우, 따로 말린 후 진공 포장을 해서 촉촉한 수분이 유지되도록 조리한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흑마늘과 한약재를 넣고 끓인 소스는 한약재 특유의 강렬한 향을 줄여 은은한 맛을 더했으며, 홍삼을 갈아 넣은 소금까지 재료 하나하나에 맛과 정성, 건강을 담았다. 육수 또한 닭 한 마리를 그대로 고와 만든 것으로 입 안에서의 진득함이 여름철 보양식답다.

‘15년 씨간장소스와 흑마늘을 곁들인 등심구이’는 쉐프가 직접 고기의 질긴 부위를 다 제거하고, 부드러움을 극대화한 스테이크 요리다. 두툼한 스테이크에는 15년 된 씨간장을 원료로 만든 소스가 들어가 있다. 특별한 간장 외에는 쌀 조청과 각가지 과일 등 일반적으로 갈비양념을 만들 때 들어가는 재료를 넣고 끓인 후 맑게 걸러낸 것으로 깔끔하고 너무 달지 않아 담백하고 좋다.

스테이크 주변에 동그랗게 뿌려진 소스는 막걸리 식초와 흑마늘을 섞어 만든 것으로 발사믹 소스 같은 느낌이다. 두툼한 스테이크를 먹기 좋게 잘라 새콤달콤한 감칠맛이 좋은 소스와 함께 찍어 먹으면 환상 궁합을 자랑한다.

여기에 마늘을 첨가한 소금, 구운 감자, 버섯 장아찌, 베이비 채소 등도 함께 제공된다. 특히 생 들기름으로 구워 단 맛이 강한 감자를 스테이크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목 넘김이 좋고 고기의 씹는 맛을 더욱 부드럽게 한다.

‘콩두 이야기’에는 한식 특유의 상다리가 휠 것 같은 푸짐함은 없다.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라는 점도 아쉽지만 단품 메뉴 보다는 코스 요리로 디저트까지 먹어봐야 맛의 즐거움 뿐 아니라 포만감 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정갈하고 세련됐으며, 요리 자체의 아름다움이 맛은 물론이고 눈도 즐겁게 하기에 다른 점에서는 만족할 만 하다.

이효정 기자 h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