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트럼프는 트위터를 좋아할까? 글로벌 품격 비즈니스-영미편’ 책자의 저자이다보니 요즈음 만나는 사람들마다 제게 임박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와 바이든 중에 누가 승리할 것인지를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미국의 주요 언론매체들의 다양한 여론조사로는 조 바이든이 도널드 트럼프에 5~10% 차이로 거의 모두 앞서고 있습니다. 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의 승리를 확실하게 단언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주 이유는, 첫째, 지난 2016년 미국대선에서 대부분 미국 언론들의 결과 예측 실패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고, 둘째, 미국 대선의 독특한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선거와 승자독식제도, 특히 경합주 (Swing states)에서 표심을 확실하게 예측하기 어려우며, 셋째, 미국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세계경기 침체와 저성장, 양극화 심화로 인한 불안과 혼란, 즉, 뉴노멀의 시기에 트럼프, 시진핑, 푸틴 등 전세계적으로 Strongmen들이 약진하는 추세 등을 그 이유들로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외에도, 미국이 현재 당면한 국내외적 이슈들 역시 이번 대선을 혼전 양상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가장 큰 위협인 코로나 확산 상황과 그로 인한 경제회복과 고용문제 그리고 백신개발 및 상용화 시점을 꼽을 수 있으며, 흑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평화적 해결 여부가 큰 사안들이라 할 것입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미-중 무역분쟁과 기술분쟁에서 얼마나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인가, 또한 북한의 ICBM도발 방지와 비핵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미국 대선에 임박하며 다양한 정치, 경제, 사회적 측면에서 미국 대선에 대한 분석과 예측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글로벌 문화 전문가로서, 이번 미국 대선판을 조금 다른 측면에서 보고 있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온 “언어-문화-행동” 분석 측면에서 미국인, 미국 문화를 기반으로 이번 미국 대선을 예측해 보는 것인데요.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제일주의 (America First!)를 내세운 보수주의자인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한 결과가 발표되자 많은 매체들과 전문가들은 당시 분석에서 미국인의 60%를 차지하는 미국백인들이 보수화되고, ‘백인 민족주의(White nationalism)’ 성향을 갖게 되었다고 평가를 하였습니다.

미국 일반 시민들은 일반적으로 개인주의적이며, 자신의 눈앞의 실리를 추구하고 현재를 중시하며, 소비문화 및 스포츠 등 대중문화를 향유하는 성향입니다. 아무래도 국제화되면서 한층 더 복잡해지고 예측이 어려워진 정치에 대해서는 다소 무관심하고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금융위기 이래, 실직과 양극화 이슈는 불안하고 불만과 걱정에 가득 차 있는 이들 미국 주류 시민들의 위기의식을 자극하였고, 글로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그들의 제조업뿐만 아니라 첨단분야 일자리까지 빼앗고, 또한 미국내 일자리를 찾아 몰려드는 남미와 아시아 이민자들에 대한 위협까지 가중되었습니다. 바로 이런 불안과 불만이 쌓여있는 미국시민들을 대상으로 위기의식을 자극하고, 복잡한 정치에는 거의 관심이 없던 백인 중산층과 고졸 백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아(我)와 비아(非我)’의 대립적인 편가르기 언어로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며 당선된 사람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었습니다.

언어와 문화를 통해 분석해 보면, 미국인들은 실리를 추구하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상의하달(Top-down)’ 방식을 선호하고, 상대방과 협상을 할 때에는 미식축구를 하듯이 저돌적으로 밀어 부쳐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일정 정도의 모험과 위험은 감내하는 낮은 ‘불확실성 회피성향’을 지니며, 과거나 먼 미래가 아닌 바로 현재시점에서 시간효율을 중시하며 단기간 성과를 내는 것을 선호합니다.

현재 미국인의 약 60%로 인종적 주류를 이루고 있는 다수의 미국 백인들의 이러한 성향에서 볼 때, 현재 그들이 당면한 수많은 국내 위기 및 국제 이슈들을 정면 돌파하고, 미국 일반 시민들이 현실에서 겪고 있는 실물 경제의 위기를 극복하며, 자신들의 실리를 위해 강력한 대내외 통제를 할 수 있는 ‘강한’ 리더로 트럼프와 바이든 두 후보 중 누가 더 적합한 조건을 갖추었다고 생각할까요?

물론 이외에도 이번 미국 대선의 변수들은 많습니다. 즉, 마지막 TV토론, 우편투표, 선거에 즈음하여 항상 터지는 옥토버 서프라이즈, 흑인 시위양상 등 여러 주요 변수들로 지난 2016년 대선처럼 섣불리 누가 승리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체적으로는, 주류인 백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현직 대통령으로 프리미엄을 지니고 있는 트럼프가 ‘현장투표’에서 바이든보다 많은 유권자 득표를 할 가능성 높게 예측됩니다. 그러나 현재 여론조사 추세라면, 일주일 정도 시차를 두고 개표가 완료되는 ‘우편투표’에서는 反트럼프 경향과 민주당, 바이든 지지자들의 적극 참여로 인해 바이든이 역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잘 아시듯이, 이러한 역전 시나리오에 대비한 트럼프 측의 우편투표에 대한 부정선거 주장 및 대법원에 제소 방안도 조심스레 예측되고 있습니다. 선거 임박하며 더욱 혼전 양상으로 흐르며 확실한 승리를 점치기 어려운 안개 속에서 “트럼프는 다시 Triumph(승리) 할 수 있을까요?” 선거에 임할 미국인들의 성향과 그들의 문화를 통해 바라보는 미국 대선도 정말 흥미진진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