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준혁 넷마블 의장. 출처=넷마블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넷마블(251270)이 잇따른 투자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넷마블은 엔씨소프트(036570), 카카오게임즈(293490), 빅히트(352820), 코웨이(021240), 카카오뱅크 등에 지분투자 및 인수를 통해 재무적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시너지 효과까지 더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 성과에도 게임 회사 본연의 가치가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고 있다.

3900억원이 1조5000억원으로…엔씨소프트 IP까지 사용

넷마블은 지난 2015년 2월 17일 엔씨소프트 자사주 195만주를 3911억원(주당 20만573원)에 매입했다. 전일에는 엔씨소프트가 상장전 넷마블 지분 9.8%(2만9214주)를 3802억원에 매입했다. 사실상 양사가 지분을 스왑한 것이다. 이는 넷마블이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겪는 엔씨소프트에 우호지분으로 참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넷마블은 그렇게 확보한 엔씨소프트 주식 195만주 가치가 5년 8개월 만에 4배가량 불어났다. 투자한 3911억원이 16일 종가기준 약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커졌고, 시세 차익만 1조1000억원 이상이다. 넷마블은 엔씨소프트 지분 취득으로 재무적 관점에서 이익과 별개로 PC온라인 게임 IP(지식재산권)를 확보했다.

▲ 엔씨소프트 사옥. 출처=엔씨소프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IP가 성공의 열쇠로도 불린다. 인기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은 IP가 가진 인지도를 통해 출혈적인 마케팅 비용을 상쇄할 수 있으며, 모객에서도 이점을 지니고 있다. 최근 3년간 PC온라인 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이 오픈마켓 최고매출 상위권을 차지한 것을 보더라도 IP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그러한 IP를 넷마블이 확보하면서 시너지를 불러왔다.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국내 모바일 게임사(史)에 한 획을 그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첫날 매출 70억원, 1개월 매출 2060억원, DAU(일간순방문자) 200만, PUR(결제유저비율) 92% 등 넷마블 기업공개(IPO)를 위한 중요한 지표로 작용했다. 또 넷마블은 코스피 상장 이후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출시하며 엔씨소프트 IP를 톡톡히 활용했다.

카카오게임즈·빅히트 잇따른 재무적 성과

넷마블은 지난 2018년 2월 카카오게임즈에 500억원을 투자해 주식 321만8320주(4.40%)를 확보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9월 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넷마블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약 3000억원까지 불어났지만, 조정을 겪으면서 16일 장마감 기준 1476억원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7일 연속 하락했음에도 넷마블이 초기 투자금 대비 3배 이상 가치를 가지고 있다.

넷마블은 카카오게임즈에 지분 투자에 이어 2018년 4월 빅히트에 2014억원을 투자하며 주식 708만7569주(19.9%) 확보했다. 넷마블이 보유한 빅히트 지분은 16일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1조4000억원 이상이다. 600%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넷마블은 빅히트가 보유한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을 활용한 게임을 만들며 종합적인 시너지를 제고했다.

▲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 출처=빅히트

또 넷마블은 올해 2월 렌털 사업자 코웨이를 인수하며 재무적 투자 가치 극대화를 제고했다. 넷마블은 코웨이 지분 25.08%를 인수하는데 1조7400억원을 투자했으며, 게임과 구독 경제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목표로 삼았다. 당초 코웨이 인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으나, 넷마블은 보유한 데이터 분석 역량을 코웨이의 사업에 더해 실적을 더욱 키웠다.

실제 올해 상반기 코웨이 매출은 1조5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성장했다. 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늘었다. 코웨이는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렌탈 계정 순증가로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이에 따른 넷마블은 코웨이를 통한 지분법 이익으로 순이익 측면에서 안정적인 가치 창출을 마련했다.

지지부진한 주가…본연의 가치인 게임에서 찾아야

넷마블은 지난 9월 7일 주가가 20만4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9월 10일 상장되는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빅히트까지 IPO 관련주로 묶이면서다. 그러나 이후 넷마블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넷마블 본연의 가치인 게임분야에서 성과가 크게 뒷받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넷마블 6개월 주가 추이. 출처=한국거래소

메리츠증권 김동희 연구원은 "넷마블 주가는 6개월 동안 61% 상승하며 게임 비즈니스 재평가와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투자자산의 가치가 부각됐다"라며 "기존 게임 매출은 자연 감소하며 3분기 출시된 마구마구2020, BTS유니버스 스토리 등의 성과가 예상보다 부진해, 3분기 실적은 예상치보다 하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은 넷마블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6290억원, 625억원으로 제시하며 컨센서스(매출 6592억원, 영업이익 780억원)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4분기 이후 세븐나이츠, 마블, 제2의 나라 등 IP 게임들의 출시를 염두하면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넷마블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 적정주가 18만원으로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넷마블이 빅히트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따라 단기 주가 변동성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기분 가치를 모두 고려해도 현재 주가에서 상승요인이 제한된다고 분석했다. 또 넷마블에 대한 투자의견 '매도'·적정주가 11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대신증권 이민아 연구원은 "최근 모바일 MMORPG는 장르 선호 국가가 국내로 제한적이고 국내 모바일 MMORPG 경쟁도 심화되는 추세"라며 "3분기에 특별한 신작 흥행이 없었고, 기존 게임 매출이 자연 감소로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