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며 세계가 신음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확진 판정을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미 스페인 등 유럽에서는 도시 락다운을 다시 시작하는 가운데 당분간 코로나19 충격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비대면 트렌드가 강해지며 원격작업 등 다양한 신사업이 부상하는 가운데, 하드웨어 측면에서 웨어러블과 로봇 산업이 큰 관심을 받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 출처=애플

웨어러블, 개인 주치의로
최근 ICT 기술의 발전으로 스마트 스피커 등 다양한 기기에서 헬스케어 기술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웨어러블에서도 헬스케어 트렌드가 더욱 강해지는 중이다. 인간의 신체에 착용하는 웨어러블이 코로나19를 맞아 건강에 대한 염려증을 덜어주는 '도우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스마트워치 영역에서는 애플이 독보적이다. 지난달 29일 국내서도 출시된 애플워치6는 혈중 산소 포화도를 측정하는 기술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계 뒷면의 4개 LED(발광다이오드)가 적혈구에 의해 우리 몸 곳곳으로 운반되는 산소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기술이며 측정 후 15초가 지나면 관련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혈중 산소 포화도를 측정하면 다양한 질병 가능성을 미리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의학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3도 헬스케어 분야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중이다. 기본적인 운동 능력 측정에 이어 기본 탑재된 삼성 헬스 모니터 앱이 눈길을 끈다. 해당 앱은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MFDS)로부터 허가를 취득했으며 커프 혈압계로 기준 혈압을 측정한 값을 입력하면 스마트 워치의 심박센서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측정 원리는 스마트 워치에서 측정한 맥박파형을 기준 혈압과 비교 분석하는 것이며 기준 혈압은 매 4주마다 커프 혈압계를 통해 보정해 주어야 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헬스팀 양태종 전무는 "삼성 헬스 모니터은 최첨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하는 삼성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구글은 핏비트를 통해, 아마존은 헤일로를 통해 웨어러블을 통한 헬스케어 가능성을 적극 타진하는 중이다. 나아가 스마트밴드 영역에서도 중국의 샤오미는 물론 삼성전자도 간단힌 모니터링으로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가동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은 2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577만4141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절대적인 1위 점유율을 보유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112만6454대 출하량으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웨어러블로 분류되는 애플이 독보적이고, 중저가 웨어러블인 스마트밴드 등은 샤오미 등이 시장을 선도하는 것으로 본다.

▲ 출처=현대건설기계

로봇이 뜬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트렌드가 강화되며 일상의 작업을 로봇이 대체하는 장면이 많아지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KT와 현대건설기계가 만난 장면이 중요하다. 지난 5월 양사가 공동 개발에 나선 스마트 물류 솔루션의 성과가 나온 가운데 현대건설기계의 무인지게차 기술과 KT가 보유한 5G,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ICT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산업차량 플랫폼이 등장했다.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사장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물류 시스템의 도입과 함께 글로벌 물류 시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KT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물류 자동화 및 스마트 팩토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5G 기반 첨단 무인 지게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홍범 KT 부사장도 “‘ABC(AI·Big data·Cloud)’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물류 솔루션의 디지털 전환 성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며 “사용자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모두 고려한 물류 자동화 연구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방역은 물론 다양한 현장에서 로봇이 빠르게 상용화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시장이 부상하며 배달 로봇 기술 개발도 빠르게 이루어져 눈길을 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8월 SK텔레콤과 함께 5G 기반 스마트 로봇과 MEC(mobile edge computing)를 활용한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MEC란 데이터가 수집되는 현장에서 바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클라우드 기술로 장애물을 피하거나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등의 실시간 대응이 필요한 자율주행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이를 바탕으로 양사가 모두 주목하고 있는 무인 유통 시스템과 초저지연 비대면 서비스를 실현한다는 각오다.

▲ 출처=우아한형제들

SK텔레콤의 5G 기반 클라우드 기술과 우아한형제들의 로봇 배달 서비스를 접목해 5G 시대 새로운 컨셉트의 로봇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윤현준 우아한형제들 신사업부문장은 “로봇 기술의 발전과 언택트 문화의 확산으로 무인배송의 필요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SK텔레콤과의 협업으로 서비스 로봇을 활용한 푸드테크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딜리 드라이브는 이미 설과를 내고 있다. 수원 광교의 주상복합 아파트 ‘광교 앨리웨이’에서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를 통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는 중이다. 딜리드라이브는 단지 내에 마련된 스테이션(대기소)에 있다가 식당으로 스스로 이동한다. 식당 점원이 딜리드라이브에 음식을 넣고 출발 버튼을 누르면 고객 위치로 배달을 간다. 실시간 위치 확인이 가능하고 도착하기 100m 전과 도착 후 주문자에게 알림톡을 전달한다. 주문자는 아파트 각 동 1층이나 광장 내 야외 테이블의 지정 위치에서 음식을 수령할 수 있다.

역시 우아한형제들과 협력하는 KT의 AI 서빙로봇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매드포갈릭 봉은사 현대아이파크타워점'에서 현재 시범 운행중인 상태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는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그룹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서빙 로봇 ‘서비(Servi)’를 선보인 상태다. 이번 제휴를 통해 베어로보틱스는 레스토랑 및 외식업에서 급증하는 서빙 로봇에 대한 수요를 충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서비(Servi)’ 출시와 함께 한국, 미국, 일본 등 주요 3개국 포함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 출처=베어로보틱스

베어로보틱스 하정우 대표는 “베어로보틱스의 기술력과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그룹의 노하우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시너지 창출로 더 많은 고객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며 “서비(Servi)를 통해 전 세계 레스토랑 종사자들에게 브랜드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선사하겠다”라고 말했다.

물론 배달 로봇의 상용화는 아직 요원한 일이다. 단순히 음식을 배달하고 결제하는 일은 가능하지만, 배달 과정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관련 업무 등 인간이 해야할 일이 아직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난 및 파손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그러나 코로나19 등 시대의 변곡점을 지날수록 배달 로봇의 시대가 조금씩 선명한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는 주장에는 이견이 없는 상태다.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