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바라본 도심지. 사진=이코노믹 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5대 상장 건설사들의 3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고 있지만, 국내 주택 분양과 신사업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기에 나서면서다. 다만 해외 수주 흐름이 끊기면서 건설사 별로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를 살펴본 결과, 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 ·GS건설·대우건설 등  상장 5대 건설사들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18조8448억원, 989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1.81%, 0.39% 증가한 숫자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소폭 개선된 것이다.

건설사별로 실적 전망치는 다르게 나타났다. 대림산업과 GS건설은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물산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에프엔가이드, 이코노믹 리뷰(DB)

가장 뚜렷한 실적 개선이 전망되는 곳은 대림산업이다. 올해 3분기 추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비 각각 16.16%, 14.71% 증가한 2조5131억원, 2558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 대부분이 주택과 유화사업 부문에서 발생해 해외 플랜트 발주 지연과 원가 이슈 등 코로나로 인한 타격을 비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실적과는 별개로 대림산업은 기업 분할 이슈를 품고 있다. 산업부문이 건설(디엘이앤씨)과 유화(디엘케미칼)로 나누어지는 만큼 사업부문별 재평가가 예상되지만, 아직까진 구체적인 전략이나 배당 정책이 제시되진 않아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10일 분할이 결정된 이후 주가가 15%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을) 반대로 생각해본다면 추후 어떤 메시지가 투자자에 전달되느냐에 따라서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도 높다고 볼 수 있다. 분할 이후 사업추진 방향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비전 제시와 설득력 있는 주주환원책 제시가 관건이다"고 전했다.

GS건설은 국내 주택 분양과 신사업을 바탕으로 실적 호조가 전망된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5474억원, 1901억원으로 전년보다 4.33%, 1.28%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상반기 해외 수주 실적이 올해 목표치의 22%(7280억원) 달성에 그친 데 이어 이번 분기도 부진이 예상되지만, 국내 주택 분양과 신사업이 이를 보완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올해 사업 부문 재편으로 신사업을 보강한 GS건설은 수처리 사업, 모듈러 주택, 데이터센터 임대업 등 미래 먹거리를 찾아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내 분양 실적도 약 2만2000가구에 달해 연간 분양 목표치(2만5640가구)를 달성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삼성물산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3분기 예상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2.8% 감소한 7조5153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12.7% 증가한 2438억원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 전반에 해외 수주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일감 확보에 비교적 성공하면서다.

국내 주택 시장에선 미분양 위험이 적은 서울과 부산 지역의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본격 나서는 가운데 삼성그룹의 하이테크 공사 수주가 뒷받침되는 중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코로나 충격이 닥친 상반기에도 신규 수주 실적이 5조328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보다 두배 가까이 증가한 바 있다.

반면 대우건설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0.8% 줄어든 2조632억원, 영업이익은 8.3% 감소한 1091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택 시장에선 2만3000여 가구를 분양하며 지난해 공급량을 넘어섰지만, 해외 시장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해외 비중이 전체 매출의 40%을 차지하는 현대건설도 3분기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의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9% 늘어난 4조2058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영업이익은 20% 이상 감소한 1903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권가는 지난 7월 약 4200억원 규모의 홍콩 병원 공사 소식 이후로는 해외 수주 부재가 이어지고 있고, 이라크 등 해외 현장에서 코로나19가 장기화로 인한 추가 비용이 실적 전망치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국내 주택 분양과 정비사업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중동의 대형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는 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현욱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4분기 몰려있는 대형 해외 수주, GBC 본격 착공, 신사업 구체화 등 향후 주가에 긍정적일수 있는 재료는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