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국내 최초 인공지능(AI) 기반 주식형 액티브(Active) ETF(상장지수펀드)가 등장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래의 혁신산업 관련주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수단이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ETF 시장은 액티브 ETF에 대한 연구를 이미 진행해 오고 있었다. 이에 지난 2017년에는 처음으로 채권형 액티브 ETF에 대한 상장이 허용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상장된 채권형 액티브 ETF는 총 11개 정도가 있다.

▲ 출처=신영증권

그러던 중 지난 9월 29일 주식형 액티브 ETF 2종이 상장됐다. 바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AI코리아 그로스 액티브 ETF(365040)’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혁신기술 테마 액티브 ETF(364690)’가 해당 상품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에 상장된 국내 최초의 주식형 액티브 ETF 2종 모두 AI 기반의 성장주 투자전략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AI가 미래의 성장성과 전통적인 알파 팩터를 모두 고려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줬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주식형 액티브 ETF에 투자를 시도해도 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전문가들은 주식형 액티브 ETF의 전망을 밝게 내다보고 있는 중이다.

주식형 액티브 ETF 2종의 특징은

이번에 상장한 주식형 액티브 ETF 2종은 지난 7월 유가증권시장의 상장규정 시행세칙이 개정됨에 따라 시장에 등장하게 됐다.

▲ 출처=DB금융투자

이 두 상품의 특징을 살펴보면 우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AI코리아 그로스 액티브 ETF는 자체 AI 모델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코스피 대비 초과성과를 추구한다. AI는 무형자산, 수익성, 성장성 등 크게 이 세 가지의 핵심 요소를 바탕으로 성장주를 선택한다. 특히 수익성이 지속되면서 실질적인 재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 이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필요한 연구 개발 부분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성장주 투자를 기본적인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성장주의 편입 비중과 위험 수준을 달리할 수 있도록 3개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 예를 들면 성장주 액티브, 성장주 틸팅, 시장 틸팅 등이 해당된다. 업계에선 총 100여개의 최종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I 모델은 사회 구조적인 변화와의 연관성을 정량화할 수 있는 ‘성장 스코어’와 전통적인 알파 팩터 전략을 반영할 수 있는 ‘AI 알파 스코어’로 설계된다. 코스피 대비 네이버와 셀트리온 등 혁신산업 관련 종목에 대한 비중이 높다.

아울러 금융공학운용부문과 AI 혁신본부가 TIGER AI 모델의 설계와 학습을 관리, 담당한다. ETF의 유통시장, 발행시장, 매매 등의 관리는 ETF 운용본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혁신기술 테마 액티브 ETF를 살펴보면 금융 빅데이터 전문 업체 딥서치의 엔진을 활용해 혁신기술 테마 종목을 산출한다. 예를 들면 가상증강현실, 드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3D 프린팅 등의 테마와 키워드를 선정해 종목별 테마 스코어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 출처=DB금융투자

특히 운용 자산의 70%는 코스피 구성 종목에 투자하고, 30%는 혁신기술 테마 종목에 투자한다. 또 특허청의 4차 산업혁명 16대 기술 분야 중 최근 3년 내 특허발원 건수가 많은 7개를 뽑아 이와 관련도가 높은 기업을 선정한다. 특허를 개발하려면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 만큼 주로 특허 관련 기업으로는 대기업을 포함하고 있는 상태다. 예를 들어 딥서치의 특허 분석 메뉴를 통해 클라우드 등을 검색해 보면, 관련 특허 보유 상위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KT, LG전자 등이 나타난다.

“새로운 투자수단”…“향후 발전 기대”

액티브 ETF가 시장에 첫 등장한 만큼 투자자들은 향후 전망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아직은 액티브 ETF에 대해 투자 매력 혹은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액티브 ETF는 공모펀드에 대한 투자저변을 확대하고 다양한 투자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시장에 나왔다.

국내에선 액티브 ETF가 처음이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액티브 ETF에 대한 상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이는 중‧소규모의 자산운용사에 대한 투자시장을 확보하고, 패시브 ETF 대비 높은 수수료, 투자자의 다양한 수요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심지어 올 해 미국에서는 신규 상장 ETF의 절반 이상이 액티브 ETF일 정도다.

따라서 국내의 경우도 저비용, 높은 접근성 등과 관련한 ETF의 장점을 살리고 운용사만의 전략을 도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주식형 액티브 ETF에 대한 상장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

▲ 출처=DB금융투자

박수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주식형 액티브 ETF는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라면서도 “아직까지 선진 시장에서조차 활성화 돼 있지는 않기 때문에 규정의 변화, ETF라는 vehicle의 저변 확대 등에 따라 향후 발전이 기대되는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설태현 연구원은 “주식형 액티브 ETF 키워드는 인공지능과 혁신산업, 분산투자”라며 “이번 주식형 액티브 ETF의 상장은 혁신 산업 관련주에 분산투자가 가능한 새로운 투자수단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번 주식형 액티브 ETF가 온라인 플랫폼과 수소경제, 신약개발 등과 같은 시장으로부터 관심을 받는 혁신산업 관련주에 투자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또 장기적으로 알파를 창출한 다양한 팩터들이 AI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점도 이를 뒷받침 한다. 즉 종목 선정에 있어서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과 전통적인 알파 팩터가 반영되는 것이다.

설태현 연구원은 “성장주의 경우 특성상 가치주 대비 변동성이 크고 시장 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운용사의 역량에 따라 시장의 변화에 대응을 빨리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의 전망이 밝은 가운데 지난 9월 29일 첫 상장한 TIGER AI코리아 그로스 액티브 ETF는 1만125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 금액은 이날 기록한 장 중 최고가였으며, 장 중 최저 1만4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TIGER AI코리아 그로스 액티브 ETF는 1만8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 출처=DB금융투자

KODEX 혁신기술 테마 액티브 ETF의 경우는 이날 첫 상장 시가가 1만35원이었다. 그러나 장 중 가격이 1만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으며, 9965원이라는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날 장 중 최고 1만5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장은 1만5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이날 시가 보다도 낮은 금액이다.